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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기 전에 써보는 출산기(부제:출산엔 무식이 약이다!)
게시물ID : baby_89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20103034
추천 : 13
조회수 : 1107회
댓글수 : 19개
등록시간 : 2015/07/08 17: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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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갈수록 애 태몽도 자꾸 까먹고 출산 과정을 자꾸 잊고 있어서 ㅋㅋ
완전 기억을 잊기 전에(내 머릿속의 지우개?메멘토?? 까마귀고기???) 한번 써봐요!

쓰는 이유는... 
출산엔 무식이 약이다!(으잉?)를 알려드릴려고....;;

연애부터 쭈욱~ 주말연애 주말부부를 이어오고 있는 우리는
출산예정일이 지나가고 있어도 진통이 오지 않아 걱정을 하며
의사선생님께.. 자신이 없습니다!
"혹시 소변을 실례한거랑 양수터진거랑 착각하면 어떻게 하냐며(?)~"
"회음부절개할때 마취안한다던데 저는 분명 아플꺼예요! 남들은 다 안아파도 전 아플꺼예요!! 꼭 마취해주세요!"
라고 의사쌤을 자꾸 자꾸 괴롭히며 
걱정걱정걱정과 아이를 만날 설렘설렘설렘을 반복 해나가고 있었지요~~

출산준비물은 모두 챙겨놓고 항상 신랑 차 트렁크에 고이 모셔두고 디데이만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주말부부인지라 금요일밤에 왔다가 일요일 밤에 가는 패턴이였는데
출산예정일이 지난 상태라 월요일 새벽에 출발하는 상황이였습니다.

07월 1일 일요일 : 오후부터
배가 아팠다 안아팠다를 반복하는겁니다.
시간을 측정해봤지만 아무리 봐도 시간이 불규칙적이라 
이게 가진통이라는건가? 그냥 배탈이난건가?? 를 헷갈려 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코고는 신랑을 깨우고싶다가도
새벽에 가야하는데 깨우기가 그러네.. 하고 혼자서 배가 안아프면 소파에서 좀 쉬고
배가 아프면 혼자서 거실을 걷고 그랬습니다.

07월 2일 월요일새벽3시쯤 : 그러다가 제가 배가 아파서 낑낑거리는 소리를 듣고 신랑이 깨서
병원엘 가보자 하길래.. 시간이 불규칙적이긴 한데 너무 아프니 
우리 병원에 전화해보고 가자! 이러고
병원에 전화했는데 당직간호사의 몹시 피곤한 목소리
"시간이 불규칙적이면 진통아니예요! 오지 마세요~"
저 말을 들으니.. 아 이게 가진통인데도 이리 아픈데 진통이면 얼마나 아플까~를 생각하며
신랑은 방에서 자라고 하고 전 거실에서 졸다가 아프면 걷다를 반복했지요

새벽5시 : 신랑이 출발해야 하는데 신랑이 아무래도 불안하다며 가지 말까? 하길래
"신랑 회사 안갔는데 나 애기 안나오면 괜히 신랑 회사에서 욕먹으면 어떻게~ 그냥 출발해!"라고 
신랑보고 가라 했더니 ~ 신랑도 그런가? 하며 가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혼자 서운해 하는부분 ㅋ ㅋ 예정일이 지났는데 강력하게 나와 함께 있었어야지 라고 생각하며 ㅋㅋ)

8시 30분 : 그 상태로 혼자 버티다가 8시가 좀 넘으니 아 그냥 한번 병원가서 진찰이라도 받아보자!라는 생각에
친정엄마가 마침 산부인과가 있는 지역으로 출퇴근 하시는 분이라 (워낙시골이라 산부인과가 없어요 ㅡㅡ)
엄마에게 출근할때 저 좀 데리고 병원데려다 달라고 급전화하고
밥 한그릇 물에 말아 후루룩 먹는 듯 마시는 듯 하고(이래서 힘을 잘 못줬던듯ㅋ) 친정엄마차를 탔는데 
엄마가 다른 직원들 카풀을 해주고 있었어요
차안에는 엄마와 저 그리고 엄마와 카풀하시는분 2분이 함께 타고 있었습니다.

배가 정말 아픈데 진통도 아닌데 티내는게 싫어서 
소리 한번 안지르고 꾹꾹 참고~ 병원앞에서 절 내려주실 때 엄마가
아프지는 않아? 그러시길래 ~ 아파도 부끄러워서 소리도 못내고 참았어! 이랬더니 엄마가 웃기다고 
그말을 들은 엄마친구분이 "그럼 아직 애 나올려면 멀었다!" 이러시는거예요
그래서  그런 것 같아요 ~ 진료 받아볼려구요 헤헤헤 이러고~~;;

바로 분만실로 고고고!!! 하지 않고 
산부인과 접수를 하고 의자에 앉아 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의사쌤이 곧 수술을 들어가셔야 해서 기다리시는 분들 다른 의사쌤 진료를 받을껀지 기다리실 껀지 
담당간호사가 물어보고 다니더라구요 그러다가 갑자기 진료실에서 저를 부르더라구요

의사쌤이 수술들어가기 전에 환자 목록을 보는데 예정일이 지난 산모가 접수를 해서
먼저 보고 들어가시겠다고 ㅋㅋ

그래서 제가 배가 자꾸 아파서 왔다니까~ 그럼 뭐 온김에 유도분만을 해서라도 오늘 애를 낳죠
이러시고는 수술실 들어가시고

저는 간호사가 이끄는 곳으로가서 침대에 누워 무언가를 측정하는 곳에 누워있었습니다.
지금생각해보니 진통측정하는 기계였던듯?

