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초반? 중반에 태어난 저만 해도 국딩때 언론, 그리고 어른들에게 자주 들었던 말이 "밤에 선풍기를 키고 자면 죽는다" 였습니다. 뭐 이유는 저체온이란 말도 있고, 산소부족이라는 말도 있지만 하여튼 그 당시는 그걸 믿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래서 괜시리 선풍기는 20~30분 타이머를 걸어두고 자곤 했습니다. 물론 인터넷이 발달해서 많은 사람을이 시시각각으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토론을 벌일 수 있는 현시점에서 저 '팬 데쓰'라 불리는 한국판 도시전설은 설득력을 많이 잃어버렸습니다만, 아직 인터넷에는 팬데스처럼 또다른
이 사실인마냥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 문장은 한국을 벗어나 다른 나라에 가보면 같은 주장을 하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고, 오히려 반대의 주장을 하는 선.진.국.들은 꽤 많이 있단 말이죠.
바로 한줄서기는 위험하기 때문에 두줄서기를 해야한다는 주장입니다. 열심히 서울메트로를 포함한 지하철 관련 단체에서 홍보에 쓰는 멘트인데요, 과연 그럴까요?
위 그래프 자체가 만들어진 정확한 출처는 모르겠습니다. 인터넷 어디선가 본 그림이어서. 하지만 저 자료의 출처는 한국 승강기 안전관리원에서 제공하는 데이터 기반으로 그려진 그림입니다. 의심많은 저같은 경우는 저 그래프를 곧이 곧대로 믿을 수 없어서 직접 확인까지 했는데 저 값 맞아요. 저 그래프에서 짤린 2011년 이후의 값들도 2006년 이후 늘어난 값과 비슷비슷하게 나타납니다. 못믿으시겠으면 직접 확인해보셔도 됩니다.
뭐이후 이 그래프를 제 나름대로 분석해보겠지만, 일단 모든걸 다 떠나서 앞서 말한 한국형 괴담과 정확히 반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작부터 좀 썩소가 지어지죠?
이 그래프를 보여줬을 때 두줄서기 찬성론자들의 반박은 다음과 같아요. "정작 한 줄 서기 캠페인 할 땐 사람들이 두 줄을 섰고, 두 줄 서기 캠페인을 할 땐 사람들이 한 줄 서기를 해서 그렇다".............. 과연 그럴까요? 월드컵이 열린 02년으로 시간을 되돌려보면, 그 당시 서울에 사셨던 분들은 기억하실겁니다. 당시 월드컵을 앞두고 한줄서기가 세계적인 에티켓이니, 우리도 월드컵 때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보기 부끄럽지 않게, 질서 있게 서서 가는 사람들은 우측을, 걷는 사람들은 좌측을 이용하자. 라고 열띤 홍보를 했고, 두줄서기 사람들이 아무리 비판을 해도, 어째되었건 한줄서기 시스템은 막상 해보면 사회적으로 굉장히 효용성이 좋기 때문에 열띤 홍보 효과와 더불어 급속도로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두줄서기 찬성론자의 반박과 달리 적어도 월드컵 수개월 앞둔 시점에선 이미 한줄서기가 정착이 되었고, 저 그래프의 02년 이후의 값들은 이미 한줄서기가 반영된 데이터 입니다.
