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엔 정말 냥줍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오유분들이 참 따듯하고 좋은 분들이 많아 울고 있는 아기고양이들을 그냥 지나치시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정말 그것이 고양이를 위한 냥줍일까요? 어쩌면 어미고양이에게서 아기고양이를 납치하는 것이 아닐까요?
흔하게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주변을 봤는데 어미고양이가 안보였다. 버림받은 것 같다.라고 들 말씀하시는데 실제로 버림을 받는 아기고양이의 개체수는 굉장히 적습니다.
어미고양이는 출산 후 식욕이 많이 느는데(닭가슴살 주다가 손가락을 줄 뻔한 1인) 그 이유는 아기에게 젖을 물리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영양분을 보충하러 먹을 것을 찾으러 가는데 아기고양이를 모두 데리고 다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일정한 장소에 두고 홀로 자리를 비웁니다. 아기고양이는 대부분의 시간을 자는데 쏟기에 어미가 없어져도 금방 소리를 내거나 움직이지는 않지만, 깼을 때 어미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으면 불안감에 울게 됩니다. 이것은 어미고양이에게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켜 찾아달라는 신호입니다. 결코 인간에게 날 구해달라고 애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아기고양이 중 정말로 어미고양이에게 버림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첫번째는 아기고양이가 건강에 이상이 있을 때입니다. 허파스, 범백, 결막염, 복막염 등 다양한 질병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고양이 세계의 특성상 어미고양이는 아이가 질병에 걸렸다고 판단될 시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 모든 경우에 아기고양이를 버리지는 않습니다.
두번째는 어미고양이가 스트레스가 매우 심해졌을 때입니다. 자신의 몸이 아프거나, 자신에게 공격성향을 가진 다른 동물 개체를 만나거나 심하게 음식섭취를 못하거나 할때 등 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 인간에 익숙치 않은 길고양이가 인간의 냄새를 느낄때입니다. 즉 자신의 아기에게서 인간의 냄새가 심하게 나면 고양이는 미련없이 아기를 버립니다. 성묘중에도 인간의 냄새가 몸에 묻어 다른 길고양이에게 배척당하거나 공격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길고양이 귀엽다고 함부로 만지는 것은 본인의 욕심을 채우려 길고양이를 위험에 빠트리는 짓입니다.
우리는 어미에게 버림받은 고양이와 그렇지 않은 고양이를 잘 구분해야 합니다. 운다고 무턱대고 집어오는 것이 아니라 정말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만 온정의 손길을 내밀어야 합니다.
1. 아기고양이가 큰소리로 운다.
많이 아픈 고양이를 케어해 본 경험이 있는 집사님들은 잘 아실겁니다. 정말로 아픈 고양이나 심하게 굶주린 고양이는 큰소리로 울지 못합니다. 많이 아픈 고양이는 이미 울부짖을 기력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조용히 있거나, 끙끙대거나, 한숨을 쉬거나, 갸냘프게 울죠. 큰소리로 우는 아기들은 몸에 힘이 있다는 뜻이고 이는 밥먹은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자신을 보살펴주는 어미고양이의 존재가 있다는 뜻이고요. 오히려 크게 우는 아기고양이들은 그냥 계속 울도록 내버려 두세요. 오히려 갸냘픈 목소리로 울거나, 인간을 쳐다보기만 하고 움직이지 않거나, 다가가도 눈조차 뜨지 않는 아이들이 위험한 아이들입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힘을 주세요.
2. 아기고양이가 날 졸졸 따라온다.
아기고양이의 성향마다 다 다르긴 하지만 처음부터 인간에 대한 본능적 경계를 하는 녀석과 인간에게 무방비한 녀석들이 있습니다.인간을 따라온다고 해서 어미고양이가 없다고 판단하시면 안됩니다. 인간에게 호의를 느꼈을 수도 있고, 인간에게 맛있는 냄새가 날 수도 있고, 그저 아무 생각이 없이 움직이는 물체를 향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왔다는 사실 만으로 간택되었다고 판단하지는 말아주세요.
3. 털을 확인하자!
