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늦게 끝나서 주차 자리가 없어서
동네를 한바퀴 돌다보면 항상 커버를 씌어 놓은 차가 주차되어 있는 걸 보거든요.
몇 주간 계속 그랬죠.
조금 주의 깊게 살펴보니 주간에는 전혀 보이지 않고 야간에만 주차 위치가 조금씩 바뀌어 가며 서 있더라고요.
바퀴까지 커퍼를 씌어나서 차종도 색깔도 잘 모륵겠고요...
근데 그 차를 지나갈 때마다 매번 싸한 느낌이 드는 거에요.
살인...
뺑소니???
별별 생각이 다 드는 거에요.
그렇게 한 달 가량 그 차를 매번 보게되니 궁금해서 도저히 못 참겠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그 차 커버를 벗기고자 결심했죠.
이때 왜 그랬을까....
결국 며칠 고민 끝에 저는 어느새 그 차 앞에 있게 되었어요. 막 날이 밝기 시작할 때 쯤이었죠.
가까이 가서 보니 밤에는 안 보였던 커버 위에 글씨가 보이더라고요.
"절대로 벗기지 마시오."
그 경고를 무시하는 게 아닌데...
순간 고민이 빠졌다가 저는 쇠뿔도 단김이라고 눈 딱감고 커버를 벗겼죠.
차색은 은색, 차종은 옵티마.
그런데 유리 창 썬팅이 진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거에요.
몸이 온통 땀으로 젖었는데, 좀 허무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두 손을 모으고 최대한 차 안을 살피기 위해서 노력했죠.
그리고 그 끔찍한....
데쉬보드 위의 붉은 색 메시지와 마주치게 되었죠.
"읽지 말랬잖아 이 오징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