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퇴근하니 아래처럼 생긴 종이 박스에 달걀을 깔아 둔게 보인다.
딸과 엄마와 둘이서 부화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유정란은 시장에서 사왔다고 하고, 부화기도 종이 박스로 만들었나 보다..
정성은 갸륵하지만 병아리를 부화시킨다는 것이 힘들어 보였다.
딸이 달걀에 이름까지 적어 두었다. 그것도 제각기 다른 이름을,,,,
아무리 생각해도 나의 판단에는 병아리 부화하기 힘들어 보였는데,,
어느날 보니 하나의 달갈에서 삐약삐약 소리가 들리더니 부리로 쪼아댔는지 달걀에 스크래치가 약간 생겼다.
그리고 그 스크래치가 조금씩 커지더니,,,
그러고 그 다음날 아래처럼 병아리가 자연 부화했다.
어른인 내가 봐도 신기하다..
달걀에 축복이라고 이름을 적어 두었고 그 병아리 이름은 축복이다...
처음에는 계속 앉아 있더니 몇시간 지나서는 일어섰다 앉았다 한다.. 다리에 힘이 조금 생겼나 보다..
이제 제법 걸어다니고 삐약거리고 활발한 모습이다.
시장에서 같이 사온 다른 유정란들은 아직 반응이 없다. 아마 부화하지 못할 확률이 높은 계란들이다.
축복이는 확률적으로 어려운 확률을 뚫고 자연 부화한 것이다.
식탁위에 계란 반숙으로 올려졌을 운명을 거스르고 세상의 햇빛을 당당하게 본 축복이
그리고
시장에서 구입한 유정란으로 부화시킨다는게 적어도 필자에게는 불가능해 보였으나
그게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여러차례의 시도 끝에 이루어낸 딸과 와이프
축복이는 그렇게 유의미한 존재로 나에게 다가왔다.
현실이 아무리 척박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꿈을 향해 한발짝씩 내딛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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