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인이나 관리인을 뜻하는 마름이란 게 있다. 지주를
대신해서 누구에게 얼마나 땅을 빌려줄지를 마름이 실제
로 결정하기 때문에 소작인들 위에 군림하며, 소작료를
저 마음대로 조작하여 지주에게 갈 돈을 횡령하기도 한다.
주인에게 잘보이는 게 첫째고, 그 다음엔 소작인들에게서
받아낼 수 있는 모든 걸 받아내는 것, 이게 그들의 일이다.
아무리 더러운 행패를 부려도 주인만 눈감아주면 누가 뭐
라고 할 수도 없으니, 그들에게선 사람의 마음이란 게 점점
더 없어진다. 벌레 취급을 받더라도 먹고는 살아야 하는 더
러운 세상이라 마름놈의 권력은 점점 커져만 가고, 자신의
운명이 주인의 마음에 달렸다는 사실을 잘 아는 마름놈은
새로운 것, 좋은 것으로 주인의 환심을 사기에 여념이 없다.
끼니도 잇기 힘든데 더 뜯을 궁리나 하고, 절이나 하고있고,
야속하고 억울해도 참아라 소작인들아,, 그 놈은 마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