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때 우리는 버리고 간 엄마때문에 눈물흘리던 당신의 뒷모습은 늘 쓸쓸했습니다.
3살때 어린나를 어떻게든 키워야한다는 생각에 저를 공사장한켠의 작은 사과박스에 넣어두고 우유를 주셨다던 얘기...
6살때부터 잔병치레가 심했는데도 집에 돈이없어서 병원에 갈수없던 그때
저를 엎고 새벽1시에 온동네에 있는 약국이란 약국은 전부 다니셨던 당신...
엄마없는 아이라고 손가락질받을 까봐 엄하게 매를들던당신...
그러나...
늘 술에 취해있었고 늘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어린딸앞에서 울던 당신...
어린딸이 잠든틈에 손가락을 칼로긋고 피로 유서를 쓰던당신...
월세를 제대로 낼수없어서 1년에 한번씩은 이사를 가야했던 나날...
비오는 날에도 리어카에 짐을 실고 이사를 다녓던 초등학생시절...
그땐 당신이 참 창피했습니다...
그래도 어린딸이 기죽을까봐 먹고 싶다는 음식은 외상으로라도 사다주시곤했죠...
어린딸이 엄마없다고 친구들이 놀린다고 울던날...
당신은 저를 끌어안고 울었습니다..
당신의 넓은 어깨가 떨리는 걸 본 저는 더이상 엄마얘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잘살아 보려고 했던 투자는 하는 족족사기를 당했고..가져갈것도 없는 집에 차압딱지가 붙었던날..
새엄마랍시고 모시고온 아줌마는 당신이 없을때 마다 폭행을 일삼았지만 참았습니다...
당신이 행복해하니까요..
2년쯤 지나 어린딸의 몸에 나날이 늘어가는 멍에 의구심을 품던 당신은 진실을 알고
제앞에서 새엄마를 개패듯이 때렷던걸 저는 아직 기억합니다..
중학생이 될무렵 교복값이 없어서 속상해하던 당신...
학비역시 낼돈이 없어 속상함에 울던 아버지의 뒷모습...
차라리 같이 죽자고 울던 당신께 나는 제발살려달라고 목놓아 울었습니다..
결국 당신은 점점술에 의지했고...그 술은 결국 당신의 목숨을 가져가 버렸습니다..
당신이 참 미웠습니다..
이 험한 세상에 나만 덩그러니 두고 가버린 당신이 원망스러웠습니다.
나도 같이 데려가라고 목놓아 울어도 당신은 대답이 없었습니다..
꿈에서 조차 찾아오지 않던 당신은 명절때쯤되어서야 꿈에서 한번씩 제손을 잡고
여기저기 길을 걸으며 말없이 웃기만 하셨습니다..
홀로지내던 시간이 억울하고 슬프고 가슴아파서 당신을 참 많이 원망했습니다..
당신은 결코좋은 아버지는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나 지금은
시간이 지나 성인이 되고 결혼할나이가 된지금...
비오는날 본인의 겉옷을 벗어 나를 가려주고
아픈나를 업고 온동네를 울며 달리고
방학동안 집에있을때 조금살이 오른저를 이쁘다고 쓰다듬어주고
추운 겨울 단칸방에 냉기가올라오는 바닥에서 자면서도 딸이 감기걸릴까 자신의 이불까지도 덮어주던...
어른들에게 항상 공손하고 예의바른사람이 되라고 가르치던 당신은..
저에게 만큼은 세상누구보다 사랑하는 좋은 아버지셨습니다..
저는 항상 주위사람들한테 얘기합니다.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엄한 아버지셨으며 세상 그누구보다 저를 사랑하셨다고..
부디 이제는 편히쉬세요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