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만찬 메뉴까지 까는데
하고싶은말이 뭔지 모르겠다
정상회담 만찬 메뉴를 통해서도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메뉴를 소개하면서 '스위스의 추억' '운명적인 만남' '남과 북의 봄' 같은 제목을 붙인 건 남북한 7500만명 생사가 달린 '비핵화(非核化)' 회담을 '맞선 이벤트'처럼 포장하는 느낌이다. 쇼 이벤트에 능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된다.
청와대는 그제 정상회담 만찬 메뉴를 소개하면서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애쓰셨던 분들의 뜻을 담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직 대통령 가운데 김대중·노무현 두 사람의 고향 식재료만 골랐다. 현충원 참배할 때 전직 대통령 중 자기네 편 묘소만 찾아가는 것과 똑같은 발상이다. 6·25 이후 최초로 남북이 통일 원칙을 합의한 1972년 남북 공동성명의 박정희 대통령,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의 주역 노태우 대통령의 고향 음식은 왜 자격이 안 되나. 그러곤 김일성을 '우리 력사상 최대의 령도자'로 치켜세운 윤이상을 포함시켰다.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악행을 저지르고 이제는 핵폭탄으로 우리를 위협하는 북과는 '평화와 화합'의 만찬을 하면서 같은 한국 내 반대편은 철저히 배제하는 메뉴를 짜고 선전하니 이런 역설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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