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오베에 있는 비행기에서 만난 진상얘기 보고 생각나서 저도 글을 써 봅니다.
폰으로 쓰는거라 띄어쓰기, 오타가 있더라도 양해부탁드립니다.
저는 일본에서 취직해 살고 있구요..
몇년 전 한국에 돌아갈 때 비행기 옆자리에 앉으신 할아버지 이야기입니다.
전 비행기타기 전 기다리는게 싫어서 한 시간 전쯤에 도착해 티켓팅을 합니다.
그 날도 거의 막바지에 가서 티켓팅을 하니 그날이 만석이라 세 자리 연석 중 중간 자리밖에 안 남았더군요.
그래서 거기로 좌석을 정하고 비행기에 탔습니다.
전날 잠을 잘 못자서 입국 카드를 받고 나중에 쓰려 좌석 포켓에 넣어 둔 후 잠을 청했는데요.
갑자기 옆에 계신 할아버지가 저를 툭툭치며 깨우는 겁니다.
처음엔 펜이 있냐고 물으셔서 펜을 거네드리고 다시 자려하는데 또 다시 툭툭 치며 입국카드 어떻게 쓰는거냐고 물으셨습니다.
연세가 있으셔서 어려운가보다 하고 친절히 가르쳐드렸습니다.
여기까지 하니 저도 잠이 좀 깨서 제꺼를 작성하고 있었어요.
그러니 제가 작성하는 내용을 보면서 어디 사냐고.. 자기는 ㅇㅇ(비싼동네)사는데 그러면서 말을 걸더라구요.
자기는 침 놓는 사람인데 신오쿠보(한인타운)에 몇 달간 침 놔주러왔다고.
중국에서 한의학 배우고 한국에서 아주 잘 나갔다고 지금 집도 매우 잘 산다고 그러더군요..
그러면서 일본 사람들은 다들 짠순이, 짠돌이고 신오쿠보도 예전만 못 해서 돈 벌이도 안 된다며 이런 저런 일본 욕을 하더군요.
저에게는 일본에서 일할 생각 말고 한국에 가서 시집이나 가라구요..
그렇게 돈도 많으신 분이 왜 저가항공을 타고 가는지, 왜 일본까지 비자도 없이 돈벌러 왔는지 싶었지만 그냥 대충 흘려듣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승무원이 뭐 마실지 물어보는데 한국 비행기였는데도 저한테 주문을 하는겁니다..;;
어쩔수 없이 제가 대신 주문해 드렸더니 다 마시고 또 제 테이블에 다 마신 캔을 놓는겁니다..
무슨 내 테이블이 쓰레기통도 아니고..ㅋㅋ
그러고 도저히 못 참아서 화장실 잠시 갔다가 일부러 말 못걸게 책을 꺼냈습니다..
그러니 일본 소설책 읽냐고.. 일본은 문학도 쓰레기라며 입에 거품을 물고 얘기하는겁니다.
사실 제 다른 옆자리엔 일본인 여자가 앉았었는데 혹시나 알아들었을지 불안하고 민망했습니다.
그러다가 또 얘기가 넘어가 집에는 어떻게 가냐고 물으시더라구요.
집에서 부모님이 공항에 마중나오기로 했다..라고 하니
그럼 비행기 내려서 당장 아빠에게 한국 돌아가겠다고 좋은 짝 소개시켜 달라고 하라더군요.
거기서 제 인내심이 바닥나서 됐다고, 나 일본에서 사는거 좋고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 없다고 딱 잘라말하고 눈 감고 무시했어요.
그러니 심심했는지 가방에서 침놓는 세트같은거 꺼내며 저에게 자랑하려고 계속 궁시렁대시던데 아예 도착할 때까지 무시해버렸어요..
거의 비행시간 두시간 남짓에서 한시간 반을 상대하고 나서 생각하니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시간도 아깝고..ㅠㅠ
나름 서비스직에 종사하고 있어서 연세도 있으신데 외국나와서 얼마나 힘드셨을까라는 생각에 잘 해드린건데..
너무나 그 태도에 화가 났었습니다.
에공..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두서없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