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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전여친을 만났다.txt
게시물ID : menbung_220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행성파괴
추천 : 7
조회수 : 132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8/10 09:58:22
무더운 날씨와 짜증나는 더위속에  
오랜만에 군대에서 알고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 동생을 보러 간다고 서울을 가려던 길이였다 
 차를 타고 가려 했지만 휴가철이라 상행,하행
극심히 모두 막히길래 버스를 타기로 마음먹고 
발을 옮겼다 
그런데 그것이 이런일을 마주 하게
될줄은 상상에 상 자도 생각지도 못했다   

핸드폰을 만지작 노래목록을
 돌리며 어물적, 어슬렁이며 시내버스에 올라탔다, 
비어있던 버스였지만 사람들이 우르르몰려탔고
나는 맨마지막에 발을 올렸다, 이미
 뒷 좌석 앞좌석이 가득 차 있었고,  
나 홀로 서서 흥얼이며 페북을 보면서 가고있었다. 

본능적으로 늑대같이 어떤 여자가 이쁠까 
하며 뒷좌석을 힐끔힐끔 보면서  
세번을 쳐다봤지만 눈에 들어오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나를 보고있었다.  
그러던중 대학가 정류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리는데 
뒤에 사람 많이 내려 자리가 있을까 싶어
나는 뒤를 보고 있었는데 
아주 익숙하고, 눈에들어오는 옆모습이 있었다. 
 아니 오히려 나는 그녀의 머릿결이라고 할까, 머리카락만 보고 알아봤다 좀 더 정확히 옅은 갈색으로 염색한
그녀의 머리색을 보고 알아봤다.
그리고 벙쩌있었다.
 '설마..?전여친인가..?' 하며 
물음이 이내 곧 확신으로 바뀌었고  
그녀는 내릴 준비를 하고있었다 
아주 다급해 보이기도 했고 
애써 나를 안 보려고 했던 느낌이였다. 

 하지만 나는 거기서 아무렇지 않은척, 
그녀를 보냈어야 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몸이,  이성보단 본능에 
나는 손을 뻗어 그녀의어깨를 붙잡았다. 

 그 짧은 2초의 순간. 
 내 귀에선 음악이 뿜어져 나왔지만 들리지도 않았고 
영화속 한장면 처럼 아주 느린 시간으로 느껴졌다.  
둘다 얼굴을보고 얼어붙었고,
 "어!?"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리고 나는 정말 내가할수있는 최대한 환하게 웃으며 손을들어 말없이 손짓으로 안녕해주고
 그녀는 어색하고 당황하며 손으로 맞인사를 
해준뒤 다급하게 내렸다. 

 '아 병신같이..왜 괜히 아는척했지? 그런데 몸이 먼저 나갔네 하..' 
생각하며  창문을 영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신호등에 걸린 버스가 멈추고 
창밖의 그녀는 횡단보도를 건너가는데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가방을 메고  그녀 답지 않게 아주 빠르게 걸어갔다. 
예전의 그녀는 느릿하게 걷는걸 좋아했고
나는 빨리 걷는 습관이 있었지만 그녀와
발걸음을 맞추었던 내 모습의 잔상이 보였다.

 
 나는 그 모습을 창밖으로 가만히 지켜봤다. 

많은것들이 주마등 처럼 떠올랐다. 
 그녀가 좋아서 말도 안되는 이유를
 만들어가며 데이트를 신청했고  

그녀가 좋아서 다섯번의 데이트 끝에 
추운겨운날 떨면서 고백을 했었다. 

 나의 고백에    그녀와 처음 손잡은 그날, 
 처음 놀러갔던 날 
 첫 키스 한날 
 첫 섹스 한날 
 첫 커플운동화 한날 
 첫 이벤트 한날
 그녈위해 집중하며 선물을 만들었던 날
 몰래  찾아가 놀래켜준날
 입영통지서를 같이 받아본날.
  등등등. 

 우리는 1000일 가량을 만나고 그리고 넘어서 서로의 권태기를 이기지 못하고 헤어졌다.  

더위를 피해 집에서 밥해먹고 웃으며 놀고있을때
우체부 아저씨가 가져다준 입영통지서를 같이보며 
그녀는 보더니 정말 눈물 두방울만 딱딱 흘리곤 
금새 닦더니, 
 "걱정하지말고, 잘 다녀와. 나는 잘있을게." 
 했던 그녀였다.

대학생활 하며 공부에 매진했던 그녀였으며 
그녀 덕분에  힘든 군생활도 더 힘내면서 악착같이 포상휴가도 싸그리 쓸어담던 내 모습

 그리고 대망의 전역날, 

 내가 그렇게 원피스를 입으라고 해도 
안입던 그녀였지만  이쁘게 차려입고 
살랑이는 원피스를 입고선 환하게 웃으며
 나를 기다려주던 그 날. 

 그렇게 행복함이 많았지만 왜 우린 못이겨냈을까 
생각이 들었다,  
전역후 곧장 일>운동>집 이 반복되었고
 그녀도 일>공부>집이다 보니 
 서로 일하는 시간과 끝나는 시간 휴무가 달랐고 
점점 대화가 없고  만남도 줄어들고 연락도 줄어들다
땡볕아래 단비한번 내리지 않았고 
갈라지는 메마른 땅이 쩍쩍 갈라지듯 우리의
마음도 그러해 갔다. 

우린 서로 이게 뭐하는건가  싶기도 하였다, 
그리고 서로가 권태기란것도 알고있었다.

 무엇보다 큰 문제였던건 스킨쉽을 해고 키스를 하든 섹스를 하든  감흥이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는 것과
대화가 단절되어갔고 관심사가 없어졌단 것 이 였다.
 결국 질질끌다 내가 먼저 터트렸다.
 "우리 뭐하는거냐 권태기 극복해보려고 해도 안되고, 남보다 못하고 이럴꺼면 왜 계속 만나 끝내던가!" 
 "나도 모르겠어, 그래 그러자."

 대화도 아닌 이 두 대화에 우린 
서로 등돌려 갈길을 갔다.  

하지만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근데 마음이 가슴속이
저려왔다 쓰라렸다, 까지고 쓸린 마음에 
물파스를 바른것 마냥 아파왔다.

 그녀를 너무 사랑하기도 했다,
 우리 부모님도 매우 좋아했다, 
그녀의 집에서도 날 좋게보았고  
계속 만나서 결혼해라 라는 말도 나왔었다, 

가만히 지켜보니 그녀의 옆은 내자리였다. 
근데 시간이 흐르다보니 너무 미안한 감정이 생겼고

그녀가 보고싶거나 붙잡고싶어서가 
아닌  그냥 그땐 
정말 미안했다 미안해 한번 말해주고 싶었지만 
이젠 할수 없다는게 그리고 그자린 이제 내 자리가
아니라는게, 
  
신나게 놀러가는 길이 하루종일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찜찜하고 멘붕이 온 날이였다. 
출처 작성자의 아련한 머릿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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