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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은 그녀를 마담이라고 불렀다.
게시물ID : readers_210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lackMatrix
추천 : 2
조회수 : 29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8/05 00: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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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가게 어디서든 마담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리면 그녀는 네 하는 높은 목소리를 내며 걸어갔다. 아마 그녀도 마담이라는 호칭에 익숙한 모양이다. 그렇담 나도 그녀를 마담이라 불러야 할까?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훅 하고 진한 향수 냄새가 풍기더니 그녀의 말이 귓가에서 들려왔다. 그녀의 상체 전체가 내 왼팔로 느껴질듯 닿아있었다. 하지만 내겐 그 아찔한 자극보다 그녀에 대한 호칭 문제가 더 궁금했다.
 
 "마담... 입니까?"
 "네? 아, 네. 마담이라고들 부르시더라구요"
 
 그녀는 반달 눈웃음을 지으며 호호 웃었다.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결혼 하셨습니까?"
 "...결혼 한 것처럼 보이나요?"
 "그렇게 보이지 않아서 물어보는 것이긴 합니다"
 "글쎄... 아직 미혼이긴 해요."
 "그런데 마담...입니까?"
 "음... 다들 그렇게 부르고 있으니, 그렇겠죠?"
 
 마담은 유부녀에게 붙이는 호칭이 아니었나 하고 중얼거리자 그 소릴 들은 모양인지 그녀는 쿡쿡거리며 웃었다. 나는 진지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마드모아젤이라고 부르면 안 되는 겁니까?"
 "마드모아젤??"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나는 괜히 찔끔해서 그녀의 눈을 피했다.
 
 "아, 하긴 프랑스에선 마드모아젤이란 말을 차별적 표현이라 금지했다고 듣긴 했습니다. 그럼 마담이라 부르는 게 맞군요."
 "네??? 호호호, 아하하하하하하!"
 
그녀는 자신의 오른손으로 내 어깨를 때리며 무엇이 그리 우스운지 눈물까지 흘리며 웃어댔다. 나는 영문을 몰라 이젠 자신의 배를 잡고 웃고있는 그녀를 보며 눈만 꿈벅거리고 있었다.
 
 "아하하, 여태 그걸 생각하고 있었던 거에요?"
 
그녀는 겨우 진정이 된 모양이지만 여전히 웃음기가 남아있는 얼굴이었다. 여자들은 잘 웃는다고 하더니 정말 그런 모양이다.
 
 "음... 제가 당신을 부르는 호칭이 마땅치 않아서 그랬습니다."
 
 그녀는 미소띤 얼굴로 내 눈을 잠시 바라보더니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은주라고 부르세요, 그냥. 전 그게 좋아요."
 "은주......"
 
 나는 그녀에게서 고개를 돌려 천장을 바라보며 그녀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몇 번 읖조려봤지만 왠지 마음에 차지 않았다. 몇 번 더 입밖으로 소리내 봤다. 역시 만족스럽지 않다.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은주씨라고 부르겠습니다."
 "응? 왜요? 거리감 느껴지잖아요."
 
 그녀에게 뭐라 대답해 주려 입을 열었다가 나 스스로도 이 감정을 설명할 수 없음을 깨닫고는 다시 입을 닫았다. 눈을 몇 번 깜박였다가 눈동자를 뒤루룩 굴려보곤 하며 내 감정의 정체에 대해 잠시 생각해봤다. 어렵게 찾아낸 답은 나 스스로도 쉽게 납득이 되는 감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초롱초롱한 눈으로 내 설명을 기다리고 있는 그녀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몇 번 큼큼 헛기침을 하고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음... 은주씨라고 부를 때의 그 거리감 때문에 저는 당신을 더 갈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가까운 듯 가깝지 않은 그 간극이 저를 더욱 안달나게 하고 목마르게 합니다. 이렇게 가까이 살을 맞대고 있어도 저는 계속 당신을 갈망합니다. 우리 사이에는 아직 메우지 못한 거리가 남아있기 때문에 말이죠."
 
 내 입을 통해 의미를 담은 기호들이 일정한 규칙을 만들며 쏟아져 나오고 있었지만 정작 나는 내가 쏟아낸 그 기호들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다시말해, 난 지금 횡설수설하고 있었다. 누구도 알아듣지 못할 말을 해버린 것 같아 조금 부끄러워졌다. 얼굴이 슬쩍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나는 급히 말을 마무리했다.
 
 "아무튼, 그렇습니다."
 그녀의 쿡하는 웃음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촉촉하고 따뜻한, 부드러운.... 감촉이 볼에 닿았다.
출처 멍하게 있을 때면 종종 핸드폰 메모장으로 머리에 떠오른 장면을 글로 쓰곤 하는데요.
그러다보니 항상 시작도, 끝도 없는 붕 떠 있는 소설이 나오네요.

내가 뭘 쓰려 한 건지 저 스스로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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