물론 두줄서기 찬성론자의 반박은 절반은 맞췄습니다. 저 데이터에서 두줄서기 캠페인 시행 이후의 값들은 두줄서기가 반영된 값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저 캠페인 시행 전에도 한줄서기를 했으며, 저 캠페인을 한 이후에도 (더럽게 말을 안들으며) 한줄서기를 했어요. 즉 저 그래프를 보고 두줄서기가 한줄서기보다 위험하다! 라고 주장하는 것 역시 저 그래프를 잘못해석한 겁니다. 적어도 한국에서 02년 이후 두줄서기가 정착한 적은 없습니다. 요즘 교육과정은 모르겠지만, 고등학교 과학 범위에서 괜히 종속변인, 통제변인, 조작변인부터 설명하고 시작하는건 아니죠? 저 그래프의 전반부 데이터도, 후반부 데이터도 둘 다 한줄서기에서 측정된 값입니다. 따라서 저 그래프를 가지고 두줄서기가 한줄서기보다 위험한지 안전한지 아무 상관관계가 없는지는 증명할 수 없어요. 저 그래프로는 그저 06년 이후에 고장 값이 늘어났네?만 알 수 있습니다. 뭔가 06년을 경계로 바뀌긴 했겠죠. 그게 지하철 유지보수비일수도 있고 (제 개인적인 심증은 이거입니다만, 근거가 없습니다.) 06년 이후는 싸구려 자재를 이용한 좀 안전하지 못한 에스컬레이터들이 대거 추가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러니컬하게 두줄서기 캠페인일 수도 있겠고요. 어찌되었건 저 그래프 이외의 다른 심화적인 데이터가 제시되지 않는 한 우리는 저 사고율이 올라간 원인을 알 수는 없습니다만, 한 가지는 말할 수 있어요. 적어도 한줄서기가 두줄서기보다 위험하다는건 증명되지 않았다라고.
자 그러면 위에 썼던 문장을 다시 보죠. 두줄서기는 한줄서기보다 안전하다는 통계적인 근거가 있는가? 적어도 제가 찾아본 바로는 저 문장을 뒷받침해줄 통계적(혹은 실증적으로 입증된) 데이터는
없.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한줄서기를 잘 하다가 두줄서기로 되돌리려고 하는데, 그 근거가 두줄서기보다 한줄서기보다 안전하다는거네요. 이런 상황에서 근거의 입증책임은 어디에 있습니까? 두줄서기측에 있고,
두줄서기측은 제가 아는 한 단 한 번도 실증된 증거를 제시한 적이 없습니다. ※ 정정 및 추가 : 현재 다시 들어가본 승강기 안전관리원의 데이터는 수 년전 값과 비교했을 시 분모 값에 변동이 생긴 듯 합니다. 여전히 93년부터 세분화된 수치를 제공해주는 승강기 사고 내역와 달리 총 승강기의 갯수는 2000년 이전은 묶어서 퉁치는 식으로 바뀌어서 그 이전 그래프는 이제 더 그려보기 어려우며, 전체적으로 에스컬레이터의 갯수들이 예전 공개된 값보다 늘어나 저 그래프 y축의 오더가 10배정도 주저앉았습니다
물론 보시느바와 같이 오더 값만 변동이 있고 전체적인 양상은 위 그래프와 크게 달라지진 않았습니다만, 뭔가 2013-2014의 값은 줄어드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것이 두 줄서기가 정착화 되서 값이 줄어든다! 라는 근거로 사용되기 어려운 점은 1) 누누히 말하지만 사람들은 두줄서기를 하고 있지 않으며 2) 승강기 안전원에서 제공받는 또 다른 값인 '엘레베이터'(+장애인리프트)의 사고율 그래프를 그려보면 이 값 역시 2011년 이후 기존의 값에 비해 대폭 하락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엘레베이터는 한줄서기 이런게 적용될 건덕지가 없습니다)
즉 두줄서기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보다, 승강기 관련된 것들에 대해 이유는 저야 모르지만 2010년대 이후 전체적으로 안전이 강화된 것으로 보이고, 그에 따라 점진적으로 에스컬레이터의 사고율도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고 보는게 옳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에스컬레이터는 아직 2000년대 초반의 낮은 값까지 내려오지는 못했습니다만.
2. 두줄서기가 한줄서기보다 안전한건 생각해보면 블라블라...결국 실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근거가 없으니 두줄서기가 한줄서기보다 안전하다는 주장은 정성적인 설명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물리학자를 배경으로한 조크를 본 적 있는데요, 한 물리학자가 다른 물리학자에게 그래프를 보여주고 질문을 합니다. 왜 이렇게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그러자 질문을 받은 물리학자가 "그건 당연하지, 무슨무슨 이론에서 조금 생각해보면 어쩌고 저쩌고"...그런데 질문을 한 물리학자가 자신의 실수를 깨닫습니다. "엇, y축을 뒤집어서 그렸네"...라고 그래프를 뒤집습니다. 그러자 질문받은 물리학자가 잠시 조용해지더니 "이것도 조금만 생각해보면 당연하네. 무슨무슨 이론에서 블라블라"...
