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는 책을 인터넷에서 보고 서점에 가서 '사서' 보았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니까 전 비슷한 연배의 다른 사람이 떠오르더군요
1942년에 태어난 이건희씨보다는 6년 늦게 태어난 이 사람은
집이 찢어지게 가난했다고 합니다.
결국 초등학교도 중퇴하고 열일곱살 쯤에 서울로 올라와서 재단사 보조를 거쳐 재단사로 일하다가
재단사 보조 여공들의 처참한 노동 환경을 보고 마음이 끌리게 됩니다.
그러다가 근로기준법이라는 법이 존재한다는 걸 알고 법전을 샀는데,
책이 한자투성이라 해설서를 다시 샀는데, 해설서는 또 법률용어 투성이라 어느 대학생의 도움을 받아가며
겨우 책을 읽어 나가게 됩니다. 한 페이지 읽는데 하루 걸린 적도 있다고 하더군요.
당연히 그 시절은 더욱더 근로기준법은 있으나마나한 장식이였고
재계는 말할 것도 없고 정부도 별로 신경을 써주지 않는데다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모아 조직을 만들자
빨갱이 딱지를 붙이고 탄압을 하였고,
결국 1970년11월13일에 청계천에 휘발유를 끼얹고 분신자살을 합니다.
"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 노동자들을 혹사하지 말라!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 라고 외치면서요.
그 자리에서 바로 숨진 것은 아니고 국립의료원으로 후송되긴 했는데,
병원에서 환자가 돈이 없다는 이유로 기본적인 응급처치만 해주고 치료를 거부하고, 근로감독관도 보증을 거부해서..
결국 자기 어머니에게 "
어머니, 내가 못 다 이룬 일 어머니가 이뤄주세요" 라고 말하고 숨을 거두었습니다.
이건희씨가 28살 되던 해에 일어난 일이죠.
아무튼 그렇게 돌아가신 이 분의 이름은 다들 아시겠지만 전태일 열사입니다.
그걸 떠올리니 열이 받으면서 작가한테 제 정신이세요?를 묻고 싶어지더군요
물론 이건희씨가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건 아닙니다. 당연히 재벌 2세라서 성공했다는 것도 아닙니다.
당연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끊임없이 뭔가를 했기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겠죠.
다만 제가 열이 받은건 책에서 말하는 것이
'이건희도 평범했고 그래서 열심해 노력해서 성공한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너희들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노력을 안한 탓이다.'
라고 밖에 정리가 안되서 열이 받더군요. 시크릿도 아니고 원...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평범은 탑골공원에서 구구구 거리는 비둘기들이 서로 평범한거죠.
물론 슈퍼맨이랑 이건희씨를 비교하면 평범하긴 하겠네요. 일단 눈에서 빔은 안나가니까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이건희씨가 노력없이 일종의 금수저로 성공했다라는 데에는 절대부정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책에서 말하는
'이건희도 노력으로 해냈다. 너희도 할수 있다' 라는 말이 어처구니가 없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