어미고양이에게 버림 받은 고양이들을 판단할 때 쉬운 방법은 털에 이물질이 묻어있는 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어미고양이가 아기고양이에게 해주는 일은 크게 보아 두가지 입니다. 젖주기와 그루밍(배변유도 포함) 어미고양이는 지치지도 않는지 아기고양이를 한마리씩 번갈아가며 열심히 핥아댑니다.
그것이 아이의 청결 뿐만 아니라 체온을 유지시키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눈을 뜨는데 도움이 되고, 배변을 유도시키기 때문입니다. 즉 털에 이물질이 없는 아이들은 어미의 정성어린 보살핌을 받고 있는 아이란 소리입니다. 절대로 납치하지 마세요. 털에 이물질이 있는 아이라고 다 버림받은 아이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그 가능성이 높긴 합니다. 예의주시 하세요.
4. 반드시 5시간 이상!! 가까이 가지말고 멀리서 지켜본 후에도 어미가 나타나지 않을시! 데려오세요.
5시간이 지나도 어미가 나타자지 않으면 어미가 있건 없건 상관없이 데려오시는 게 좋습니다. 왜냐하면 아기고양이는 그 시간 이상 굶을 시 혈당이 떨어져 위험하거든요. 일반적인 어미라면 그 시간 내에 아이들에게 다시 옵니다. 5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는다면 아이를 버렸거나, 아이에게 오는 길을 잃어버렸거나, 먹을 것을 구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고양이라 봐야 합니다. 그럴 경우 구조의 손길을 베풀어주세요.
끝으로 냥줍을 통한 집사를 꿈꾸는 분들께 한마디 드리겠습니다. 돈으로 고양이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인연으로 아이를 만나고 싶다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건 참 좋은 일 같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따지면 꽤 높은 확률로 믿을만한 샵(찾기 어렵지만)에서 돈으로 고양이를 구매하는 것보다 더욱 더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길에서 데려온 아이들 중 30%만 성묘로 성장을 한다고 합니다. 그 말은 길거리의 대부분 아이들이 이미 질병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아이가 아프게 되어 병원에 가면 큰 돈 나갈 확률이 높습니다. 바로 제가 그랬었습니다. 허파스, 허파스로 인한 결막염, 범백, 곰팡이피부염 등 다양한 질병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을 데려와서 치료에만 수십만원이 우습게 나갔습니다. 다행히 범백은 고비를 넘겼고 곰팡이도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지만 허파스는 평생 함께 가야 할지도 모른답니다.
병원에 데려가서 진료 후 데려오면 되는 것 아니냐구요? 병원에서 당일 진료로 질병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줄 아십니까?
병원마다 아이들에게 진료하는 내역은 엄청 다릅니다. 또한 아직 고양이들을 위한 검진 도구가 100% 정확하지도 않습니다.
실제로 저는 범백키트 검사 후 범백 음성 판정을 받은 아이를 데려왔는데 범백에 걸려 사지를 헤매었습니다.
곰팡이 피부병은 초기엔 털에 가려 보이지도 않고 실제로 배양검사를 해도 일주일 후에 결과가 나옵니다.
당일 진료로 아이의 건강상태를 파악하기는 정말 힘듭니다.
부디 어떤한 악조건 속에서도 아이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마음 없으시면 신중하세요. 대충 며칠 키우다 다른 분께 입양시키겠다는 분도 조금 신중해주세요. 아무리 건강해보이는 아이라도 실제로는 각종 병균에 노출되어 있을 수 있고 그 집에 다른 고양이가 있다면 질병균을 옮겨서 원래 있던 고양이가 죽는 경우도 있습니다.(고양이라서다행이다 까페에 실제로 종종 올라오는 사례)
길거리의 아이들을 데려오는 건 인간의 당연한 권리가 아닙니다. 많은 책임이 뒤따르는 일임을 꼭 알아주세요.
가장 좋은 반려묘 입양 방법!
유기동물 보호소에 가세요! 정성껏 병원 진료, 치료까지 꼼꼼히 마친 아이들을 데려올 수 있습니다. 정말입니다!
주제넘게 이런 저런 글 남겨보았습니다. 죄송합니다.
고양이를 키우시는 많은 집사분들 행복하세용. 집사를 꿈꾸시는 많은 분들, 어서 집사되세용. 겁나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