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처럼 베스트11 나올꺼 대부분 전문가들은 다 예상했다. 물론 차두리 지난경기 잘했지만, 분명히 아르헨 공격수들같이 빠르고 짧게짧게 치고들어오는 애들에게는 오범석이 더 적당했고, 지금까지 평가전도 그렇게 진행해왔다. 전반적인 선수의 능력이 각자 장단을 서로 상쇄하면서 차두리=오범석 이라고 했을때, 결과론적인 논의를 떠나서 오범석이 선발될 것이라 생각했다. (마찬가지로 설사 오늘 오범석이 펄펄 날았다고 해도, 다음 나이지리아전 선발은 차두리였을것이다.)
또한가지 염기훈 선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우리나라가 경기를 지배해가면서 아르헨티나를 점유율로 누르고 이길거라고 예상한사람 없다. 강한압박과 순간적인 단거리역습위주의 플레이를 펼치고, 그게 여차하면 셋트피스로 골을 만드는게 우리 작전이다. 그런면에서 부지런한 압박가담과 팀내 거의 유일의 왼발위치에서 프리킥을 쏠 수 있는 염기훈은 어쩔수 없는 선발멤버이다. 염기훈을 빼고 안정환이나 이동국을 선발로 쓰겠다고?? 그건 헛소리다. 염기훈을 넣느냐 빼느냐는 우리팀 축구칼라를 바꾸나 마느냐의 문제와도 같다.
박주영 지난경기 결정적 찬스 놓치더니, 오늘은 자살골까지??
박주영까지마라. 지금까지 국대 대표팀 경기에서 박주영처럼 제공권과 뒷공간을 동시에 활용하면서 상대 수비라인을 괴롭힐 수 있는 선수는 없었다. 포스트는 이동국?? 아무리 생각해도 점프력, 몸싸움, 헤딩능력 모든면에서 박주영이 이동국을 압도한다. 거기에다가 볼관리능력과 슈팅능력에서도 이동국과는 비교가 안된다. 안정환의 노련미?? 그건 누군가 또다른 스트라이커가 안정환보다 앞에서 상대수비수들을 괴롭히고 있을때나 가능하다. 지금과 같이 우리팀의 전술을 4-2-3-1에 무게중심을 둘때에는 그 어느곳에도 안정환의 자리는 없다. 안정환은 팀이 도박적으로 승리를 원하는 상황이면서 4-4-2 포메이션을 가동할 때 뿐이다.(2002월드컵에서 2번의 헤딩골은 상황이 다르다는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지금의 안정환에게 그런 헤딩골을 기대하는 사람이 제정신이라면 과연 있겠는가?)
박주영..골은 못넣고 자살골까지.. 아쉽다. 그러나 다음 나이지리아전에서 누가 선발로 스트라이커로 나설것인가?? 박주영밖에 없다. 지금 우리팀 공격진에서 박주영은 다른 스트라이커들과 비교가 안되는 압도적인 우위를 가지고 있다. 그를 까서는 안된다. 기를 살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비단 기를 살려주기 위해서가 아니고, 실제 박주영은 지금 국가대표에서 충분히 자기역할을 99% 해주고 있다. 오히려 감사해라.
그렇다면 허정무가 그럼에도 까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딱 한가지 꼽으라면 대책없는 기성용에 대한 믿음때문이다. 이것이 우리대표팀을 말아먹고있다. 지금 우리대표팀에서 절때 빠질수 없는 선수를 1명만 꼽으라면 나는 단연 김정우를 꼽겠다. 박지성이나 이청룡? 비록 존재감이 말할수 없이 부족하다 하더라도 김재성이라는 비슷한부류의 선수가 있다. 박주영? 일단 허정무가 언론과 팬들에 떠밀려 염기훈, 이동국, 안정환에다가 이승렬까지 데려와서 인해전술로라도 매꿀수 있다. 그런데 김정우가 빠진다면?? 대책없다. 그것까지는 이해한다. 그만큼 김정우는 현재 팀의 척추급이다. 그런데 허정무의 오판은 기성용까지 그러할것이라고 끝까지 기대를 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금 기성룡은 완전 계륵과 같은 존재이다. 사실 도저히 써먹을수 없을 정도다 내 느낌엔. 하지만 여기까지는 허정무의 잘못은 아니다.
허정무의 잘못은 기성용을 대신할 카드를 2장정도까지는 가지고 있어야 했다. 이것은 아무리봐도 상식이다. 2명의 중앙(수비형)미드필더 자리에 4명의 선수정도를 데리고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것 아닌가?? 하지만 지금 우리팀에는 느려터지고 패스감각도 무뎌진 김남일 밖에 없다.
전반전이 끝나고 기성용을 김남일과 교체했을때.. 솔직한 심정으로 똥빼고 다른 똥 집어넣는 느낌이었다.(이말은 둘의 실력이 똥이라는 말이라기보다 현재 두명모두의 컨디션이 똥이라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중앙미들의 컨디션이 최악의 상황에서, 특히나 기동력과 순발력이 떨어지는 김남일을 김정우와 짝지어서는 4-4-2를 하는 것은 무리다. 4-2-3-1도 위력적일 수 없다. 조원희, 구자철 같은 애들 그리고 (솔직히 K리그 관심없어서 잘모른다... ㅡㅜ)둘다 부족했다면 또다른 중앙미드필더를 한명은 더 데리고 왔어야했다.
그러나 허정무는 그러지 못했다. 팬들에게 밉보이지 않으려고 안정환, 이동국을 실질적인 조커의 위력이 가장 뛰어날 것이라 기대되는 이승렬과 함께 모두다 데리고 오느라 중앙미드필더 한자리를 포기한것이었다. 그리고 그 생각의 바닥에는 끝까지 버리지 못한 기성용에 대한 미련때문이었을 것이다.
이것이 허정무가 지금 까여야 하는 이유이다.
누가봐도 상식적이지만 당장 눈에는 드러나지 않는 선택을 버리고, 당장 면피용 선수를 구성해서 왔다는 것이다. 그것은 국가대표팀의 감독으로서는 부끄러운 선택이었다.
아... 근데 글이 길어지니까 내가 뭔소리르 하는지 모르겠네.
요약: 박주영까지마라. 염기훈과 오범석 까지마라. 그러나 허정무는 까라. 그리고 여유가 된다면 기성용도 함께 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