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자전거 도둑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범인은 끝까지 거짓을 섞어 진술하네요.
게시물ID : gomin_10642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쥐를품은닭
추천 : 10
조회수 : 1110회
댓글수 : 65개
등록시간 : 2014/04/16 03:49:19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오유에 글을 남기네요. 
쵸큼 많이 어이없는 도둑아이가 제 곁에 찾아왔기 때문에
글을 남겨봅니다.

흥미로운 스또오리이지만 길어질 것 같아 먼저 간단 요약을 드리자면,

1. 자전거 도둑 검거.
2. 자전거 도둑은 "자물쇠 없이 지하 아파트 단지 자전거보관소에 있던 자전거를 훔쳤다고" 진술서를 작성.
범행 자체는 인정하나  범행내용에 대한 끝없는 거짓말. 하지만 전 cctv 영상이 있어서 도둑은 영상 속에서 제
자전거와 함께 검은 자물쇠를 빛내고 있네요.
3. 이 아이를 어떻게 할까요?

오랜만에 자전거를 도난맞았습니다.
자전거를 도난 맞은 사실을 안 즉시 동네탐문과 경찰신고를 하였고
단지 내 cctv를 이용하여 범행시각을 스스로 조사하였습니다.
동네 파출소에서 신고 이후 바로 도난 현장에 나오셔서 간단한 조사를 하시고 갔지만
순경분들이 바빠 보이시더라구요.

다행히 범행인원들과 시각을 영상으로 확보하였습니다.
cctv를 확인하는 시간이 인생이 아깝다고 여겨졌지만 인내를 가지고 찾아보았습니다.
4명이서 털었더군요.
그리고 영상에 대한 증거물 전달을 위해 경찰관 분들이 다시금 저희 단지에 오시면 좋겠다고 연락을 드렸죠.
그런데 그 때에 저희 단지 앞을 지나가는 제 것과 흡사한 자전거를 발견하게 됩니다.
쫓아가서 확인, 제 것임을 인지하고 범인을 낚아챘네요.

18살짜리 고2더라구요. 이 자전거를 줏었다고 하하.
저와 용의자가 이야기를 나누며 범행이 이루어진 장소로 가는 동안
영상확보를 위해 출동하신 경찰두분께서 오셔서 용의자의 신원을 확보하시고 용의자가 이야기한 자전거를 탈취한 장소에 
가보았습니다. 물론 이 장소는 나중에 거짓말로 용의자가 다시 번복진술하였습니다.

다른 나이 많으신 경찰분께서 용의자를 데리고 있고 
저는 젊은 경찰분과 함께 씨씨티비 영상 확보를 위해 경비실에 들렸습니다.
CCTV 파일 원본을 가져갈 줄 알았는데 그러진 않으시더라구요. 
자신의 폰의 카메라를 이용하여 모니터상의 범행모습들을 담아갔습니다.

나이 드신 경찰분이 오셔서 아이는 보냈다고 하시더라구요.
용의자의 신원을 확보하였으니 나중에 조사한다고 보냈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경찰분들은 다시 순찰차로 동네 순찰하러 가셨구요.

그 아이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싶었는데 아쉽더라구요.
하지만 아이가 어디선가 기다리고있었는지 제게 다시 경찰들과 헤어지자 마자 나타났습니다.
죄송하다네요.
먼저 처음에 저한테 걸렸을 때에, 오늘 노상에서 자전거를 탈취했다고 최초에 이야기했는데
그것이 거짓말이었다고 이야기를 하며 죄송하다고 하네요.
제가 영상에서 확보한 범행시각에 찍힌 영상의 그놈들이 자기랑 친구들이 맞답니다.
경찰관께도 그렇게 진술하였답니다. 자기가 훔쳤다고. 
즉 월요일날 범인을 제가 잡았고 지난주 토요일밤 23시 반경 범행을 저지른 시각에 
자기가 자전거를 훔쳤다고 하네요.
하지만 제가 얌전히 묶어두었던 애마를 절단기 등을 사용해 훔친 게 아니라, 그 자전거가 자물쇠 없이 누워있었고
그냥 그것을 훔쳐서 달아났다고 저에게 말하더군요.

