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무대' 지휘자 김강섭씨 "요즘 가수들 노래 못해"
【서울=뉴시스】
"옛날 가수들이 노래 잘했지. 요즘 가수들은 노래 못해. 리듬만 잘 탈 뿐이지"
다음달 1일로 방송 900회를 맞는 KBS '가요무대'를 지휘하고 있는 KBS 객원 지휘자 김강섭 씨의 말이다. 첫 회부터 '가요무대'를 지휘해왔던 그는 가요계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25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옛날 가수와 요즘 가수 중 누가 노래를 잘 하냐"는 질문에 "옛날 가수"라고 답하면서 "요즘은 리듬 위주라 가수들이 리듬만 잘 타면 잘 하는 것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옛날 가수는 멜로디 위주이기 때문에 노래를 못하면 바로 들통 나. 가수 000 봐라. 노래 못해도 리듬 잘타니까 노래 잘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느냐"
그는 6.25 전쟁 이후 미 8군 무대에서 음악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61년 KBS가 전속악단을 설립하면서 악단단장을 맡았다. 1995년 3월 퇴직하기 전까지 무려 34년 동안 KBS 악단장으로 근무해왔던 그는 현재 KBS 객원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가요무대' 900회를 맞는 동안 단 한번밖에 쉬지 않았다. 1987년 7월 6일 동아건설의 리비아 공사 현장 공연때다. 그는 “당시 5명으로 구성된 악단이 가서 내가 갈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1985년 11월 4일 첫 전파를 탄 '가요무대'는 주현미, 현철, 송대관, 설운도 등이 출연, 흘러간 옛 노래를 부르는 형식으로 꾸며진다. 때문에 옛 가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요한다. 편곡과 선곡은 물론 심지어는 키까지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때문에 그는 가수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바로잡아준단다. "PD가 곡을 선정하면 가수가 연습을 해 와야 되는데 그냥 온 적도 많아. 무엇보다 전부 노래방에서 연습하다보니 멜로디도 맞지 않고 키도 틀려. 또 가요책들은 제대로 된 것이 없어. 그러다보니 틀린 부분이 많은데도 끝까지 우기는 경우가 있어. 그때는 미치고 환장해"
미국에 세 명의 딸을 두고 있다는 그는 인터뷰 말미에 "집에서는 이제 그만 쉬라고 하지만 내가 할 수 있을 때 까지는 계속 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유상우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