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친구가 오유라는걸 한다기에 한번 들어왔다가
정말 좋은 분들이라는 생각이들어서 방문횟수 10번 채우고
고민게시판을 보고 처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처음이여서 글이 개판이 될수도 있지만 이해 바랄께요.
저는 지금 노량진에서 3년째 공무원준비를 하고있는 25살 남자입니다.
(여기는 보통 글을쓸때 남자입니다. 여자입니다. 이러길래요..)
음.. 저는 22살에 전역을 하고나서 바로 노량진에왔습니다.
아무래도 그 때에는 전역한지 얼마 안되서 머 어차피 사람하는일이 다 똑같지 머
공무원합격도 사람이 하는거니깐 열심히 하면되겠지 이런생각을하며 당차게 전역한지 2주도 되지않아 바로 노량진에
왔습니다.
처음 6개월 동안은 저녁12시에 자고 새벽5시에 일어나면서 정말 열심히 하였습니다.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게을러 지기 시작했습니다.
일찍일어나기는 했지만 점점 정말로 집중하는시간이 떨어진다고해야할까요? 그런시간이 점점 늘어나더니
그 결과 당연히 그 다음 시험도 떨어졌구요.
이렇게 눈깜짝할사이에 2년이흐르고 오늘아침세수를하고 거울을 봤을때에는 3년차 공시생이되어있더라구요.
요즘은. 가끔저도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자기전에 저절로 한숨이 쉬어지는데 눈물이 나구요 지금 이렇게 글을쓰고있는데도 시야가 조금 흐려지구요
독서실앞에서 담배피다가도 흐려지구요 지하철역에서 지나다니는 사람들만 봐도 눈물이 고입니다.
사실 저는 공부를 잘 해본적이없습니다. 공무원이 원래 저의 꿈도 아니였구요.
저는 중학교때 아버지가 주식에빠지셔서 25년동안 회사에서 근무하시면서 저축해놓으신 돈과 퇴직금을 비롯
모든돈을 한 2~3년을 걸치셔서 다 날리셨습니다. 그이후로 어머니는 비닐공장을 다니셨고 다행히 그해에
누나가 공무원에 합격을해서 조금은 다행이었습니다. 하지만 공무원초봉이 얼마나하겠어요.
나중에 알고봤더니 아버지께서는 카드돌려막기를 비롯해서 사채까지 쓰셨었습니다.
군대를 제대할쯔음에 제 대학보험(?)인가? 대학교들어가면 돈나오는게 여튼있는데 그것도 여튼아버지께서 해약하셔서
이미다쓰셨더라구요. 그래서 그게 제가 전역하자마자 노량진에 오려고 마음먹게햇던것같습니다.
저는 컴퓨터계열이었는데 그쪽으로 성공할 자신감은 없었고 또 저는 위에 썼던것처럼 공무원시험에대해서
그렇게 겁은 먹은건 아니었그때문에..
그렇게 시작한 공시생 생활인데. 너무 먹먹합니다. 주변형님들은 너가 조금지쳐서그렇다고 말씀을 해주십니다.
하지만 조금 지쳤다고하기엔 너무 먼가 하.. 벅차네요
어떻게 표현을 못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글을 쓰는 재주가 없어서요.
예전에 고현정씨인가요? '나를제외한 모든 사람들만 행복하게사는것 같다.' 라고요.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타고 어디로 가는 분들, 커피숍안에서 대화하는사람들, 아침에 어딘가로출근하는분들 지하철안에서
그냥 이야기하시는분들 모든사람들이 너무 행복해보입니다. 너무나도 평범해서 행복해보입니다.
물론 이게시판에 올라오는 고백이야기, 사랑이야기, 학교생활 등등 모든것들이요. 그것들은 모두 사람들이 살아가는
평범한 이야기 이잖아요. 그래서 그런글들의 글쓴이들이 너무나도 부럽습니다. 평범하게 살아간다는것이 얼마나 부러운지 모릅니다
저는 매일 아침 1호선을 탑니다. 요즘같은 날에는 대학생들이 많이타죠.
제 또래죠.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무슨 원자핵같이생긴 것이 막 찌이이이이잉~ 소리나는거요. 막 커지면서.. 둥근 원같이생긴거.
지하철에서 또래 친구들을 보면 그 원자핵같은게 마음속에 들어있는것 같습니다.
정말 미칠것같아요. 정말로 미처버릴것같습니다. 무거운무언가가 마음속에 짓누르고있는것같아요.
하.. 정말 안 좋은 생각들도 많이해봤습니다.