구라를 찰지게 치는 그 솜씨에 감탄하여 이 친구의 진실과 거짓의 경계는 어디까지인가 궁금해져서
사건의 자초지종을 모두 이야기하라하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하지만 으레 거짓말쟁이들이 그러하듯이
말을 짜맞추느라 뭐 제대로 말하는 게 없더라구요.
바로 그제 저녁과 어제의 일들을 잘 기억이 안난다며 이야기하는 그 모습들은 20대에도 젊은이들은 노인성 치매를 앓을 수 있다는 
지난날의 뉴스 기사들을 떠올리게 해주었습니다. 저는 영상을 확보하고 있는데 자신의 활동 동선도 모두 거짓으로 말하는 모습이 
애처롭더라구요.

심지어 자기가 도둑질한 자전거를 토요일밤 23시 반경 도둑질하고 일요일낮 오후에 다시 잃어버리고 월요일 아침에 다시 이동네에서
찾았다는 백만불미스테리 스러운 이야기도 하더라구요. 아주 운이 좋은 녀석인가 봅니다.
자신이 도둑질 하여 얻은 자전거를 밖에 방치하여두었다가 다시 도둑맞고
월요일인 사건당일 아침 아파서 조퇴하고 병원을 갔다오며 이 동네에서 자신의 느낌적인 느낌으로 다시 찾아서 타고 다니다가
저한테 걸렸다고 하네요.
오호라, 대단한 행운아입니다.
이틀에 걸쳐서 동일한 자전거를 두번씩이나 자물쇠없이 방치되어있는 것을 목격하고 찾아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능력.

이 아이의 소설적 상상력에 경의를 보내며
우리나라의 구라쟁이계의 미래는 밝다는 확신을 느꼈습니다.
아무쪼록 끝까지 자기가 자물쇠가 채워져있는 자전거를 훔친건 아니라고 하는 이 아이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집에 보내줬습니다.
전 경비실에 가서 하하호호 경비실 아저씨들과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 용의자X 는 이네 경비실을 지나 밖으로 나가더니 곧이어 친구들과 함께 다시 들어오더라구요.

하, 아주 태연히 걸어들어오는 그 녀석들은 아까 범인이 지목한 범죄현장에 같이 있던 그 공범애들이었습니다.
갸들한테 가서 자전거 훔친 소감을 물었습니다.
한 녀석은 죄송함의 코스프레를 하는 매너를 보였지만 한 녀석은 자신의 오토바이 절도 경력을 이야기해주며 어떠한 코스프레도 안하고 
당당하더라구요.
어떠한 죄의식도 없는 이들의 태도는 우리시대의 어른들의 모습의 재탕이었습니다.

그리고 화요일인 오늘 저는 이 친구를 또 만났습니다. 
월요일 오전 11시경 제가 범인을 잡고 사건을 형사과로 인계한다며 가신 파출소 경찰분들이
넘긴 사건이 화요일 아침 경찰서에 인계되었다고 하더라구요.
형사분과 통화를 하였고 역시나 형사분은 바빠보이셨습니다.

이 친구를 만나서 나는 영상이 있는데 너는 왜 거짓말을 끝까지 하느냐 라는 질문을 하였습니다.
두명이 훔치러 들어가 훔친 영상이 확보되었는데 지만 들어가서 훔쳤다고 했거든요.
그것도 그 아이가 말한 동선이 거짓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친구는 결국 끝까지 거짓을 고하더군요. 
자물쇠를 달랑거리며 제 자전거를 훔쳐 달아나는 영상이 있는데도 자물쇠가 없이 누워있던 자전거를 훔쳐서 달아났다고 하더라구요.
거짓과 사실의 경계에서 춤을 추는 아이가 측은하기도 하였습니다.
훔친 토요일밤의 다음날인 일요일과 월요일의 동선, 즉 자신이 다시 자전거를 잃어버리고 다시 찾았다는 이야기도 역시 다 거짓이었다고까진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하지만 끝까지 "자물쇠가 없는 자전거를"훔쳤다는 거짓말을 철회하지 않네요.
자물쇠와 제 자전거를 가지고 유유히 저희 단지를 누비는 그들의 모습이 제게 있는데 말이죠.

