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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꾸었던 가장 뭐같던 꿈..
게시물ID : freeboard_10181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은찌전찌
추천 : 0
조회수 : 18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8/11 09:53:17
소설체로 써보지만 군대에서 실제로 꾸었던 꿈입니다. 자작나무 같이 보여도 진짜입니다. 정말로...진짜로....(솔직히 저도 이딴 꿈을 꾸었다는 게 믿기지 않지만...)이 꿈 꾸고 나서 개꿈도 이런 개꿈이 따로 없다 싶어 일어나서 바로 수첩에 옮겨 적어서 비교적 정확하게 묘사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했어. 푹 자."
 "예, 안녕히 주무십쇼."
 새벽근무를 마치고 조장에게 인사를 한 후 내 생활관으로 들어갔다. 동기들은 이미 깊은 꿈속에 있는지 방은 쥐죽은 듯 조용했다. 동기들의 잠을 깨우지 않도록 조심스레 장구를 벗고 군복에서 체련복으로 환복을 마쳤다. 얼굴에 기름이 낀 듯하여 찝찝했지만, 그것보다 몸이 피곤하여 침대에 몸을 뉘였다. 현재시간 새벽 4시, 내일 기상해야 하는 시간 10시 반. 지금 자면 6시간 30분은 잘 수 있다. 내일은 내 하나밖에 없는 후임이 오전 근무를 서는 날이니 내가 선임들을 깨워야 했다. 기껏 막내에서 벗어났지만 그리 달라진 것은 없었다. 적어도 한 명은 더 들어와야 좀 편해질 것 같다.
 쓸데없는 잡생각을 그만두고 눈을 감았다. 3시간동안 겨울의 찬바람을 맞은 몸은 쉽게 잠이 들었다.

 눈을 떠보니 익숙한 나의 동네였다. 지금에서야 꿈인줄 알지만 처음 나의 동네를 봤을 때는 현실인 줄 알았다. 이게 꿈이란 것을 눈치챈 것은 우리 아파트 놀이터에서 꼬맹이 좀비가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나서였다. 나는 대학교에 들어와서부터 이상하게 좀비꿈을 한 달에 한 번꼴로 꾸기 시작했고, 그건 군대에 들어와서도 마찬가지였다.(심리적인 원인이 컸던 것 같다. 현재는 2년정도 꾸지 않고 있다.) 그래서 좀비꿈엔 상당히 내성이 붙어있었다.

 일단 좀비한테 물린다고해서 꿈이 깨는 적은 거의 없었다. 대학교때는 보통 깼는데 입대하고 나서는 몸이 피곤해서 그런지 좀비에 물리면 좀비로 되살아났다. 이게 또 기분이 무척이나 안 좋은 편이라 차라리 물릴 것 같으면 보통 자살을 택하곤 했는데 그러면 자다가 깨는 격이라 이것 역시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이럴때는 잠이 깰때까지 숨어있는 것이 상책이었다. 

 아까도 언급했지만 나는 좀비꿈에 어느정도 내성이 있어서 도주법 역시 잘 아는 편이었다. 우선 나는 내 자전거를 타고 최대한 빨리 도심지를 벗어나 뒷산으로 페달을 밟았다. 지금까지 꾼 좀비꿈에서 가장 생존률이 높은 방법이었다. 산속은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 아니므로 좀비 역시 몰려들지 않는 편이었다(물론 내 꿈 기준이다.). 산 입구에서 자전거를 버리고 산 깊숙히 들어갔다. 산길에서 벗어나 소나무숲 깊은 곳까지 들어가서 몸을 숨기고 이 더러운 꿈이 깨길 기다리고 있는데 뒤에서 부스럭 소리가 들려왔다. 깜짝 놀라 몸을 일으키며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다리 하나가 없는(정확히 말하면 없다기 보다는 뭉개진이 적당하겠다.) 좀비 개(犬)가 있었다.
 "이런 썅..."
 사람이 아닌 좀비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일단 확실한 건 도망가야 한다는 것이기에 냅다 달렸다. 좀비개는 한쪽 다리가 뭉개졌는데도 불구하고 나와 비슷한 속도로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 얼마나 도망을 쳤을까, 나의 도망은 어이없게 끝나게 되었다. 내 앞에 절벽이 나타난 것이다(당연히 실제 우리집 뒷산에 절벽따윈 없다.). 처음 절벽을 봤을 때는 당황스러웠지만 잘 생각해보니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된 이상 절벽에서 뛰어내려서 잠을 깨면 될 일이었다. 뒤를 돌어보자 좀비 개는 나를 향해 미친듯이 달려오고 있었다. 망설일 시간은 없었다. 나는 허공을 향해 뛰어올랐다. 이걸로 잠에서 깰거라 생각했는데 좀비 개가 나를 따라 같이 뛰어올랐다. 그런데 발이 뭉개져서 그런지 제대로 뛰지 못했고 내 목을 노린 좀비 개의 입은 추락하며 타점이 내려가 나의 좋지 못한 곳을 물었다(물론 꿈이라 아프지는 않았다.). 어차피 이제 잠에서 깰거라 생각하며 더러운 기분을 애써 넘기려 했는데, 절벽 밑에는 강이 흐르고 있었다.(아무리 꿈이라지만 뒷산에 강이 흐르다니...)

 나는 목숨을 건졌고(?) 물살을 따라 흘러내려가다 큰 바위를 잡고 그 바위 위로 올라갔다(보통 높은 데서 떨어져서 물에 빠지면 일어나야 하는데 그날따라 피곤했는지 일어나지 않았다). 좀비 개는 이미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남은 것은 피흘리는 내 좋지 못한 곳이었다. 나는 바지를 내려 그곳을 보았는데, 그곳은 이미 점점 거매지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좀비가 될 터였다. 나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멀쩡한 좀비가 되느냐, 아니면 고자인 사람이 되느냐. 오래 고민할 시간은 없었다. 누군가 말했다. 나는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사람이고 싶다고. 나는 그 사람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나는 근처에 널린 돌중에 가장 적당한 크기의 돌을 집었다. 그리고 내 그곳을 향해 힘껏 내리쳤고,

그때 꿈에서 깼다. 꿈에서 깨고 주위를 둘러보자 익숙한 나의 생활관이 있었다. 시간은 10시. 이미 내 동기들은 자신의 부서에 나갔는지 생활관에는 나 혼자였다.눈부신 햇빛이 들어오는 생활관에서 꿈에서 깬 내가 가장 처음 한 말은,
"다행이다. 군대다." 였다. 그리고 10초정도 생각하자, 내가 방금 얼마나 병X같은 말을 했는지 깨닫고 머리를 감싸쥐며 소리없이 절규했다.(덧붙여 내 그곳이 멀쩡한지도 확인했다...)
출처 반응 좋으면 2편도 해봐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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