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방금 봤다. 일본의 하시마 섬, 이른바 군함도라고 불리는 지옥섬이 방금 독일 본 월드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39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는 소식이었다. 정말 속에서 열불이 나고 피가 끓는다.
강점기 시절 국제법상으로 무효한 늑약을 가지고 한반도를 무단 점거해 폭력과 잔악한 행태를 보였던 일본. 아베 정부는 무자비한 그들에게 희생당한 조선인들의 원혼이 서려있는 곳들을 일본 근대화의 상징으로 둔갑시켜 결국 해냈다.
일본은 아우슈비츠 수용소도 이미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고 한국의 요구에 따라 강제징용 사실도 표시할 것이라 전혀 문제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행태다. 아우슈비츠는 전쟁의 참혹함과 독일의 가혹한 유대인 탄압을 기억하고자 유산으로 지정됐다. 아무리 강제 징용 사실을 표시한다 한들, 이미 등재 신청을 일본 산업화의 근간으로 포장한 이상 절대 아우슈비츠 수용소와는 같은 경우가 될 수 없다.
아 너무 화가 난다. 그리고 현 정부의 무능함에 치가 떨린다. 국민 정서 이전에 대한민국 정부라는 정체에 대한 배신이고 모독이다.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유혈, 무혈을 가리지 않고 투쟁하며 얻어낸 광복인데 그 이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일본의 그늘아래 있는 것 같다. 언제까지 우리는 대일본관계에서 한의 정서만을 느껴야 하는가?
웬만하면 인터넷에 이런 글 올리려고 하지 않았지만, (단지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인데 미래에 불이익을 얻을까봐 두려워하는 것도 웃긴다) 이번엔 불만을 토로하지 않을 수 없다. 현 우리나라 행정부의 수반, 그녀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그 직위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더럽다. 박근혜는 비록 절반뿐인 지지라 해도 그녀를 믿고 표를 던졌던 이들을 배반했다. 이것마저 유체이탈화법으로 책임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정말 박근혜는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역사가 보여주듯, 그릇에 맞지 않는 사람이 억지로 자리를 차지하면 영웅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결국 파멸을 맞이할 뿐이다. 현실은 마블코믹스가 아니다.
대체 이번 등재에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이 제2의 한일협정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