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보이지 않는 벽
게시물ID : panic_61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이된소년
추천 : 6
조회수 : 88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0/06/29 23:20:19
학교 맨 뒷자리 창문가 자리에 앉아있던 내 친구 녀석이 생각난다.
한창 덥던 작년 7월 달 즈음 갑자기 학교에 나오지 않게 되어버린 녀석...
담임 선생님께서는 항상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가야하니 나오지 못한다고만 할뿐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기에 하루는 우리집과 반대방향에 있는 친구집에 병문안을 가 보았었다.

친구네 집 대문은 열려있었고 평소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가보았던 친구 집이기에 아무 거리낌 없이 소리가 나는 친구방문을 열어보았는데 친구는 컴퓨터를 부여잡고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주변은 난장판이었고 오물과 배설물들로 넘쳐났다.

"설마 학교 전부 제끼고 연락도 안 한게 이거 때문이냐?"
"어, 언제왔냐? 미안... 이런꼴을 보여줘서 그런데 니가 생각하는 그런 문제는 아냐...
결단코..."

머리속은 한없이 복잡했다. 내 친구는 성실하진 않았지만 겨우 한달만에 이렇게 망가질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아마 본인 다음으로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 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냥 눈앞에 벌어진 광경보다는 친구에 말이 더 신경이 쓰였다.

"그럼 뭐가 어떻게 됀건지 설명해봐."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처음부터, 나 시간은 많이 남아 이왕 이렇게 온거 다들어줄게."
"그럼..."

이후 친구가 나에게 한 이야기는 해가지고 사방이 깜깜해질 때까지 계속되었지만 결론은
작년 바다로 친구들끼리 여행을 다녀왔을 때 아버지와 둘만 살던 집에 아버지가 실종되시고 그 이후로 약 1년 후부터 학교정문 앞부터 투명한 벽이 서있더란다.
다른 사람이나 물체는 통과하는데 오로지 본인만 가로막혀서 나갈 수가 없는...
길을 우회해 보기도 하고 있는 힘껏 부딛쳐봐도 소용이 없어서 이상하다는 생각만 가지고 집에 왔더란다.
자고 일어나면 모든것이 정상일거라고 믿으며...
하지만 다음날도 그 엇비슷한 위치에서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혀서 나갈 수 가 없다.
그냥 이런 말이었다..

나는 솔직히 믿을수가 없었다.
더 황당한 사실은 그 벽이 나날이 거리를 좁혀와 지금은 집 밖으로 나갈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
심지어 담임 선생님도 그 사실을 믿고있는 눈치였다.
대체 어떤일이 내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줄은 모르겠지만 보이지 않는 벽에 손을 대는 친구에 모습을 보고 나는 이것이 더 이상 장난이 아님을 확인했다.
마치 유리에 손을 댄것처럼 눌린 손바닥과 세게 몸을 부딫힐때마다 나는 쿵소리...
믿을수가 없었다.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일을 생각하니 나는 더욱 무서워졌다.
벽이 점점 작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나는 무력함을 뼈져리게 느끼며 친구에게 주기적으로 집에 다녀감을 약속한지 한달도 체 되지않아 학교에서는 시험이 있었다.
나도 시험 분위기에 휩슬려 며칠간 친구에게가는것을 깜빡 하고 말았다.

시험기간이 끝나고 친구를 다시 봤을때는 기이한 포즈로 공중에 떠 있었다.
며칠전부터 보이지 않는 벽은 구에 형태로 점점 작아지며 친구를 조여왔던 것이다.
결국 그날 새벽 구는 점점 작아저 친구에 단말마한 비명까지 조여 한점이 되더니 그대로 사라지고 말았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사람들에게 알려봤지만 소용 없었다.
하긴 나라도 믿을수 있을리가 없다.

나는 요즘 학교를 나가지 않는다.
학교에서는 그냥 등교거부라고 여기고 있지만 나는 사실 길거리 한복판에 보이지않는 벽을 느껴버렸기 때문이다.
조금씩 조금씩 다가오는 벽은 나의 비명따위는 단말마에 삼켜 버릴 것이다.
-------------------------------------------------------------------------------------------------
달이된소년이라고 합니다.
공게가 처음은 아니지만 잘 부탁드려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