다들 남편과 함께와서 부인들은 누워있고 남편들은 옆에 앉아있는 상황~ 
커텐이 쳐저 있어 얼굴은 볼 수 없어도 목소리들은 잘 들렸죠
옆 침대에서~ 여자분이 "오빠~ 나 너무 아파!! 이것봐 수치가 50을 넘어가고 있어~~"
그러니 남편이 "너무 아프지? 힘내! 참아"
그래서 나는 수치가 얼마나 되지? 하고 보니 저는 80~90;;
'좋겠다! 너는 남편이랑 와서ㅠㅠ 넌 50넘어서 아프니? 난 90이 넘어갔다! 아파 죽겠다! 이게 가진통이라니!' 를 외쳤습니다!! 
마음의 소리로 ㅠㅠ

그 상태로 계속 배가 아팠다 안아팠다 하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하고 분명 소리가 들렸는데 분명 제 몸 어디에선가 소리가 났습니다
그리고는 밑이 따뜻해 지는 느낌???

호출버튼을 눌러 간호사가 오길래 
"저 밑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예요 이게 뭐죠? 침대커버가 젖었어요! 죄송해요 혹시 이게 양수인가? 엥???" 이랬더니
간호사가 산모님 가만히 계세요 제가 휠체어 가지고 올께요 휠체어 타고 분만실에 가셔야 할 것 같아요 

그러며 보호자분 어디있냐고 서류작성해야한다고 그래서 일단 제가 할 수 있는건 제가 하겠다고
휠체어 가지고 오시는 동안 제가 원무과 가서 할께요 하고

10시정도 :원무과에서 접수하며 신랑에게 전화했습니다
"여보 나 오늘이나 내일 애를 나을꺼래! 의사선생님이 그러자네! 천천히 챙겨서 다시와~괜히 갔네~~" 
 
그러고 간호사가 저를 데리러 왔더라구요.. 
"산모님! 휠체어 조금 더 기다리셔야 할 것 같아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산모패드랑은 다른 물품들은 어디에?" 
아뿔사!!!! 모든 준비물은 신랑차 트렁크에 ㅜ
그래서 "간호사님 저 걸어갈 수 있으니 병원 매점에서 산모패드랑 필요 용품좀 살께요. 엘리베이터앞에서 기다려 주세요!"
이러고 병원내 매점에서 급한거 몇개를 사고 간호사와 함께 드디어 분만실에 입성!

분만실입구 : "진통은 규칙적으로 하시나요??" 라는 앞을 지키고 있던 간호사의 저지에 저를 데리고 간 간호사가
"이분 들어가셔야해~ " 라며 저를 가족분만실이라고 써진 곳에 눕혔습니다
들어가 아까 진통측정하는 기계를 몸에 달고 못움직이게 하고 그뒤에 굴욕세트들 (굳이 말안해도?)
그렇게 누워있는데 신호가..

저 : 간호사님! 저 화장실 가고 싶어요!!!
간 : 안됩니다! 그건 그냥 느낌이예요! 혹시나 가서 변기에 앉으셨다가 애가 나오시면 어쩌시려구요?
저 : 저 너무 더워요 에어컨 켜주세요!
간 : 안됩니다 애 나오면 애들은 체온조절능력이 떨어져서 추워요!!!
저 : 지금 7월인데? 이렇게 더운데?????

흑 이러며 아픈데 움직이지도 못하고 침대에 누워있게만 하니 더 아프더라구요

그러다가 의사선생님이 들어오셨습니다!
어찌나 반갑던지

의사선생님이 "자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확인해볼까요?"웃으며 말씀하시고는!!
"간호사!! 간호사!!! 지금 7센치가 벌어졌어~!!!!! 빨리 준비해!!!!"
으앙??? 뭐지?? 의사선생님을 붙잡고!! "그럼 애는 언제나와요???" 그러니까
옆에 간호사가 " 곧이요!! 준비하세요!!!" 으잉?? 나 진통안했는데?? 나 가진통이라며??
진통은 규칙적인거라며 !!!  ㅠㅠ
의사선생님은 나가시고 남아있는 간호사한테 
"그럼 저 무통주사라는 것 맞을래요!!! 안아프고 싶어요!!" 이랬더니 간호사의 단호한 한마디
"지금은 맞아도 아파요! 무통주사 맞을 때가 지났어요!" 
으잉? 으잉?? 으잉???