어디까지나 개그지만 (대학원생 입장에선 솔직히 저거 개그가 아님...) 지금 두줄서기의 정성적 설명이 저거와 똑같습니다. 왜냐고요? 두줄서기 주장하는 사람들끼리도 좌측과 우측 중 어느쪽이 더 과부하를 받는지에 대해서 정성적인 설명이 서로 갈려요...
우측엔 사람들이 서서 오랫동안 압력을 주고 있고, 좌측은 걸어가니 짧은 시간만 압력을 주니까 우측이 더 과부하를 받을 것이다. 그럴듯 합니다.
그런데 우측은 가만히 사람들이 서 있는 정적하중이 가해지지만, 좌측은 걷는 사람들의 충격하중이 가해지므로 좌측이 더 과부하를 받는다...는 위와 반대되는 결론에 도달하는 주장도 그럴듯하다 이겁니다. 결국 장기간동안 받는 정적하중 (우측) vs 단기간동안 받는 충격하중(좌측) 중 누가 더 피로해지는 것인가인데, 앞서 말했듯 이에 대한 실증적인 데이터는 적어도 제가 아는 한 존재하지 않아요. 모든 과학적인 설명/이론이 그 자체로 무가치 하다는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과학적인 설명은 실증된 데이터로 증명되기 전까지는 큰 의미가 없으며, 제가 비판하는 이 괴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또 생각해야할 것은, 그 하중을 버텨내는 에스컬레이터의 발판이 얼마나 튼튼한지도 고려를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적으로 지금 이 글을 작성하는 제 책상을 보면, 저와 떨어진 부분에는 무거운 모니터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와 가까운 곳에는 가벼운 키보드와 마우스가 있고요. 어? 그러면 제 책상은 저에게 먼 쪽에서는 뭔가 지금 강한 힘을 받고 있고, 가까이 있는 쪽에서는 약한 힘을 받고 있으니 이거 위험하네요?! 어떡하죠?
물론 시간이 매우 오래 지나면 이 하중의 차이로 인해 책상의 수명이 다하고 주저 앉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책상은 적어도 수 년에서 수 십년 사이에 무너지진 않을거에요 (마데 인 치나의 극에 달했다거나, 다른 외부적 충격이 없다는 전제 아래) 왜냐고요? 이 책상은 적어도 모니터 2대와 키보드, 마우스, 기타 잡다한 제 책상위의 잡동사니들의 무게는 충분히 버틸 수 있게 설계되었으니까 위에 비록 균등한 압력이 가해지지 않았더라도 버틸 수 있는겁니다. 그럼 에스컬레이터의 버틸 수 있는 하중은 얼마일까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52&aid=0000699067300kg입니다. 전국민이 씨름선수가 되지 않는 한, 적어도 좌측 우측 사람 두 명이 한 발판에서 걷거나 서는 정도는 충분히 버틸 수 있습니다.
3. 그래도 안전이 제일이니....지금까지 주장은 두줄서기가 한줄서기에 비해 안전하다는 주장은 검증되지 않았다는걸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뭐 좋습니다. 증명은 되지 않았지만 백 번 앙보해서 두줄서기가 한줄서기보다 쬐끔 더 안전하다고 치죠. 그렇다고 한줄서기는 규제를 할 대상, 두줄서기는 홍보를 할 대상으로 바로 주장할 수 있을까요?
뭔가 이런 류의 이야기 나올 때 '그래도 안전이 제일이에요' 라는게 대세 주장인 오유에서 이런 주장을 했다간 비공감을 좀 많이 먹을듯하지만...솔직히 말해서 대부분의 사회에선. 그리고 심지어 안전이 제일이에요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부터도 실제로는 안전은 어디까지나 여러 중요한 고려 변수 중 하나일 뿐이지 '제일'의 가치로 두고 살고 있지는 않습니다. 노파심에 말하면 저는 안전불감증이 뭐 대수인가? 안전? 그딴건 개나줘.를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저도 꽤 안전을 높은 가치로 두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만, 어디까지나 안전은 타협의 대상이지 절대적 존엄을 가진 그런 가치는 아니라는 겁니다.
