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픽션입니다.
게시판 지키지 않아 죄송합니다.
비공도 달게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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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인 P씨는 나름 골수 오유 눈팅러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오유가 점점 재미가 없어졌다고 느꼈다.
어떤 느낌이냐면 마치 예전 1차오유 벼룩시장을 갔을 때의 느낌과 같았다. 한 마디로 사람은 엄청 많은데 콘텐츠는 바닥이다.
오유에 가장 애착이 있던 P씨는 ‘그러면 내가 재미있게 만들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눈팅러를 그만두고
정식으로 오유에 가입을 하여 업로더가 되기로 하였다.
X월 XX일
첫 번째 글은 정치글이었다. 하지만가입일자가 얼마 되지 않은 P씨는 정치게에 글을 쓸 수 없었다.
그래서 블랙 코미디로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유머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그리고 바로 게시판을 지키라는 지적을 받았다.
글수정이 되지 않아 바로 댓글에 가입일수가 부족해 유게에 올렸다고썼지만
이미 댓글창은 게시판 구분에 관한 문제로 콜로세움이 벌어졌다.
그 때는 대댓글 기능이 없었기에 댓글창은 난장판이 되었다.
P씨의 첫 글은 베오베를 갔지만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하지만 본인의 잘못이었기에 누굴 탓할 수도 없었다.
업로드를 너무 쉽게 생각했다고 자책하고 앞으로 업로드를 할 때 조심하기로 하였다.
X월 XX일
다른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빵 터진 게시물을 보았다. 바로 오유에 올릴까 생각했지만 섹드립이 심해그만 두었다.
또 다시 재미있는 글을 보았다. 하지만 욕이 들어있어 패스했다.
또 다시 재미있는 글을 보았다. 하지만 차별적 요소들이 들어있어 패스했다.
이번에도 재미있는 글을 발견하였다. 앞에 것들보다는 별로지만 그래도 딱히 문제 없이 편하게 웃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출처를 찾을 수가 없었다.
P씨는 열심히 출처를 찾는다. 하지만 무한공유되어 어디가 원래 출처인지 모르겠다.
시간을 보내며 검색하다가 그나마 원글에 근접하다고 생각되는 사이트의 링크를 걸고 올린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뭔가 죄를 짓는 느낌이다.
A->B->C 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B를 출처로 적으면 출처를 적는 것에 의미가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 게시물은 누구에게도 관심 받지 못했다.
P씨는 그냥 그 게시물을 삭제했다.
X월 XX일
유투브 동영상은 그나마 출처를 적기 편하다 동영상 주소가 바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댓글을 보니 또 원 동영상이 있다고 한다. P씨는 그 게시물도 삭제한다. 동영상도 출처가 어렵다….
난 그저 내가 재미있게 본 게시물을 다른 사람에게도 보여주고 싶을 뿐인데….
그래도 출처를 명확히 하는 건 옳은 일이므로 귀찮지만 다시 출처를 찾는다.
X월 XX일
베스트까지 간 게시글에 비공유가 있기에 댓글을 봤더니 베스트에 똑같은 게시물이있다고 한다.
응? 업로드 하기전에 꼭제목으로 검색을 하고 올리는 P씨기에 깜작 놀라 찾아본다.
확인해보니 그 업로더 분은 다른 게시판에 제목을 바꾸어 비슷한 시간에 올렸었다.
이건 어쩔 수 없지… 하며 P씨는 그 분께 폐가될까 글을 삭제한다.
그러면서도 비공을 준 사람들에게 뒷북으로 알려줬어도 됐을 것을 왜 굳이 비공으로알려줬을까… 살짝 속이 상한다.
X월 XX일
또 다시 글과는 상관없는 콜로세움이 벌어졌다.
사실 P씨는 오유의 콜로세움 문화를 싫어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댓글창이 엉망이 됐었는데 이제는 대댓글 기능으로 그것도 어느 정도 해결된 느낌이다.
사실 탕수육의 부먹찍먹 가지고도 피터지게 싸우는 세상에서 상대방과의 의견차로 인한 토론문화는 오히려 당연한 것 일수도 있다.
물론 편가르기와 비공 폭탄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나 ㅇㅅ의 아몰랑 보다는 훨씬낫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건 마치 난 달이 웃겨서 가져왔는데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이 문제란다. 그리고 손가락 가지고 서로 싸운다.
어느새 내 게시물은 아오안이다. 글이 베스트에 갔지만 뭔가 허탈하다.
X월 XX일
처음으로 창작글을 올렸다.
반응이 좋아 여러 댓글들이 달렸다. 그리고 P씨는 그 댓글에 다시 대댓글로 질문에 답하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다보니 하루가 다 가버렸다. 무서울 정도로 시간이 빨리 갔다.
그 자료는 베오베에 갔고 P씨는이 맛에 업로더를 하는구나 느꼈다.
그런데 내가 만든 창작글에 왜 뒷북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X월 XX일
또다시 출처 지적이다. 너무 널리 퍼진 자료여서 출처가 너무 많다고 적었더니 성의가 없다고 한다. 그럴꺼면 올리지를 말라고한다.
