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현재 쇼미더머니 사태에대해서..
게시물ID : star_3057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외쳐E2
추천 : 0
조회수 : 48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7/14 02:22:29
어느 한 쪽을 옹호하려는 발언은 아닙니다. 이 상황 자체는 힙합을 이해하는 자와 하지 못하는 자의 문제가 아니라 힙합 문화를 사랑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들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힙합le 회원 분들이시라면 물론 저보다 많이 들으신 분들이 훨씬 많겠지만, 송민호의 '산부인과' 라인 보다 다분히 강하고 폭력적인 가사들이 많이 존재한다는 걸 알고 계실 겁니다.  그 대표 주자는 당연히 블랙넛이겠고, 그 옛날 버벌진트, 스윙스 등.. 어쩌면 요즘 랩 한답시고 마이크를 잡은 모든 청춘들.그 누구라도 이 사형대에 자유로울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 또한 힙합 문화에 빠져들기 전에 적지 않은 거부감이 들었던 건 사실입니다. 왜 저리 센 척 할까? 왜 남을 저렇게 깎아내려야만 할까? 안 그런다고 음악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도 아닐텐데...  모두 아시다시피 힙합은 가장 자기표현적인 장르의 음악입니다. 이 나라 어떤 가수도  '난 기부하기보다 내 옷에 돈 쓰는게 오천 배는 좋아' (천재노창, 꽃가루)  라고 가사를 쓸 수는 없을 겁니다. 힙합이란 장르를 제외하고 말이죠. 그만큼 솔직한 문화이고 남성적인 예술입니다.  전 항상 의문이었던 게 그 무섭고 공격적인 사람들이 어째서 성공한 뒤 공중파나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선 순한 양인 척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 나라에 힙합을 다룬 프로그램이 아닌 이상 공격성이 자랑이 되는 프로그램은 없습니다. <언프리티 랩스타>, <쇼 미 더 머니>. 이 프로그램들 전부 누군가를 깎아내리고 폭력적인 시선을 사용하는 것으로 시청률을 올립니다. 근데 그게 여기 나오는 랩퍼들만의 문제냐? PD 조차 그것을 이용하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젭니다. 물론, 거기에 기꺼이 이용당하는 랩퍼들도 안타깝습니다. 이건 결코 문화가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아니란 걸 느끼고 계실 겁니다.  근데 여기서 더 불편해지는 건. 왜 하필 이제 와서 재판이 진행되냔 겁니다. 훨씬 옛날부터 우린 재고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게 과연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힙합이 이렇게까지 폭력적인 것의 이유는 물론 그 뿌리에 있고.  그 폭력이 오히려 흑인들의 폭력에 대한 자기방어적이고 자기성찰적인 음악 성향에 기초하고 있었다는 건 힙합le에도 좋은 글들이 많이 쓰여저 있기 때문에 굳이 더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문제는 그 힙합의 현지화입니다. 한국은 그 음악의 뿌리를 공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속성보다(그 예술을 표현하는 관념) 그 폭력적인 성향(그 예술을 표현하는 수단)만을 가져오게 된 거라고 전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랩퍼들은 그 폭력을 자기성찰적인, 혹은 그 방어기제로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상대방을 향한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한국의 다수 랩퍼들은 그 폭력의 물음에 대한 마땅한 논리를 갖고 있지 않은 겁니다.  이제라도 힙합 문화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조금 더, 어쩌면 훨씬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가사를 써내려가셔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프리스타일, 싸이퍼가 존재하는 힙합계에 이런 면들이 우습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생긴지 반세기조차도 안 된 문화라면 필히 겪어야 할 수순입니다.   한국에서 힙합이 갑자기 유행하기 시작한 건 분명 <쇼 미 더 머니> 때 이후인 것 같습니다. 더욱 유명세를 탄 건 스윙스, 이센스 등을 주축으로 한 디스전 때였겠지요.  그 폭력을 신나게 즐겨놓고 이제 와서 '이건 아닌 것 같다'라는 말은 솔직히 위선적으로 보입니다만, 송민호의 라인이 문제가 된 걸 보면 피할 수 없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송민호의 벌스보다 훨씬 심한 가사들이 존재하는 데도 그가 피고인이 된 건 이제 이 문화에 대해서 이제 이 폭력에 참을 수 없다고 폭발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걸 다시 생각해보자는 제안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가 보기엔 이 예술은 너무나도 교만하고 폭력적이고 다가가기 힘든 것으로 보일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무지하기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힙합을 사랑한다면 저희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힙합을 좋아하는지 물어본다면 어느 정도 답은 해야하잖아요.
출처 힙합le
http://hiphople.com/kboard/4425235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