당장 현대 사회는 '도보 중심 사회'가 아니라 '차량 중심 사회'로 옮겨 갔습니다. 우리가 직장에 갈 때도, 친구를 만나 술을 먹으러 갈 때도, 우리가 먹을 음식들이 근처 가게로 오는 것도 죄다 예전처럼 사람의 발품을 팔아서 오는 시대가 아니라 다 차량을 기반으로 생활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차량은 우리에게 편리함을 주지만 생명을 오락가락하게 하는 사고도 많이 일으킵니다. 보통 어제의 서울시 교통사고 현황 전광판을 보면 하루에 1명 전후로 사망, 그리고 20명 전후로 부상을 당하죠? 이 사람들은 우리가 자동차를 포기하고 예전처럼 걸어다니는 도보 중심의 생활을 했으면 목숨을 잃거나 다치지 않았을 사람들입니다. 그렇다고 차량을 전부 없애고 (자동차, 심지어 더 과거의 유산인 마차 포함. 퀴리부인의 남편 피에르 퀴리가 마차 사고로 사망했죠?) 걸어다니던 과거로 회귀하자 주장하는 사람들 있나요? 안전이 제일이다고 주장하시던분들도 그런 주장을 할건가요? 자동차는 생활의 필수품이니까 비교대상이 공평하지 않다고요? 아뇨. 그건 단지 님생각일뿐이지, 당장 사는 집근처에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고, 멀리 친구를 만나러 가는 일을 포기하고, 여행같은거 다니지 않는다고 님이 죽거나 하진 않아요. 그리고 교통사고 날 확률은 대폭 줄어들거에요. 안전한데 그깟 좋은 직장, 친구와의 술자리, 공문서 발급 등이 대수인가요? 나아가 온 사회적으로 자리 잡으면 더더욱 확률은 줄어들겠죠. 횡성에서 만들어진 한우는 더이상 못먹게 되고, 서울에서 사는 한 오징어와 고등어를 먹을 수 없다해도 뭐 대수겠어요. 안전이 제일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주장 하시나요? 안그러시잖아요. 왜요? 말은 안전이 제일이라고 하고 계실지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누구나 다 어느정도 타협을 하고 있으니까요. 위험율이 쬐~~~끔 증가하더라도 삶의 질이 대폭 바뀌니까 그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다는거잖아요.
다른걸로 이야기 해볼까요? 안전이 제일이다고 주장하시던 당신, 외출복이 티셔츠에 청바지라뇨? 그렇게 나갔다가 공사장 옆을 지나가다 볼트가 님 머리 위에 떨어지거나, 혹은 개념없는 초딩이 13층에서 님한테 벽돌을 던진다거나 하는 데서 안전을 책임 질 수 있나요? 개념 없는 견주가 목줄 없이 대형견을 데리고 산책을 하는데, 그 개가 순간 야마가 돌아서 님한테 달려들 수 있고, 또 한눈파는 어린아이의 자전거가 님을 들이받을지도 몰라요. 이런 일상적인 사고를 100% 가깝게 예방하려면 중세 기사들의 판금갑옷까진 좀 오버더라도 미늘사슬 갑옷은 둘러야 안전하지 않겠어요? 아무리 낮은 확률이어도 나한테 일어나면 100%가 되잖아요. 하지만 아무도 그러지 않아요. 왜? 저런 사고가 없진 않겠지만 내게 일어날 확률은 너무나 미미한데, 미늘사슬을 입고 다니는 육체적, 경제적 비용은 너무나도 크니까요. (쪽팔림이란 사회적 비용도 포함)
누구나 다 말과는 달리 안전은 최고의 가치가 아니에요. 모든 규칙은 비용과 편익을 따져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당장 한국의 공장을 정지하면 산업재해자들이 나오지 않아요. 앞서 말했듯 자동차와 기차, 비행기, 자전거, 이륜차의 움직임을 멈추면 교통사고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아요.
