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19일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는 날. 문재인 후보의 캠페인송 좋은나라는 저의 최애곡 중의 하나였는데
그 노래를 들으면서 절망이 깊어서 운전을 하며 울었습니다. 종로통 흐린 밤하늘에 달이 떠 있었습니다.
2014년 세월호가 가라앉았습니다.
"이게 나라냐.. "
2016 가을 10월 말, 타블렛 얘기가 나왔고 사람들이 모였어요. 일이 있으면 늘 했던 촛불집회.
노통 탄핵때도 광우병 때도 한구석 차지하고 앉아있던 풍경이지만
늘 그런 .. 나의 염치를 세우기 위한 작은 일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저도 눈치를 보다가 몇번의 집회가 있은 후에야 광화문엘 나갔습니다.
종각에 내려 영풍문고로 돌아 시청앞으로 가는데 한발자욱을 떼기 힘들었습니다.
인산인해.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그 평화로움에 의구심도 들었습니다. 이래서 뭐가 바뀌겠나..
나중에는 닭장버스에 꽃을 붙이고 있더군요.
한심해보였고 행렬 뒤에서는 포장마차 들어서고 좌판벌여 술마시고.. 엠티왔냐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는 옛날 사람이라 화염병 없으면 짱돌이라도 들어야 되는 줄 알았던거죠.
...
뭐라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 사이의 시간들을...
2018년 지난 금요일. 4월 27일 판문점. 분계선 앞에 홀로 나아가 김정은을 마주 서 계시던 문통.
정말 하루종일~~ 보고 ~~ 새벽까지 또 보고 ~~
게시판 들락거리며 반응보고 감격하고 .. 다음날 깨어보니 어제가 꿈인가 싶더군요.
며칠 그렇게 앓듯이 기쁩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모든 일이 우리의 뜻대로 잘 마무리 되어 우리가 바라던 그 날, 그 시간이 올 때까지
이제는 잘 걷지도 못하시는 어머니 모시고 개성이라도 잠시 가서 뒷골목 허름한 가게에 들러 개성만두라도 한접시 나누어 먹고
잘사는 남한 놈들 소리들어가며 바가지도 좀 쓰고. 오가는 차에 막혀 1시간이면 다녀올 길 10시간이 걸리더라도.
신형원의 노래처럼 서울에서 평양까지 택시요금 5만원 아니 10만원을 주고라도 가고
꿈을 꾸어 봅니다.
민주당 얘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기쁨은 기쁨으로 두고 기대를 내려놓습니다.
이 기쁨은 다시 일상을 살아가며 잠시 잠시 꺼내어 보겠습니다.
집안에 아기가 있는데 이제 2돌입니다. 그 아이가 자라 20대가 되었을 때 세상은 얼마나 바뀌어 있을까요.
지금 여기서 내가 할 일은 무엇일까.
바뀐 건 없지만 모든 것이 바뀌어버린 시간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의 트윗에 있던 그 산책. 그 분을 흉내내어 뒷산 숲 해질녁을 걸으며 잠시 생각했습니다.
난 지금 여기서 무엇으로 저 사람을 도울 수 있을까.. 우선 제 일상을 잘 살아야겠지요.
행복한 4월입니다. 이제 또 5월. 평생에 처음 겪는 이런 봄. 이런 날이 오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