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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고 작은 알약 12개...
게시물ID : baby_90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피바다당
추천 : 19
조회수 : 970회
댓글수 : 21개
등록시간 : 2015/07/18 01:03:34
"***씨.약 나왔습니다"

약사가 건네준 약 봉지 안에는 12개의 하얗고 작은. 그런 알약들이 들어 있다.

"식전 1시간. 그리고 취침전에 드시면 됩니다"

프로 뭐시기였던가. 생소한 이름의 얄약을 들고 약국을 나서 횡단 보도에 도착한 순간. 아내가 건너편에 보인다 . 

첫째인 아들의 손을 잡고 있는 아내는.. 부부라 알수 있는. 평소완 다른 모습이었다.

내가 가끔 울보라 놀리는 울음많은 아내는. 울음을 참고 있었다.

3달

그래 내, 아니 우리 둘째 아이는 3달 째에 멀리 멀리 가버렸다.
 
방금 받은 12알의 알약은 그 뒷처리를 위함이다.


아내는 많이 울었다. 

있을수 있는 일이라고 다들 말하고 나 또한 그리 아내를 위로해 보지만 그 가슴 아픔 울음을 멈추는 일이 어찌 쉬운 일일까..

나 또한 울기 직전인데..

허나 울고 있는 아내 앞에서 울순 없다. 나마저 울면 아내는 더 슬퍼지리라.


장모님이 오늘 퇴원하셨다고 란다. 평소 건강이 좋지 않던 그분은 지난 10여일간 입원을 하셨다.전화를 드려야지. 

그렇지만 우리 둘째 소식을 알릴수는 없다. 딸 걱정에 당장 올라 오시려 할것이기에.. 아내의 부탁이다.


"둘째가 효년가베.  입덧도 없고. 자넨 첫째 아들이니 둘째는 딸이면 좋겠지?"

네 장모님. 네 그럼요.



아내가 아이를 재우러 안방에 들어간 시간. 갑자기 술이 생각난다.

소주 한병을 비우고 누워 잠을 청하지만 잠이 오지 않는다. 이런저런 생각속에 문뜩드는 생각..



아아..

난 그 아이의 태명조차 지어주지 않았구나.

서글프다.

난 그 아이의 태명초차..

미안하다 내 아이야.


이제 이 아이가 아내의 몸 밖으로 나오면..
그 아이를 기억하는 우리밖엔 없겠구나.

장례도 무덤도 없는 우리 가슴속의 아이일 뿐이겠구나.


아이야

내 아이야.

무에가 그리급해 빛도 아니보고 간거니.

무에가 그리급해 이름조차 아니듣고 간거니.


아이야.

내 아이야.

아비는 그저 슬프고 미안하다.


아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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