맞는 말이지만 왠지 기분이 상했다.
그 사람의 아이디를 눌러봤다.
댓글만전문적으로 다시는 분이더라. 본인은 너무 성의가 많아서 글 한번 안올리고 남의 글만 비판하시나보다.
문득 눈팅만 하던 본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생각해보면 P씨 스스로도그 사람과 별로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말도 안되지만 의무적으로 일주일에 한번씩은 글 올리는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자료 업로드를 하기 전과 후의 자료들이 보이는 것이 달라졌다.
X월 XX일
또 다시 재미있는 글을 찾는다. 그런데 출처가 일X다.
일X는 참 ㅄ 같은 곳인데 사람이 많고 수위나 출처에 제한이 없다보니 컨텐츠가 넘친다.
그리고 컨텐츠가 많으니 다시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많다보니 올리는 자료도 많아지고 피드백도 많고….
업로더의 입장에서만 본다면 참 부러운 곳이다.
업로드가 자유롭고 피드백이 많으니 의외로 좋은 자료라고 생각되는 정보글들이나 창작자료들도 월등히 많다.
생각해보면 자료 10개중에 9개는ㅄ같고 1개는 멀쩡한데 그 전체 자료수가 워낙에 많이 올라와서 좋은 자료도 많다.
예를 들면 A는 10개중에 5개가 좋은 자료고 B는 10개중에 1개가 좋은 자료인데
A는 10개가 올라와 5개의 좋은 자료가 있을 때 B는 100개가 올라와 10개의 좋은 자료가 있는 느낌이다.
문득 P씨는 지금까지 못 느꼈던 일X가 왜 우리나라 유머사이트 중에서 최고 접속자수를 자랑하게 되었는지 이해가 가게 되었다.
그러면서 우울해졌다.
왜냐면 동시에 왜 오유가 재미가 없어졌는지, 또 왜 컨텐츠가 부족한지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100개의 자료가 있다면 그 중에 올릴 수 있는 자료는 30개도안 된다.
그렇다고 루X웹이나디X 처럼 창작자료들이 월등히 많은 사이트도 아니다.
자료를 올린다고 다른 사이트처럼 레벨이 오르거나 네임드가 되는 것도 없다. 오히려 네임드가 되면 견제를 받는다.
그냥 자원봉사다.
그런데 자원봉사자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
누군가 불쾌할 수 있는 유머는 지양하는 것도 옳다.
누군가 불쾌할 수 있는 댓글도 지양하는 것이 옳다.
누가 봐도 출처는 명확히 표시하는게 옳다.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도 지적을 하는 것도 틀린 일은 아니다.
눈꼽만큼이라도 사회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당연 지양해야 한다.
그런데……
그러다보니 컨텐츠가 줄어들고 재미가 없어진다……. 그럼 사람이 줄어들고… 자료는 더 줄어들고… 악순환이다.
업로더가 되기 전의 P씨와 편하게 업로더들이 올린 자료를 보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고 도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자료를올리면 되지 않냐고….
그런 자료가 쉽게 나온다면 개그맨들이 일주일에 한번 하는 공연을 위해 그렇게고생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 P씨는 자료를 업로드를 하면서 회사에서 팀장님에게 드릴 자료를 준비 할 때와 같은 느낌을 받아야 하는가?
결론은…
그냥 오유는 착하고 좋은 사이트이다.
근데 오유의 근본은 오늘의 유머… 즉유머 사이트이다.
근데 유머 사이트에 유머가 없다.
올드 부심부린다고 하지만 예전의 P씨가기억하는 오유는
게시글이 재미없어도 댓글창의 드립들과 짤들로 게시글을 살려내고,
색드립은 웃X에도 밀리지 않았드며,
티는 내지 않으면서도 네임드를 존중했었다.
과거 미화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P씨가 느끼는 오유는 재미도 없는데 자료를 올리기도 어렵다.
조금 둥그래질 수는 없는 것일까? 자신과 다름을 받아들일 수는 없는걸까?
조금더 추천에 관대해지고 비공에 엄격해지며
글쓴이의 주제에서 크게 어긋나는 이야기는 자제하고
어느정도 선의 드립들은 이해해주면 안되나? 아니면 어느정도 자유롭게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던지….
출처도 어느정도 용납해주며 만약 본인이 원작자 출처를 알면 댓글로 알려주면 더욱좋고…
출처 수정이 가능하도록 바뀌면 더욱 좋고…
하아…
하지만
쉽지 않은 이야기이다.
그러면서도
P씨는 오늘도 재미있는 글을 보면 “오유에 올려도 되나?” 를 먼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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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월 XX일
출처를 적지 않았다고 오유거지라고 불려야 한단다....
도대체 내가 자료를 올린다고 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왜 거지라 불려야 하나....
난 자원봉사라 생각했는데 그들네 눈에는 구걸로 보였나보다.
P씨는 그냥 눈팅러일 때가 편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