정말 많이해봤습니다. 정말 많이했는데 상상을해보니 제 장례식장에 어머니가 소리도 못낼만큼 우시고 계시더라구요
또. 제 물건을 치우시면서도 우시고. TV보시다가 우시고, 입술이 허옇게 다 갈라지셔 가지구요.
하.. 정말 하..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습니다.
다른글들을 읽어보니 21살에 인생고민을 한다고 적으신 친구분들이계시더라구요.
제가 지금 그친구들 글을 읽고 머가 문제지.. 군대가서 생각해도 충분할텐데 이런생각이 드는데
혹시 저보다 인생선배님들도 제글을 읽고 그런생각이 드시는지요..머 어린친구가 그 나이면 머라도 하면되지..라구요
저도 생각을 안해본것은 아닙니다. 다른 걸 해볼까? 생각을 해봤지만 뭘해야 하는지를 모르겠습니다.
뭘해야하지? 내가 뭘? 어떤거 뭐? 도대체 뭘! 하는 답답한 마음만 더커집니다.
다른것을 선택한다는 것이 여태껏 3년동안 넉넉하지 않은살림에 제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에 대해서 배신하는것 같기도하고
그렇습니다.
하루정도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것같다는 형님말에 집근처에있는 공원에 갔습니다.
너무나 행복해보이더라고요. 뛰노는 꼬맹이들 싸이클타시는분들 농구하는 친구들 운동하시는분들 모두가 다요
거기서 전 그냥.. 그냥 아무것도아니였습니다. 혹시 그런기분 아시나요? 같은공간에있는데 뭔가 나만 다른공간에 있다는느낌
'저 사람들은 정말 행복한건가 아니면 행복한척이라도 하는걸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혼자 호수 보면서 이런저런잡다한 생각을 하다가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좀 큰 골프연습장이있습니다.
남들 한창 일할때인평일 오후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사람들이 많더군요 웃으며 서로이야기하시면서 열심히 골프 치시는.
순간 저도모르게 주머니에있는 손이 꽉지어지더군요. 담배각이 쭈그러들어서 하나 남은 돛대가 부셔졌더라구요.
저 스스로한테 많이 놀랐습니다. 물론 정말 나쁜마음인거압니다.
저사람들은 왜 저렇게 편하게 살지? 지금정말 하루하루 힘들게사는사람 많은데.왜그러지? 왜?
부럽다 정말.. 너무 부럽다. 오늘 하루 저사람들의 고민거리는 무엇일까? 이런 생각들이 들더라구요.
근데 머 어쩌겠습니까. 담배사러 갔죠.. 정말 좋지않은 생각이라는거 압니다.ㅜ
글을 쓰다보니 예전 말년휴가때 집에가보니 아버지가 우리아들 고생했다고 선물로 집에다가
총주행거리 20km도 안되는 제네시스쿠페를 사놨다던 동기가 생각나는군요.
그때 저는 집안사정을 좀 더 상세히 알고 복귀했었는데 전역증 하나 손에쥐고
느꼈던 상대적 박탈감이란..
그친구는 지금쯤 잘지내고있겠죠? 아참 저는 노량진처음올때 독하게 공부한다고 핸드폰을 없애서 지인들과의
연락이 모두 끊켰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카스카스할때 맥주이야기를 왜이렇게하지?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제 자신이 얼마나 남들이보기에 한심하고 어이없는줄 압니다. 네. 잘알아요
저도 잘 알거든요. 저도 이런제 자신이 너무 혐오스러우니깐요.
이젠 남들한테 고민을말하고 속내를 털어놓지도 못합니다. 남한테 털어놓는것도 한두번이지
남한테 제고민을 말하고있는 제 자신을 보면 짱돌로 저를 찍어버리고 싶습니다.
이글을 쓰고있는 지금도 그렇구요.
밥먹을때도 스스로에게 배고프다고 부모님이 보내주신돈으로 또 밥은 쳐먹네. 이런 질문들을 합니다.
뭐가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요? 제발.. 제발.. 저의이런 모든고민들이
20살때했던 혼자 세상다산것처럼 고민하던 제발 철없는 고민중에하나였으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손발이 오그라들어도 좋으니 제발 그냥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철없는 고민들중 하나였으면 좋겠습니다.
뭐 또 지랄 염병한다고 눈물이 나오려하네요.
이만적을께요.
긴글 읽어주셔서감사합니다.
'에라 븅신아 그시간에 책이라도 한자봐라.이 한심한새끼야','너 믿고 돈 보내주시는 부모가불쌍하다'
를 비롯해서 이세상의 모든악플을 다 받을 준비가되어 있습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