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비해 확실히 게임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 시대지만 여전히 게임은 사람을 망치고 사회를 병들게 합니다.
중독을 일으키고 공격적인 성향을 띄게 만들며 주위와의 관계를 망칩니다. 이는 마약과 같다고 합니다. 그래서 게임은 굉장히 나쁩니다.
아니. '게임은 나쁘다.' 그렇게 인식되도록 학습되고 있습니다. 학습되고 있습니다.
왜 자꾸 게임을 유해매체로 몰아가는 것인지, 그럼에도 '금지' 보다는 '제재'에서 그치는지가 궁금합니다.
저 또한 한명의 게이머로서 이에대한 해답을 찾아본 제 나름의 답안지를 작성해 볼까합니다.
첫번재.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고, 빼앗긴 게임에도 순기능은 있다.
게임이 그렇게나 나쁜것들로 가득 차 있다면 도대체 그 수많은 사람들이 이 나쁜것을 만들기 위해 회사를 차리고 똘돌뭉쳐 대단한 게임을 개발하고
그것으로 세상을 병들게 하려고 노력할까요? 이 전제조건이 맞다면 세상을 멸망의 길로 이끌기 위한 대악당들 같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것 같으니
(아직까지 게임회사와 게이머들의 진짜 목적은 모르니 가정법으로 표현합니다.) 일단은 전제조건이 틀렸다고 잠정적으로 판단해봅시다.
그럼 나쁜것만 가득찬게 아니라는건데 게임의 순기능은 무엇일까요? 도대체 순기능이 있나요?
스트레스 해소? 훌룡한 취미생활? 이런 것들로 순기능이라 판단한다면 몰카, 도촬 같은 불법행위도 순기능이 있다고 해야겠죠?
(물론 순기능도 있고, 너를 감빵에 보내는 기능도 있단다. 얘야.)
조금 거국적으로 생각해보자면 '일자리 창출' 이나 '문화의 융합' 같은 나름 어려운 단어로 예를 들어 볼 수 있습니다.
게임도 누군가 만드는 것이니, 즉 수요를 충분히 따라갈 공급이 필요하겠죠. 여기서 공급자가 생기고 공급자는 곧 하나의 일자리가 되겠네요.
하나의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시나리오, 디자인, 프로그래밍 등등 다양한 분야에서 또 다시 세분화시킨 부서로 나누어 수십명의 인원이 동원됩니다.
물론 아주 전문적인 경우에 각 세부구성요소마다 전문인력을 배치하는 경우도 있으며 능력이 된다면 혼자서 개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쨋든 게임이라는 하나의 상품을 만드는 과정에는 다양한 분야의 인력들을 동원하게 됩니다. 좋은거네요. 이거 창조경제 뭐시기 그거 아닌가요?
누군가 소설을 쓰고 그 소설을 보며 그림을 그려주고 그에 어울리는 음악을 작곡하고 이것들을 디지털 세계로 다시 재창조 시키면 게임이 되네요.
글도 그림도 음악도 일반적으로는 단순히 전해받는 '단방향성' 에서 게임이 되면서 '양방향성' 을 띄게되고, 게이머는 그 문화와 세계속으로
들어가면서 상화작용을 일으키니 어찌보면 기술과 예술, 더 넓게 보자면 세대간의 융합 등 섞이는 거 다 섞을 수 있네요. 좋네요. 게임.
대통령도 못한 융합을 지가 다 해내고 말이야.
두번째 왜 차별받나?
이렇게 순기능을 보면 좋은데 왜 차별받을까요? 물론 좋은점만 나열해서 그렇지 분명 나쁜점도 있겠죠. 폭력성이나, 선정성이나 혹은 중독같은
무시무시한 이야기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러한 특징을 띄는것은 다른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오히려 더 심한 경우도 있는데 말이죠.
가령 폭력성을 예로 들자면 수많은 만화나 영화의 액션은 주로 이러한 폭력성을 띄기 마련인데요.
주인공이 무언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무기와 방법으로 목적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헤쳐나가죠. 엄청난 번화가에서 사람이 있든말든
차를 후진으로 역주행하며 총을 겨누고 갖가지 기물들을 파손하며 하다하다 안되면 심지어 폭파까지 한단 말이죠.
(불법 총포류 소지, 기물손괴, 역주행, 폭파물 소유 및 설치 등등 옥살이 100년 예약! 하지만 술마셨다면 90년 DC혜택까지! 와 정말 싸다!)
유리창 깨는 정도야 만화나 영화에서는 일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영화 다 보고 영화관 나오면서 문을 깨고 나가지는 않잖아요?
오히려 액션이 강렬할수록 호쾌하다거나 시원하고 스트레스를 날려준다는둥 광고를 하게 되는데 여기에 대한 제재는 그리 심하지 않죠.
