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

 

고려의 32대 왕(재위 : 1374~1388). 아명은 모니노(牟尼奴). 신돈의 시녀 반야(般若)의 소생. 공민왕이 신돈의 집에 미행(微行)하여 낳은 아들이라 하여 1371년(공민왕 20) 신돈이 복주(伏誅)된 후 궁중에 들어가 태후궁(太后宮 : 명덕태후(明德太后)의 거소(居所))에 있다가 1373년 우(耦)라는 이름을 받고 강령 부원대군(江濘府院大君)에 봉해졌다. 뒤에 태후의 명에 의해 궁인(宮人) 한씨(韓氏) 소생으로 발표되었다. 이듬해 왕이 최만생(崔萬生)ㆍ홍윤(洪倫) 등에게 시해(弑害)되자 수시중(守侍中) 이인임(李仁任) 등의 주장을 따라 새로 즉위, 즉위 초 이무방(李茂方)ㆍ홍중선(洪仲宣)ㆍ권중화(權仲和) 등을 사부(師傅)로 경연(經筵)을 열어 학문을 청강하고 명덕태후의 훈계를 받아 국사를 잘 처리했다. 이후 점차 성장하면서 이인임ㆍ임견미(林堅味) 등이 다투어 오락으로 꾀어내고, 1380년 명덕태후가 사망하자 방종하기 시작하여 사냥과 음주 가무(飮酒歌舞)로 소일하며 음탕한 도색을 즐겨 더욱 총명을 잃었다. 또한 그를 옹립한 이인임이 임견미ㆍ염흥방(廉興邦)과 일당이 되어 뇌물을 받고 횡포를 자행하는 등 기강(紀綱)이 극도로 문란하여 내외로 국정이 소란해지면서 신흥 세력인 이성계 일파가 차츰 두각을 나타냈다. 즉위 초 채빈(蔡斌) 등 명나라 사신의 피살사건을 계기로 여ㆍ명 관계가 험악해지고, 이인임의 친원 배명책(親元排明策)으로 더욱 신흥 국가인 명나라와의 외교관계가 긴장해졌으며 1377년 이후 여러 차례 사신을 보내어 사대(事大)의 예를 닦았으나 누차 명나라의 과중한 세공(歲貢)의 강요로 불만을 품었다. 특히 1388년 명나라가 철령위(鐵嶺衛) 이북을 랴오듕[遼東]에 속하게 하고 사신을 보내어 철령위의 설치를 통고해 오자, 배명 정책을 굳게 하는 한편 최영(崔瑩) 등과 상의하여 랴오둥 정벌을 꾀하고 원정군을 편성, 출진케 한 후 그는 몸소 평양에까지 나가 독전했으나 이성계 등이 위화도(威化島)에서 회군함으로써 구세력은 몰락하고 이성계에 의해 폐위, 강화(江華)에 유배되고 이어 여흥(驪興)을 거쳐 강릉(江陵)에 이배되었다가 공양왕이 보낸 서균형(徐均衡)에게 살해당했다. 《고려사》에는 신돈의 시녀인 반야의 소생이라는 이유로, 신돈의 아들로 기록되어 있으나, 이는 후세 조선의 사가(史家)들이 이성계 일파에 의한 우왕ㆍ창왕의 폐위와 조선 건국의 명분을 세우고자 내세운 사실(史實)의 날조라고 보는 견해도 있어 우왕이 신돈과 공민왕 중 누구의 아들인지에 대해서는 연구의 여지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