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을 때
내 아버지는 자식들이 배 곪지 않고 살게 하기 위해 노력하셨고,
내 어머니는 본인이 겪은 집 없는 설움을 아들들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셨다.
어린 나이에 밤길 돌아다니는 것이 걱정스러우시긴 했겠지만,
두려워 하진 않으셨던 것 같다.
친구들과 어디 여행 다니시는 것을 크게 걱정하시지도 않으셨던 것 같다.
학교 생활하면서 왕따 당해 괴로워하는 이야기도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
흔히, 쌈 좀 하고 노는 친구들도 다른 학교 놈들과 치고 받고,
지들끼리 서열(?) 쌈은 했지만 힘없는 친구라고 괴롭히는 놈은 없었다.
난 내 기억이 있는 한, 내 마음대로 나가서 놀았고, 해가 지기 전에만 집에 들어가면
누구도 걱정하진 않았다.
하지만 난 그 사소한 것들이 걱정되는 삶을 살고 있다.
납치, 이지메, 일진, 빵셔틀, 안전 불감증....
내겐 아버지 세대와 다른 또하나의 의무가 생긴 것 같다.
보다 안전하게 내 아이들이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
적어도 그러기 위해 노력하는 것...
잊지 않습니다.
내게, 많은 이들에게 이러한 자각을 일깨워준 사건....
그리고 안타까운 희생자들....
가족을 잃은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