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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엄마 만큼은 되고 싶지 않다, 는 생각을 했어요.
게시물ID : baby_93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으캬컁
추천 : 15
조회수 : 968회
댓글수 : 24개
등록시간 : 2015/08/08 15:58:23



오늘 도서관에 왔다가, 책을 빌리고 집에 가려고 계단을 내려오는 길이었어요.


바로 뒤에 따라오던 아이와 엄마의 대화를 듣게 되었습니다. 
(엿들은거 아니고..ㅠㅠ 바로 뒤에 계셔서 들렸어요)



아이가 초등학교 3-4학년 쯤의 남자아이였어요.
저도 학원 알바를 많이 해봐서 알아요. 그 나이대 남자 애들, 진짜 짐승같죠.ㅎㅎ
나쁜 의미가 아니라, 엄청나게 활동적이고 무지하게 정신 사나워요.

힐긋 보니 어머니가 많이 지쳐보이시더라구요. 힘들겠다, 싶었어요.


아이가 엄마 옆에서 뭐라뭐라 한참 얘기를 하는데, 어머니가 대꾸 한 번 없으시더라구요.
아이가 불안했는지 엄마에게 갖은 아양을 떨기 시작했어요.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목소리를 곱게 가다듬으며
뜬금없이 "엄마, 사랑해" 하고 얘기하는데 이어서 어머니가 짜증섞인 목소리로 하시던 말.


"그래, 나도 나 사랑해."


저는 처음에 이 말을 듣고 엄청 충격을 받았거든요. 놀래서 그 자리에 서 버렸어요.



아이가 다시 한 번 얘기하더라구요.
"엄마~ 사랑한다구~"

어머니가 또 한 번,
"그래, 나도 나 사랑한다고~ 나도 나 사랑해!" 



제가 너무 아이에게 감정이입을 해서 그런지, 어린시절 제 마음들이 생각나면서
순간 울컥했네요. 저는 자리에 서있고 어머니랑 아이는 계속 걸어가는데
어머니 뒷모습을 한참 째려봤어요.

아이가 얼마나 자기 엄마의 사랑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사랑을 얻으려고 저렇게 갖은 아양을 부리나..
저 모습도 나는 마음이 아픈데, 훗날에 내 자식이 저러면 나는 끌어안고 울 거 같은데.


어떻게 거기다 대고 나도 나를 사랑한다는 말을....


자식에게도 감정이 있고, 인격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 저렇게 대우하진 못할텐데.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아직 결혼도 안했고 연애도 못하고 있는...ㅠㅠ 학생이지만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저런 엄마는 되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어요.


적어도 아이가 '엄마가 나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여길 수 있게 하는 부모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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