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라는 거대한 커뮤니티에 저와 관련된 냥이 이야기를 적어두려 합니다.
(이전에 올리던 현재의 내시퀴들 시리즈는 잠시 스탑 = 관심 못 받음 ㅠㅠ 이 글은 관심 못 받아도 괜찮다능^^)
2006년 11월 24일 부산대학교 안쪽 외진 곳에 놓여진 박스에서 고양이 소리가 들려와서 열어보니
똥범벅 오줌범벅이 된 3개월령의 고등어가 들어있었어요.
누군가 키우다가 벅차서 데려가라고 버린 듯 한데, 사람이 많이 안 다녀서 하루 넘게 갇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장은 반려동물을 들이지 않겠다는 다짐도 잊고 급한 마음에 바로 데려왔어요.
다행히 아픈데는 없어보여 동물병원에서 구충제 먹이고, 몸에 묻은 똥오줌 씻기고,
가지고 있던 길냥이사료를 주니 오도독오도독 잘 먹습니다.
따뜻하고 배부르니 바로 저에게 장난을 걸어 올 정도로 성격이 좋았어요.
무책임한 인간에 대한 원망은 한도 끝도 없기에 접어두고
임보만 하기로 했기에 딴데 가서 기죽지 말고 잘 살아라고 트레이닝에 들어갔습니다.
매일 퇴근하고 3시간 정도 장난감 흔들어주다가, 손으로 레슬링해주다가, 위로 던져서 착지시키다가...
뭐 무식한 방법이긴 했지만 똥냥이가 괴로울 만큼 한건 아닙니다^^
집사람과 약속했던 한달의 임보기간이 끝나고 어디로 보낼까 걱정하던 차에
마침 친구가 고양이를 너무 키우고 싶고, 실제로 보고도 좋아하기에 친구에게 보냈습니다.
그 때는 중성화도 모르고, 입양동의서도 몰랐죠.
보고 싶어서 친구 집에 찾아가면 같이 놀자고 몰래 팔을 물고 도망가는 똥냥이를 보며
당장 반려동물을 들일 수 없는 제 처지를 비관할 뿐 똥냥이는 잘 살거라 생각했는데,
제수씨보다 똥냥이를 더 챙기는 친구로 인해 살짝 미움을 받고,
또 친구아버지가 이쁘다고 달라고 하셔서 경주로 옮기게 됐습니다.
거기서 외출냥이로 지내면서, 마당에 있던 열몇마리의 유기견들도 기백으로 누르고
임신하면 집에서 낳으며 외출을 다니다가 2년정도 지난 후 부터는 안 온다고 합니다.
어쩌면 똥냥이를 보내면서 고양이를 키워야 되겠다는 생각을 한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정말 사랑하면 놓치지 말아야한다는 생각도 이때부터 한 것 같습니다.
휴~ 정말 똥냥이가 보고 싶네요.
<오자마자 목욕하고 밥먹는 똥냥이>
<임시 하우스와 똥냥이>
<따뜻한 방바닥에서 잠이 온다~ 잠이 온다~>
<장난도 좋아하지만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자주 안겨있었어요>
<이쁜 표정^^>
<몸무게 감정>
<툭하면 이렇게 안겨서 실신합니다 ㅎㅎ>
<표정도 맨날 새침하게~>
<주로 뒹굴거리며 게임하는 제 품에 많이 안겨 있었어요>
<얼굴 크기 인증샷>
<가련가련 성냥팔이소녀>
<언제나 여유만만>
<이불덮고 누워서 TV를 보면 배위에 앉습니다>
<며칠 새 살도 붙었네요>
<TV보지말고 놀자고 항의하는 중>
<이 때는 잘 모를때라 맨손으로 열심히 놀아드렸어요>
<깨끗한 코와 예쁜 주둥이>
<또 아련아련~>
<사람 곁을 떠나지를 않습니다>
<검고 튼실한 흑젤리>
<둘이서 같이 앉아 석양을 느끼는 중>
<배 뒤집어도 가만히 있어요>
<악수~>
<나 잡아 봐~라~ 미련 곰탱아~>
<몇 년만에 보는 사진이지만 똥냥이가 절 참 좋아했다는 걸 알 것 같네요>
<이쁜 주둥이>
<이 사진을 좋아합니다>
<우찌 이리도 이쁘신지...>
<이 사진은 친구집에 가고 얼마 안되서 받은 사진입니다>
<직접 만나보기도 했어요>
<경주에서 첫 애기들을 낳았을 때. 애기들도 다 길냥이가 됐다가 떠났을 것 같아요>
긴 넋두리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