그 아이의 매형이라는 사람도 나와서 이야기를 하는 통에 흥미를 더했습니다.
매형은 자신의 친척된 권한으로 아이의 싸다귀를 갈구고 이야기를 시작하더라구요.
강력한 스매싱에 용의자의 눈가엔 눈물이. 스스로도 소년원을 6번 갔다와서 이런 일을 저보다 잘 알거라고 이야기하던
그 매형이라는 사람의 언행을보아 저에게 무력시위를 한다는 강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스매싱은 찰지더군요.

저는 범인을 파출소에 신고할 때에
처벌원한다는 신고를 하였기에  이제는 경찰서 형사계 형사님들이 해결해주실 사건이겠지만
범인의 상태가 처벌의 경감에 영향을 미치기에 저는 아이의 진실을 보고싶었습니다.
하지만 레알 거짓말에 대한 철회가 없는 모습에 실망을 느꼈네요.
어제 저한텐 안 터지고 오늘 지네 매형한테 줘터진 그 아이는 결국 거짓을 고하였고 
저는 이 아이에대한 처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네요.

대한민국이 소년범죄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라는 걸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아이를 위해, 이 나라를 위해
그리고 빡친 저를 위해 어떻게 사태를 해결해 나갈지 고민이 되네요.
자전거를 좋아하여 기백만원의 자전거가 있지만 도둑맞은 자전거는 삼천리 소울 모델로 30만원짜리 모델입니다.
자전거를 도둑맞았을 때의 분노에 대해선 모두들 아실거라고 믿습니다.
하하하하 범인을 찾아 줘패고 싶은 욕구는 선량한 저희들의 몫이지요. 

자전거는 어느정도 맛탱이 간 상태로 기어 변속에 문제가 조금 있고 기스가 심해지고 까져서 돌아왔네요. 
자물쇠는 범인의 거짓진술 속에선 애초에 없었고 제가 확보한 영상을 근거로는 얘네들이 어디다 갔다 버렸겠지요.

오유분들의 의견을 청해봅니다.
이 아이가 이미 자신이 자물쇠없이 자전거 보관소에 있던 자전거를 훔쳤다는, 왜곡되었지만 범행의 진실 일부를 인정하는
진술서를 썼구요.
저는 진실의 규명을 원하는 바입니다.

일단 경찰서에 일임할테지만, 우리나라에 범죄가 가득하여 경찰관분들이 밤낮없이 불철주야 노력하시지만 
시간이 없어서 이러한 경미한 사건들에 시간을 내기가 어려우실듯하니 
제가 파악가능한 진실규명을 위한 노력은 해보려 합니다.
저에겐 신경쓰이는 제 사건이지만 형사분들껜 수많은 자잘한 사건들 중 하나일 것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토요일밤23시 반경 범행을 저지르고 이틀 뒤 월요일 아침 11시경 저에게 잡힌 범인이, 
사건 용의자가 학생이며 이미 범행사실을 진술을 했으며 부모들의 신원보증이 되었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학교에 안가는 주말에 수사를 진행하신다는 형사님의 말씀이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이런게 인력부족에 시달리는 대한민국 경찰분들의 현실이겠죠.
바늘도둑이 소도둑되고 자전거 절도범의 재범율이 80%에 이른다는 우리의 현실은 
그냥 이 사건을 넘기기에 저에게 똥싸고 안 닦은 듯한 찝찝함을 주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