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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살아(돌아)온 그는 오랫동안 꿈을 꾸는 것 같다 했다
매듭,
하나의 선이 점을 사이에 두고 양분되는 순간
동작
고리 너머 세계에 있는 이국의 얼음 알갱이가
등 언저리에 고이는
천천히 조이는
낯설지 않은 발밑의 허전함
처음으로 물속에 막 뛰어든 펭귄처럼
아득하면서도 끔찍한
선이 끈으로 돌아온 순간
그는 숨쉬며
울려고 했으나
부리로는 우는 법을 몰라
한참 내동댕이쳐진 것처럼
가만히, 가만히 누워
죽은 것처럼 있었다고 했다
=
고백
우리 오래 살자
라는 말이 거짓말인건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말장난 같지만
사는 게 끔찍하다며
종종 목을 매고 종종 손을 긋고 종종 약을 먹고 종종 울고 있던
종종, 종종,
나는 아무 말도 해줄 수 없었다
(왜 종종이라는 발음이 이렇게나 귀여울까, 무용하게)
왜 어떤 위로는 상처가 될까
“나는 너를 사랑한다.”
유전된 말로 하는 고백은
아무것도 아니게 될 거라는 걸 알면서도
나는 너를 사랑한다
우리 오래 살자
를을 죽여 버리고, 오래를 불태우고, 살자를 매달아버리자
우리가 평생 쓸 일 없을 단어 같은 건
없어져도 좋아
없어야 좋아
말장난 같지만
장난이지만
우리 오래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