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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목사 아들입니다. (스압)
게시물ID : freeboard_10577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빛을쫓아
추천 : 2
조회수 : 47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9/14 00: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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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세요 22살 아직 군대도 못간 교회 목사 아들입니다.

최근 야간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우연히 오유에 접속하게 되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글을 어느 게시판에 올릴지 몰라 일단 자게에 올립니다.

제가 목회자의 아들로서 있으면서 겪어던 일들을 간략하게나마 좀 풀어보려고 합니다.

저는 신학생이시던 아버지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신학대학을 졸업하시고 얼마지나 전도사가 되시고 그리고 목사 임명을 받으시며 목사님이 되셔서 저희 가족은 서울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교회 이름은 말씀드리지 못하겠습니다만 우리나라에서도 손가락에 들어가는 큰 교회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곳에서부터 진정한 교회의 폐단을 체험하였습니다.

그것을 순서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1. 파벌과 권력싸움 : 당연합니다. 작은 교회도 갈라져서 싸우는 경우가 허다한데 큰교회는 더 심한 편입니다.

온갖 권모술수와 말하기 껄끄러운 그런 일들이 벌어집니다.

제발 이 글을 읽고 계신 교인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교회는 정치질 하는 곳이 아닙니다. 제발요. 교회는 정치질 하는 곳이 아니란 말입니다.

이것 때문에 환멸을 느끼고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을 너무나도 많이 보아왔습니다.

성경에 이런 구절이 나오지요.

누군가를 시험에 들게할 바에야 차라리 멧돌을 줄로 목에 매달아 바다에 몸을 던지라고요.





2. 예수님 자리를 대신하는 목사 : 부목사가 아닌 담임 목사님을 말합니다.

그 분은 마치 왕처럼 연예인처럼 혹은 교황처럼 거의 대다수의 교인들의 지지를 받으며 우상처럼 받들어집니다.

그분과 악수를 하는 청년들은 마치 인기스타와 악수한 듯이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을 저는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습니다.

나이 드신 교인분들이라고 예외는 아니죠.





3. 부목사 사모들 : 정말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습니다만 마치 그들이 모이면 수다와 함께 끝도없는 소문 부풀리기가 시작됩니다.

대표적인 예로 저희 어머니께서 옷 잘입는다고 몇몇 사모들 사이에서 아주 신나게 까였답니다.

비싼 옷 입는게 아니냐 너무 튀지 않냐 돋보이고 싶어서 그렀냐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애들도 아니면서 유치하게 뭐하는 짓인지........

정작 저희 어머니께서는 선물받은 옷이나 몇만원 짜리 옷만 입으시며 패션 감각으로 옷 조합을 잘했을 뿐이지만요.




4. 목회자 자녀들을 향한 율법주의적 시선(편견) : 미칩니다. 제가 이것 때문에 지금도 몹시 힘듭니다.

몇몇 교인들은 색안경을 끼고 저희들을 바라봅니다.

언제나 저희들의 꼬투리를 잡기에 바쁘고 제가 무슨 위대한 성인쯤 된다고 생각하는지 "목사 아들이 말이야~" 항상 이런식으로 욕하고 비방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정작 저희들이 교인들을 위하여 교회를 위하여 헌신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기면서 말이지요.

솔직히 말하자면 좀 속된 표현이라 죄송합니다만 정신병자들 같습니다.

집단 광기에 전염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국민들을 보는것 같아요.

저는 목사 아들이기에 공부도 잘해야되고 착하고 인사성 바르고 사회적 도덕적으로 완벽해야 하며 기도도 잘해야 되고 성경 말씀도 잘 알아야 되고 저의 헌신과 봉사는 당연한 것이며 실수와 잘못은 결코 용납되지 않습니다.

화라도 냈다간 그건 순식간에 소문을 타고 부풀려져서 저는 천하에 둘도 없는 상놈의 자식이 되어 매장되는건 순식간입니다.

쉬운 예로 아들이 화를 내서 교회에서 쫓겨나는 부목사님이 있었습니다.

우스운 것은 그 목사 아들이 왕따 피해자였다는 겁니다.

기가 찰 노릇이지요.

여러분 저 사람입니다.

사람이에요.

저 진짜 사람이에요.

평범하디 평범한 사람입니다.

저는 화내면 안됩니까? 저는 저런 부조리에 저 사방에서 죄여오는듯한 압박감 속에서 약간이라도 송곳을 내밀면 안되는 겁니까?

저도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울고 욕을 듣는다면 기분이 나쁘고 악의적인 상황 속에서 분노합니다.

저번에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속에서 인터넷도 않되는 고장난 노트북으로 예배중에 자막을 띄우고 있는데 예배가 끝나고 탈진해서 쓰러진 저에게 어떤 집사님이 오시더니 대뜸 이말부터 하시더군요.

"야야 너 글자 틀렸더라."

참고로 말씀드리면 대타도 없이 저 혼자서 아동부 오전예배 오후예배까지 혼자 담당하고 있습니다.

인터넷도 않되니 인터넷 성경으로 구절 복사는 당연히 않되며 일일히 글자를 타이핑해야 됩니다.

그 말 듣는순간 저는 그대로 노트북을 집어던지고 싶었습니다.

노트북 고장났으니 수리하거나 교체해야 한다고 말해도 들어먹지도 않으면서 저 혼자로는 힘드니 자막 담당이 한명 더 필요하다고 말해도 들은체도 하지 않으면서 상태도 좋지 않은 사람에게 대뜸와서 하는 말이 "야 너 글자틀렸더라"

코미디같죠? 저는 그걸 22년 동안 살면서 거의 평생을 그런 일을 겪으며 살아왔답니다.




일단 4까지가 끝입니다.

사실 정작 제가 말해드리고 싶은 것은 4번째 항목이지만 저것만 쓰자니 좀 휑해 보여서 1, 2, 3을 추가했습니다.

눈을 찌푸리실수도 있는 내용이겠지만 여러분 저게 대형교회와 대다수의 한국 교회들의 현주소입니다.

정말 예수님의 뜻을 따라 사는 마치 초대교회같은 교회도 있겠지만 과연 몇이나 될지 궁금증이 드네요.

왜 이딴 글을 여기까지 와서 싸지르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하.......... 여러분 저런걸 22년 평생동안 겪어온 제 심정도 좀 이해해 주세요.........

답답하고 폭발할것 같고 어디서 어떻게 소문이 퍼질지도 모르니 어디가서 하소연도 못하는 그런 현실입니다.

22살 대한의 건아이건만 글을 쓰는 지금도 눈물이 찔끔 나네요.

저는 사실 큰 꿈은 없습니다.

소박하지만 어떻게든 독립해서 이 집을 떠나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갈겁니다.

제가 목사 아들인지도 모르는 곳으로 가서 조용히 살고싶습니다.

이렇게 살고 있자니 너무나도 지치네요.


음 어찌됬든 긴글 읽어주셔서 고맙구요.

그래도 이렇게 털어놓으니까 시원하네요.

뭔가 막혀있던 것이 뚤리면서 약간이나마 후련해진 느낌입니다.

즐거운 하루들 보내시길 바래요.



출처 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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