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논란 제조기'인 엠넷 힙합 서바이벌 '쇼미더머니 4'의 프로듀서들이 최근 한 참가자의 선정적인 퍼포먼스에 항의하며 녹화를 중단했던 사실이 알려졌다.
타블로-지누션, 산이-버벌진트, 박재범-로꼬, 지코-팔로알토 등 심사를 맡은 프로듀서들은 지난 11일 녹화에서 래퍼 블랙넛의 선정적인 랩 퍼포먼스에 "이건 아니다"고 문제제기를 해 수시간 동안 녹화가 중단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블랙넛이 이날 선정적인 랩과 함께 죽부인을 들고 나와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를 펼친 무대였다.
현장에 있던 한 가요 관계자는 프로듀서들이 "이러한 퍼포먼스가 랩 배틀에서 필요한지 의문이다. 여러 논란과 질타를 받는 상황이고 지켜야 할 선이 있는데 이건 아니지 않나.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작진에 항의하며 제동을 걸었다고 밝혔다.
이에 프로듀서들은 제작진과 대기실로 자리를 옮겨 프로그램의 문제점과 방향에 대해 3~4시간 가량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앞서 위너의 송민호가 여성을 비하한 랩으로 지난 10일 방송 직후부터 비난 여론에 휩싸인 상황이었다.
또 표현의 자유는 중요하지만, 일부 래퍼의 사회 정서에 반하는 랩이 힙합 문화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그간의 고민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무명에 가깝던 블랙넛이 프로그램 예선에서 욕설이 담긴 랩에 바지를 내리는 퍼포먼스로 주목받았고, 이후 그가 언더그라운드에서 선보인 저질 랩 가사까지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
그가 선보인 랩 가사에는 여성 비하는 물론 음담패설 수준을 넘어선 가사가 서슴지 않고 등장한다.
또 '하이어 댄 이센스'(higher than Esens)란 곡에서 대선배인 타이거JK의 부인이자 선배 래퍼인 윤미래를 성적으로 '디스'해 관심을 받으려 했다.
'내 미래는 XX 클 거야 엄청/ JK 마누라 껀 딱히/ 내 미래에 비하면 아스팔트 위의 껌딱지/ 니 노래를 듣고 있음/ 복장이 터질 것 같아~'란 가사에서다.
제작진이 이미 저질 랩 가사를 쏟아낸 블랙넛을 악동 캐릭터로 포장해 이번 시즌의 스타로 띄운 터라 이 장면을 어떤 방식으로 편집해 내보낼지는 미지수다.
물론 아예 전파를 타지 않을 수도 있다. 송민호가 여성을 성적으로 비하한 랩을 그대로 내보내 제작진이 한차례 뭇매를 맞았고 편집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사과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 지난 17일 방송에선 '논란을 일으켜 정말 죄송합니다. 쇼 & 프루브(Show & Prove), 한국 힙합 발전에 보탬이 되는 쇼미더머니가 되겠습니다'라는 자막도 내보냈다.
그러나 이날 녹화 현장에 있던 한 가요 관계자는 "이 무대가 블랙넛과 한 출연자의 경쟁 구도가 시작되는 중요한 장면이어서 제작진이 어떤 방식으로든 내보낼 가능성이 크다"며 "만약 이 장면을 여과 없이 내보내면 제작진이 논란을 즐기는 상황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