선정성도 그래요. 당장 거실로 가족들 불러모아보세요. 그리고 공중파 음악프로 틀어보시면 다들 말이 없어 질겁니다.
앉은자리가 슬슬 불편해지기도 하고 어째 서로 민망한 상황이 펼쳐지죠. 어린 가수들 (남녀를 막론하고서) 열심히 가꾼 몸매를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거 그거네 그거! 그거잖아! 그...성 상품화! 그거잖아!
이런게 위험해서, 혹은 따라할까봐서 게임은 제재를 받는데 그에 비해서 왜인지 다른 매체들은 비교적 양호한 시선으로 봐줍니다.
오히려 게임은 그래픽인데... 그림들이 옷 벗고, 차 때려깨고, 총 쏘는건 개위험. 실제 사람이 하면 OK!
틀리다구! 게임은 '실제 같지만' 영화는 '실제' 잖아? 물론 다른 이유가 있겠지 하지만서도 쉽게 납득이 되지는 않습니다.
세번째 그럼에도 금지가 아닌 제재인 이유가 뭘까.
다른거 없어요. 게임은 담배와 똑같거든요. 담배를 자꾸 좋지못한 것이라 우리에게 학습시키고 경고를 함에도 판매금지 같은 강경책보다는
가격인상이라는 제재차원의 대책으로 유지하고 있죠. 다들 아시는대로 돈이 되기 때문이죠. 이것도 창조경제인가봐요. 삥뜯기...
잘 만든 게임이 어마무시한 수익을 낸다는 사실을, 스마트폰을 써본 사람이라면 '앵그리버드' 를 통해 느끼셨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왜 안 죽는거야! 주기고 시푼데! 주길수가 엄써!! (shut up! and take my money!) 아이곸ㅋㅋㅋㅋ속 시원해랔ㅋㅋㅋㅋㅋㅋㅋ)
캐릭터를 상품화하고 시리즈를 통해 꾸준하게 사람들에게 인식하고 이를 국가차원에서 지원도 하다보니 앵그리버드 새가 그려진 비행기가
상공을 날라다니기도 하는 등등 단순히 게임하나가 벌린 일이라고 하기엔 파급력이 어마무시했었죠.
(놀랍게도 비행기가 돼지들에게 날아가서 폭발하는 일은 없었다고 합니다. 이거시 게임을 보는 국가의 시선.)
그런거예요. 돈이 되면 나쁘더라도 어느정도 팔아야 하는것 같아요. 필요악이라고 해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우리는 나쁜것으로부터
'격리' 되지는 못하고 보호라는 이름아래 '관리' 를 받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여요. 그리고 보호비를 받아가지요.
(어? 나 이거 어디서 봤는데...? 이거 그거잖아 그거! 영화에 조폭들이 하는 짓! 다 조폭영화 탓이네!)
네번째 결론
근데 이렇게 순차적으로 생각해도 좀 더 명쾌하게 와닿는 해답이 될 순 없었어요. 다들 그냥 그냥 은연중에 한번씩 생각해보는 것들이니까요.
어디서인지 모르겠고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하여튼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었고 나도 했었던것 같아요.
그래서 결국 '이것이...이것이 결론이란 말인가!!' 하고 (흥분해서 영화처럼 카페책생 주먹으로 내리치며)
생각할때 쯤 나름의 해답을 얻었던 것 같아요. 아니 왜 게임만, 하필 게임만, 나는 이걸 '하고싶은데' 라고 생각할때...
(분노에 가까운 감정을 내뿜으며 눈을 희번뜩하게 뜨고부들부들한다.)
'하고 싶은데' 에서 제가 얻어내고 도출해낸 결론 입니다.
아마도 할 수 있기때문이 아닌가?
음악이나 글이나 그림이나 누구나 그것을 받아들 일 수는 있는데 실질적으로 '참여' 하기는 힘들죠.
이게 아닐까?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이 있고 그곳에 참여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새로운 세상을 '살아보게' 되니까.
노력하는 만큼 돈을 벌고, 경험한 만큼 경험치가 쌓여서 나도 노력하고 경험하면 위로 올라 갈 수 있는 그런 세상.
우린 누군가 제공한 세계를 경험하고 그곳에 참여하게 되고, 그러는중에 그것에 대한 갈망을 꿈꾸니까.
게임을 하면서 이러한 대화들 '진짜 이런 세상에서 살면 열심히 살아 볼 수 있을텐데...' 같은 대화.
이걸 막고싶은건 아닐까 하는게 제가 생각해낸 답 입니다. 사람들이 개몽하게 될테니까.
결론은 시시했지만 여담으로 한마디 더 붙여보자면 게임을 못하게 하는 방법은 게임을 하는 이유를 알고, 그 이유를 파해하면 되겠죠.
게임보다 재밌는 세상. 그런 세상이 된다면!(개단호)
아마도 저는 게임보다는 현실에서 더 많은 레벨업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 같아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창작글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