신랑한테 급하게 전화해
"어디야?? 어디야??? 나 곧 애 나올꺼래!! 빨리와!!!!!!!!!!!!! 그렇다고 카메라 속도위반찍히면 그건 오빠용돈에서 깐다 ㅡㅡ;;"

엄마한테 전화해서
"엄마! 엄마!! 나 곧 애 나온대!! 빨리와!!!!!"

다행이 엄마가 10분내로 와주셔서 엄마한테 "엄마 아파 징징징"

그리고는 간호사들이 와서 엄마를 내보내고 누워있는 침대를 변신?시키고는

"산모님 힘주세요! 힘빼세요 힘주라고 할때 힘주세요! 
힘 제대로 못주세요??? 산모님 소리지르지 마세요! 힘제대로 안들어가요 이런식이면 못도와드려요!! !!!!!!!!!"
그렇게 간호사들이 와서 반협박이 아닌 진짜 협박을 해대는 통에
저는 배아픔과 혼남을 느끼며 애낳는게 이리 서러울줄이야!!!

그런데 애가 안내려 온대요~ 애가 안내려 온다고
간호사 한명이 제 배를 정말 미친듯이 쓸어 내리고 있었는데
안되겠는지 한명을 더 호출해서
두명이서 제 배를 올라탄 듯한 자세로 각각 오른쪽과 왼쪽배를 하나둘셋 구령을 하며 배를 문대고
저는 혼나가며 힘주고 ㅠ

아 정말 힘이 안들어가~ 힘이 안들어가요 ~ 간호사님 힘을 잘 주고 싶은데 힘을 못주겠어요! 
라며 울며 불며 힘을 줬다 뺐다를 반복하고 있는데 언제들어왔는지 의사쌤도 들어와있고
무슨 이상한 기계들이 더 들어오고
(지금생각하니 그때 애가 안나온다고 나오게 하는데 도와주는 거라고 지나가는 말로 들었는지 나한테 설명했었는지도)
아프진 않는데 내 살을 누가 투투툭 찢는 느낌 나고 ㅜㅜ(이게 절개인가봄 ㅠㅠ 진짜 안아팠음 ㅠㅠㅠㅠㅠㅠ 느낌만 남 ㅠㅠ)
정말 신랑욕이고 뭐고 그저 제 머릿속에는 
'이 개고생을 하고 제왕절개하면 억울해~ 그러면 간호사 머리채를 잡아야 하나 고생이 아까워ㅜ 의사쌤머리채라도 잡을꺼야'
라는 삐뚤어진 생각만 한가득이였는데 

07월 02일 오후 12:40분 : 갑자기 간호사들이 동시에 "힘빼세요!! 힘빼세요!!!" 으잉??
이사람들이 왜이래?? 이러고 있는데
"나왔습니다!!!!" 오잉?? 나 모르겠는데? 남들은 쑥 빠지는 시원한 느낌이랬는데???

신랑은 아까 밖에 도착해서 탯줄 자르려고 대기중이였는데
애가 힘들게 나와서 호흡이 불안정하다고ㅠㅠㅠㅠㅠ 의사선생님이 탯줄 자르신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고는 진짜 유치하지만 애 손가락 발가락 제대로 있나 궁금하더라구요

간호사가 손가락 발가락 다섯개씩 있고 하면서 저에게 데려오는데

울 부부가 이름을 지어놨었거든요
지어놓은 이름으로 부르고 "공주야~" 부르고
저도 모르게 " 못난이네~~" ;;;;; 라고 하니 간호사가 정색하며 "이렇게 이쁜 아이에게 못난이라뇨!!"
아 정말 아이를 보는데 퉁퉁 불어있고 머리는 떡져있는데~~~~~~
정말정말 너무너무 사랑스러운거예요~~ 이게 내 아이구나 믿기지도 않고~!!

바로 의사선생님이 뒤처치를 하시고 제 손을 잡아주시며
"애가 돌아서 나오는데 그렇지 않고 일자로 나와서 산모님이 고생많이 하셨다고
남들은 이런경우 거의 제왕절개 하는데 다행히 애도 작고(작진.. 않았는데 3.17ㅋㅋ)해서 성공하셨다고 수고 많으셨다"고 해주시더라구요

으잉 제 손을 잡아주시는 의사선생님께 혼자 감동감동하고 
이제 모든게 끝났구나~ 이게 출산이라니! 내가 애를 낳다니!! 가진통이랬는데!!!!! 하고 있는데

엄마랑 신랑이 들어오는거예요

들어오는 신랑을 바라보며
저의 첫마디는 "우리 인생에 둘째는 없어!"

진통을 진통이 아니라고 믿으니 "진통은 이것보다 더 아플껀데 ~ 가진통으로 아픈 티 내면 안돼!!!! "가 
제가 그 흔한 무통주사 안맞고 아니 못맞고 7센치까지 버티고 분만실 들어간 여자~
모두가 제 출산기를 들으면

역시 모르는게 약이다!

(혹시 저처럼 규칙적인 진통 하지 않았는데 그게 진통였던 분 계세요?? 제가 시간측정을 잘 못한거였을까요? )
출처 자꾸 잊혀지는 기억 ㅋ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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