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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친목에 관한 고찰
게시물ID : freeboard_9978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심한닉네임
추천 : 4
조회수 : 14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7/22 02:31:25
처음뵙겠습니다.

그동안 눈팅만 하다 여러가지 일들로 각종 커뮤를 접하고 드디어 오유에도 눈팅이상의 뭔가를 해보기로 한 소심한닉네임이라고 합니다.


아시는 분은 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무갤에 상주하던 지박령이었고 무갤에서 일어난 몇가지 사태를 바라보며 친목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근데 오늘 친목논란으로 후끈한 글이 있어 염치불구하고 한번 글 써볼까 합니다. 뉴비주제 눈팅도 없이 글 써서 죄송합니다. 혹시라도 뭔가의 규칙을 어긴다면, 물들어온 김에 의견 내려다 저지른 실수겠거니 하고 너그러이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는 불과 얼마 전까지 커뮤의 ㅋ 도 모르는 눕눕이었습니다. 그러다 ㅇ모 카페사태 때문에 무갤로 커뮤질에 첫 발을 딛게 됐죠. 그러다 친목이라는 개념을 처음 알게되고 심각하게 고민해 봤습니다.

'애초에 커뮤니티라는 곳이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이룬 사회/단체/집단일 터인데, 그 안에서 친목을 저렇게 배척하는 이유는 뭘까?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뭐 의외로 답은 간단히 찾긴 했습니다. 친목질로 뉴비들이 모르는 그들만의 리그가 생기고, 그러다보면 뉴비는 줄고 커뮤는 망한다.. 뭐 이런거요.

납득할 수 있었지만, 그거에 대한 해답도 결국 따뜻한 마음과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해줄 커뮤내 한두명인 만큼, 애초에 존대와 예의를 중시하는 오유에서 조차 그렇게 배척당하는 이유로는 조금 부족해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ㅇ모 카페사태를 거치면서 저만의 작은 해답을 냈습니다. 아마 여기 계시는 많은 분들이 아시리라 믿습니다만, 한번 끄적여 보겠습니다.




아까 말했듯, 커뮤니티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천인천색의 사람들이, 천인천색의 동기로 커뮤에 옵니다. 그리고 그들중에는 자신의 의견에 동조해주는 사람의 존재, 자신을 칭찬하고 개념있다고 추켜세워주는 사람의 존재가 중요한 분들도 있죠.


그러다보면, 그 과정에서 어떤 특정 화제나 이슈에 대해 자기 생각을 말하고 그거에 동의를 구하는 분, 또 그 의견이 타당하다고 생각해 동의를 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이른바 여론의 형성이죠.


여론이라는건 대부분 어떤 힘센 어둠의 조직이 조작하는 것 보다 힘없는 개인들이 짤막하게 의견을 내는 것이 모여서 생깁니다.

문제는 그 과정의 '개인'들이 남의 의견에 휩쓸리기 쉬운 사람들이 많고 그렇기에 특정한 이슈에 한해 제한적으로라도 조작이 가능 한 것이죠.


그리고 친목질은, 그 조작을 쉽게 해줍니다.


친목으로 인해 어떤 유저가 다른 유저와 우호적인 관계가 된다면, 그 유저의 발언에 대해 조금 더 우호적으로 생각하거나 설령 동의하지 않더라도 직접적인 태클보단 소극적인 의문제기정도로 끝날 가능성이 많아집니다. 그리고 그것이 1:1을 넘어 다수와 다수의 연계가 된다면, 그 집단은 개인의 의견에도 쉽게 어떤 여론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집단 내 어느 개인이 의견을 내면 그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관계를 위해서라도 조용히 있고 동의하는 사람들은 관계도 다질겸 더더욱 강하게 동의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 사람과 친한 몇명중에 찬성파가 생기고... 뭐 대충 어떤건지 보이실 겁니다. 만약 최초의 개인이 어떤 특정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의견을 냈다면 그게 여론 조작이겠죠.


하지만 놀랍게도, 여기까진 그다지 나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특정 경우엔 긍정적일 수도 있죠. 만약 개인이 선행을 위해 의견을 냈다던가 한다면 오유같은 대형 커뮤니티에선 정말 눈덩이처럼 선함이 쌓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알듯, 그 중에 반드시 몇몇 나쁜 의견, 위험한 의견들도 나올 수 있습니다. 때론 그게 오유같은 커뮤니티를 순식간에 몰락시킬 수도 있겠죠.

그런 의견은 물론 운영자의 선에서 제지가 돼야 합니다. 하지만 과연 어느 누가 의견이 관리자에 의해 제제되는 커뮤니티를 원할까요? 특히 찬반양쪽에 나름대로 논리가 있는 내용이라면 더 할 것입니다.


말인 즉, 운영자는 친목이라는 새싹으로부터 자란 정치의 나무에 맺힌 여론이라는 열매를, 설령 그것이 썩은 것 같아도, 제제할 수가 없다는 겁니다. 그래놓고 만약 그 썩은 과일로 피해자가 나온다면, 그건 모두에게 불행이겠죠.

마찬가지로, 정치질이라는 것도 막기 힘듭니다. 이미 친목이 형성되 음지에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그러면 그건 이미 개인의 자유 수준이 돼버리니까요.


그렇기에, 대부분의 커뮤에선 아예 어린왕자처럼 새싹을 뽑는 방법을 택합니다. 친목을 금하고 친목부터 제제하는 거죠.

운영자가 안하더라도 회원들이 합니다. 그게 안되면 뭐... 어디 카페나 어느 사이트처럼 되겠죠.



이상이 친목에 관해 제가 얻은 답입니다.

헌데 저는 여기서 또 하나의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썩은 과일, 위험한 의견을 운영자가 제제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게 일반 유저라면 어떨까요? 그거야말로 집단적 지성에 의한 도덕 아닐까요? 

물론 그 일반 유저들이 모 사이트나 카페처럼 열에 아홉은 삐뚤어진 사람이라면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유님들 자신들을 돌아봐 보세요. 여러분은 지금 어디에 계신가요?


오유입니다.


뭇 커뮤에서 답답하다고 욕해도 꿋꿋하게 삐뚤어지지 않은 도덕을 꾸준히 지지하고 지켜낸 곳입니다. 이런 곳의 회원님들이 그 썩은 의견 하나 스스로 못 잡아낼까요?


물론 그렇다고 친목을 내버려두고 조장하자, 이게 아닙니다. 분명 위험할 수 있는 일은 아예 시작을 안하는게 득책이겠죠.


하지만 작금의 상황을 보세요. 분명 하나하나 타당한 이유는 있겠습니다만, 여러가지의 규제와 잣대들이 모여 어느새 거대한 룰북을 만들고 경직되어 신입에겐 부담스러운 오유를 만들고 있습니다. 과도한 숙청과 지나치게 엄격하고 깐깐한 잣대는 여러분 스스로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오유님들. 부디 스스로를 신뢰해 주세요. 조금의 믿음과 융통성을 가지고, 그러나 필요할땐 가차없이 도덕의 잣대를 빼들 용기는 잊지 않은채로 오유에 오셨으면 합니다.



말씀드렸듯 저는 뉴비입니다. 잘 모르고 한 소리가 누군가의 기분을 상하게 했을 수도 있습니다. 자체검열같아 보여도 사과드립니다. 다만 이토록 크고 도덕을 중시하는 커뮤니티가 지나친 경직으로 까이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에 욕먹을 것을 감수 하고 적습니다.



다시한번 뉴비주제 글 써서 죄송합니다. 장문이라 죄송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없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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