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언론마다 일본의 대졸 취업률이 96.7%나 된다며 우리의 낮은 대졸 취업률과 비교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 수치는 지난 4월 일본의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한 것인데 따져봐야 할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데이터의 대표성 문제다. 조사 대상 학교는 112곳으로, 국립대 21, 공립대 3, 사립대 38, 전문대 20, 전문·전수 학교 30곳이다. 일본에는 4년제 대학(국립대 86, 공립대 92, 사립대 603) 총 781곳과 전문대 352곳, 고등전문학교 57곳이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대학 112곳을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는지도 불분명하거니와 사립대가 압도적으로 많은 일본 현실을 감안할 때 국·공립대학의 표본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매우 편중된 데이터이다.
둘째는 통계의 분모다. 이번 조사는 취업 희망자(분모) 대비 취업자(분자)를 계산해 산출한 것이다. 분모에 해당하는 '취업 희망자 수'는 기업에서 합격 내정을 받은 자와, 취업을 희망하지만 아직 내정을 받지 못한 미(未)내정자의 합이다. 도중에 취업을 포기한 학생은 포함되지 않는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학생 대부분이 재학 중에 구직 활동을 한다. 재학 중 회사에서 내정받지 못한 학생은 사실상 졸업 전에 구직 활동을 포기한다. 이 학생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미내정자에 포함되지 않다 보니 분모 수치가 그만큼 줄어들어 취업률이 높게 유지되는 것이다.
2015년 3월 기준 일본의 4년제 대학 졸업자는 56만명, 그중 취업 희망자는 41만1000명, 취업자 수는 39만7000명이다. 결국 대졸자 전체 취업률은 96.7%가 아닌 70.8%임을 알 수 있다. 대학원 진학도 감안해야 하나 대학원 진학률은 10%대로 높지 않다. 나머지 대부분은 취업 활동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로 살아간다. 참고로 일본 문부성이 따로 발표한 '학교 기본 조사'에는 작년도 졸업자 중 취업한 사람은 69.8%로 나와 있다.
언론은 한국과 일본의 취업률이 동등한 조건에서 산출되고 있는지, 또 사회 배경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충분히 고려한 후 비교해야 한다. 또한 한국 대졸자 취업률 56.2%, 일본 96.7%라고 제목을 다는 것이 진정 청년들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보도인지도 자문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