일단 '안전은 절대적 제일'이라는 명제는 읽으시는 여러분이 심증적으로 찬성을 하던, 반대를 하던, 어찌되었건 나름 반박을 했으니, 그러면 에스컬레이터 한줄서기를 따져볼까요? 우선 편익을 보면 "빨리갈거면 진작 출발하지"라는 논리적인 문제점을 다분하게 포함한 감정적인 반박을 제외한다면, 한줄서기는 참 평화롭습니다. 특별히 자기의 에어리어를 벗어나는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느긋하게 갈 사람은 느긋하게 갈 수 있고, 급한 일이 있는 사람은 빠르게 갈 수 있습니다. 아무리 폄하를 하려고 해도 이게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굉장히 효율적인 제도에요 (그래서 사실 크게 효용성이 없는 우측통행, 두줄서기와 달리 파급적으로 사회에 적용되었고) 그에 따른 비용을 이제 계산을 해봐야는데요 앞서 말했듯 우리나라는 (적어도 서울에선) 두 줄서기 따윈 이뤄지지 않고 한줄서기만 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위의 승강기보다 좀 더 디테일한,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사고 현황을 보면 5년간 전국에서 166건이 일어났어요. (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7117221) 와 좀 많이 일어나는거 같네요? 그죠?
한 해 평균 34건이 안됩니다. 그리고 한 해 한국의 지하철을 이용하는 연인원은 약 38억명이죠. (
https://ko.wikipedia.org/wiki/%EC%84%B8%EA%B3%84%EC%9D%98_%EC%97%B0%EA%B0%84_%EC%A7%80%ED%95%98%EC%B2%A0_%EC%9D%B4%EC%9A%A9%EC%9E%90_%EC%88%98)
한 번 사고에 한 50명이 연루되었다 치면, 1년 동안 여러분이 에스컬레이터 사고를 겪을 확률은 약 0.00004% 남짓입니다. 로또 1등 확률의 약 4배 정도쯤되겠네요.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승강기 사고로 목숨을 잃을 확률은 꽤 낮습니다. 저 확률이 한줄서기의 사회적 효용성에도 지불할 수 없을정도로 그렇게 무서우신가요? 그리고 더 정확한 사회적 비용의 계산을 하려면 한줄서기의 사고 횟수에서 두줄서기 사고 횟수를 차감해야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두줄서기 한다고 안전하다는 실증 데이터는 존재하지 않지만, 어쨌든 두줄서기만 한다고 해서 사고가 0건 일어날 일? 당연히 없겠죠.
4. 그러면 왜 두줄서기를 주장하는걸까요?지금까지 주장한 바와 같이 안전 문제는 솔직히 될 수가 없습니다. 1) 두줄서기가 안전한지 이론적으로나 실증적으로나 증명된 바가 없으며, 2) 에스컬레이터 고장 위험을 근거로 들기에는 매우 심한 과장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이걸 안전으로 끌고 오는건 앞서 말했던 팬데스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급의 비약이 나와야해요.
결국은 돈문제입니다. 증명은 되지 않았지만 정성적으로는 그래도 좌우측이 다른 압력을 받는거보단 둘 다 정지된 하중을 받는게 안정적일 것이며 (물론 앞서 말했듯, 에스컬레이터 한 칸이 버티는 하중은 그걸 아득하게 넘는거 따윈 생각치도 않은채) 그러니 두줄서기를 하면 쪼끔 더 정비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뭐 저야 관련자가 아니니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헛된 두 줄서기 홍보 비용만 해도 저 정비에 추가 되는 (되는건지 안되는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된다 치고) 비용을 아득하게 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지 않다 해도, 한줄서기의 사회적인 편익을 생각해보면 어느정도 추가 되는 경비 정도 지불하는게 그렇게 큰 문제인가요? 당장 서울 지하철과 버스가 전체적으로 적자여도 운행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을건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