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저는 초능력자입니다.
의지를 하면 뿅 하고 사람을 죽일 수 있습니다.
단, 어떤 증거도 없습니다. 입증도 반증도 불가능합니다.
레이저가 나가는 것도 아니고, 촉수가 날아가는 것도 아니며, 용을 소환하거나 재앙을 불러오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죽습니다 ㅡㅡ;
저도 처음에는 우연의 일치인 줄 알았는데, 제 의지에 따라 이 초능력이 조절 가능하다는 걸 알고 '초능력이구나' 라는 직감이 왔죠.
그냥 손가락 움직이듯이 사람을 노려보고 '죽어랏!' 하면 그 사람이 죽습니다.
비상식적이죠. 맞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저도 법에 저촉될 여지가 있는지 불안해지더라고요.
형법 250조에 따르면,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하잖아요?
제가 궁금한 건, 제 행위에 대해 살인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입니다.
경찰이 제가 누군가를 죽이는 현장을 덮쳐 절 현행범으로 체포한다 해도 그래요.
검사가 '김XX는 피해자를 노려봄으로써 살해'했다고 주장하기는 좀 그렇지 않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답을 모르겠습니다.
입증 불가능하나 완벽하게 성립하는 범죄도 범죄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