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냥이를 친구에게 보내고 냥이를 못 더듬어 생기는 떨림은 옆가게 사진관에 가서 해결했어요.
사진관사장님도 원래 고양이를 키우던 분이 아니고
저희 삼촌가게 앞에 버려진 애를 떠맡아서 키우다보니 동네유기묘 집합소가 되어 냥이가 여러마리 있었어요.
그 중에 넷째 깜순이가 나중에 제 첫 냥님이 되십니다^^
2008년 4월 19일 구서 새벽시장에 갔던 저희 삼촌은
누군가 차를 잠깐 세워서 박스하나를 버리고 가길래 뭔가 하고 들여다봤더니 새끼고양이더랍니다.
그걸 그대로 들고와서 사진관에 넘겨버리는 바람에 사진관사장님은 얼떨결에 젖먹이를 맡게 됐어요.
아시다시피 젖먹이 수유는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서
주간은 사진관, 야간은 저희집 이렇게 탁묘를 시작했습니다.
이름은 박스에 적힌 이름따라 신이, 토이, 불이.
요렇게 생긴 놈들입니다^^
4/19 왼쪽부터 토이, 신이, 불이
4/19 토이와 불이
4/23 단추구멍이 열리고 난 뒤
분유를 타서 먹이는 건 하루이틀만에 익숙해졌는데, 제일 힘든 건 배변유도였습니다.
사진관사장님은 휴지로 톡톡쳐서 똥을 쑥쑥 뽑아내는데, 집사람이랑 저는 잘 안되더라구요 ㅎㅎ
그거 제대로 못해주면 똥꼬도 빨개지고 아깽이는 나죽는다고 빽빽거리고...
정신 없었지만 너무 귀여워서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
저희는 탁묘만 맡았기에,
그때 당시 사진관에 고양이보러 자주 오던 부산대여학생(사진관 다섯째인 우다를 입양함)이 입양을 알아봤어요.
신이는 5/2 대연동에 사시는 분이 둘째로 데려가셨고,
토이는 미대다니는 여학생이 나중에 들어온 똘똘이랑 같이 데려갔고, (지지도 데려감)
불이는 우다엄마가 데려갔습니다.
이 때도 아직 입양신청서라던가 연락처 교환이라던가 입양사진이라던가
이런 걸 안 할 때라서 기록은 하나도 없지만,
신이 데려가신 분은 인상이 아주 좋으셨고, 토이 데려간 학생도 고양이를 정말 사랑했고,
불이 데려간 우다엄마는 말할 필요없는 고양이빠이니 다들 잘 지내리라 믿습니다.
그럼 신이 사진부터 올려볼께요.
4/19 도착한 날. 이렇게 작아도 셋 중엔 제일 크고 힘도 좋았어요.
4/19 요건 배변유도하는 자세. 나 죽는다고 소리지르고 계십니다.
4/20 잘 묵고 잘 잡니다.
4/23 못난 듯 안 못난 신이는 머리도 크고 덩치도 컸지만 귀욤귀욤은 감출 수 없었죠. ㅎ
4/27 몸에 힘 좀 붙었다고 뒷목잡으면 저렇게 온 몸에 힘을 줍니다.
4/28 눈이 커지면서 미모가 드러나기 시작하네요.
5/2 성격이 좋아서 분유먹을 땐 듬직~합니다.
5/2 정말 이쁘시지 않나요? ㅎㅎ
그 다음은 토이 사진.
4/19 무늬가 멋진 것이 호랑이로 자랄 듯 합니다.
4/27 며칠 새 훌쩍 컸어요. 요만할 때는 아직 발톱을 넣을 줄 모릅니다.
4/27 우유내놔~~!!!
4/29 한달도 안 된 것이 벌써부터 고기를 탐하고 있어요.
5/2 무념무상 분유흡입
5/2 입가에 묻은 것 좀 보세요 ㅎㅎ
5/2 착한 애긴데, 깡패같이 나왔네요.
5/7 화보가 따로 없습니다.
5/7 크면 분명히 인물로 집사여럿 휘어잡을 겁니다.
5/7 오메 이쁜거~~
다음은 불이. 별칭 불마담입니다.
4/19 불이는 얼굴무늬가 너무 특이한 예쁜 삼색아가씨입니다.
4/23 배불리먹고 떡실신
4/23 불이는 철벽녀
4/27 미모포텐 터지기 직전
5/2 경국지색이 따로 없습니다. 너무 예뻐요~
5/7 이동장 안에서
5/9 점점 또리방해지는 얼굴
5/23 이 사진 때문에 별명이 불마담이 됐어요. 너무 요염하죠? ㅎㅎㅎ
5/23 뭔가 세상을 알아가는 듯한 눈빛^^
저희 둘째 콩양이 불이랑 사이가 좋았어요. (콩이는 입양을 못 가서 나중에 둘째로 들였습니다.)
2008/9/21 우다엄마네 집에 놀러가서 뵙고 왔습니다.
2008/9/21 이 인간들은 오랜만에 보는데 매너가 꽝이네요. ㅎㅎ
2010.8.1 우다엄마가 불마담을 모시고 저희집에 놀러왔습니다.
불마담월드에서는 여왕대접받고 집사에게 하대를 하며 우아한 생활을 하셨는데,
이 이상한 집에 오니까 오자마자 뒷목잡혀서 귀청소 당해서 상당히 불쾌하십니다.
하지만 간식이 나타난다면...
지금은 우다엄마도 저 멀리 충청도 본가로 가서 불마담을 볼 순 없지만 잘 지내시리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