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신랑이 퇴근하면서
비도 오는데 순대에 막걸리 한잔 하자며
순대국밥집에서 제일 비싼 모둠순대를 사왔어요.(12,000원)
너무 신나서 젓가락과 컵을 셋팅하고 오매불망 기다렸어요.
신랑이 도착하고 순대봉지 미친듯이 뜯어서 딱 열었는데
순대 두줄 반 들어있었어요.(한줄 길이는 약 15센티 정도로 짧음) 양이 너무 적고 비싸서 실망실망...
그래도 괜찮아! 하면서 봉지 열고 소금 붓고 젓가락을 들었는데
여름이다보니 집안에서 음식물쓰레기 냄새가 살살 나더라구요
신랑한테 '미안하지만 안먹고있을테니 음식물쓰레기를 버려줄텐가?' 했더니
'진짜 먹지말고있어 금방갔다올테니' 하고 나갔어요
저는 정말로 손도안대고 순대 냄새만 맡으면서 기다렸어요.
근데 신랑이 음쓰를 버리러 현관문을 여는 순간 키우는 개가 뛰쳐나갔어요.
저희 개는 나가면 들어올줄 모르는애고 잡으러가면 더 뛰어 도망가는 애라서
놀란 마음에 저도 같이 뛰쳐나갔어요.(문열면 바로 밖입니다)
비가 와서 흙탕물 웅덩이가 많은데 제가 뛰쳐나가는 사이에 이미 흰개가 검은개가 되어있었어요.
흙탕물에 뒹굴고 첨벙대서.....
신랑은 음쓰를 들고있어서 손이 없었고 제가 개를 겨우 잡아서 집으로 들어오는데
아차!!!!!!!! 내 순대!!!!!!!!
집 안에는 작은개 한마리가 더 있었고 식탁이 아닌 탁자에 순대를 펼쳐놨거든요.
일단 시커매진 개를 화장실에 가둬놓고 순대로 뛰어갔는데
.....
갔는데..
...
......
없어요 순대가
순대 두줄반이 없어요
......
...
막걸리만 남았어요 덩그러니요
..............
울면서 까매진 개를 씻겼어요
신랑도 허탈함에 빈 순대 봉지를 바라보며 아무말도 못하고..
작은개는 배가 빵빵해져서 마지막 순대를 맛있게 씹어먹고 있더라구요
맛있었겠죠....
순대...먹고싶고 생각나서 글 한번 써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