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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한 수준의 참패..
게시물ID : baseball_1047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생을즐
추천 : 1
조회수 : 111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10/31 15:26:25
야구는 멘탈 스포츠죠. 분위기가 한쪽으로 넘어가다가도 뭔가 반전 찬스가 생기면 다시 흐름을 가져오고, 그렇게 서로서로 흐름이 왔다갔다 하는 치열한 게임입니다.

그런데 이번 코시는 정말 아니네요. 두산이 무척 잘하는 것도 있지만 삼성이 너무 심각하게 못합니다. 코시라면 양팀 다 최선을 다한 플레이로 서로 분위기를 가져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통해 한 게임 안에서도 이쪽 저쪽으로 흐름이 바뀌는 그런 명경기가 나와야 할텐데, 삼성은 이번 시리즈에서 1차전 중 몇몇 상황 외에 단 한차례도 분위기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네요.

단적인 예로 조금 아까 무사 1루 위기에서 오재원의 도루시도를 합의판정까지 가는 극적 저지로 막아냈다면 안좋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코시까지 올라온 팀이라면 당연히 그래야 해요. 그러나 삼성은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반전 찬스가 난 후에도 다시 갑갑한 투수의 피칭 끝에 다시 위기를 만들거나, 꾸역꾸역 어떻게 막아내고 나면 공격에선 무기력하게 순식간에 이닝을 끝마치죠. 그러고 나면 다음 수비 이닝에서 되려 추가 실점하는 패턴입니다. 시리즈 내내 그랬어요.

투수가 볼질, 혹은 배팅볼 수준의 구위로 꾸역꾸역 스트존에 우겨넣다가 맞아서 위기상황이 옴 -> 찔끔찔끔 실점 -> 위기 상황에서 어쩌다 반전 찬스를 만듬 -> 그러나 다시 투수가 위기 자초 -> 찔끔찔끔 실점 -> 다시 어찌저찌 막아내고 분위기 반전 찬스가 옴 -> 타선이 급정색하며 순살 -> 다음 이닝도 또 위기 맞으며 질질 끌려감...

승패를 떠나 경기 내용면에서 상대의 좋은 흐름을 끊기 위해 발악을 하고, 그렇게 자신들의 흐름으로 끌고 와서 반격을 노리고, 이러다 지는건 괜찮습니다. 시리즈 스코어가 몇대 몇으로 깨지건 이런 게임 속에 패배하는건 괜찮습니다. 그러나 삼성은 승패를 떠나 단 한차례도 제대로 된 야구를 하지 못하고 있어요. 이건 정말 창피할 정도의 참패입니다.

두산은 이번 포시에서 정말 강합니다. 준플옵에서부터 맹렬한 기세로 올라와 선수 개개인이 정말 엄청난 집중력과 기세로 포스트 시즌에 걸맞는 매우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러나 삼성은 팬으로서 창피할 수준의 경기를 하네요. 집중력도 없고 여유도 없고 아무 의욕이 없어 보입니다.

단기전에서 몇몇 선수들이 부진하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기에 단순히 못친다, 못던진다는 것만 가지고 비난할 수는 없지만, 최형우 박석민 같은 베테랑, 주장 선수들이 아무런 의욕없는 플레이를 하고 있어요. 박석민은 수비에서도 실망스럽구요. 어제의 그 결승타점도 잡기 쉬운 볼은 아니었다고는 하나 박석민의 평소 수비실력을 생각하자면 그걸 그렇게 글러브 맞고 놓쳤다는 것은, 그것도 팀이 절벽끝에 몰린 위기 상황에서 주장이 그 중요한 볼을 그렇게 놓친것은 집중력이 부족했다는 생각 밖에 안듭니다.

차라리 첫 출전한 구자욱이 실수는 좀 했어도 훨씬 파이팅을 보이고 있어요. 구자욱 배영섭 박해민 같은 어린 선수들이 죽자사자 노력해봤자 중심타선이 정말 무기력하게(나바로는 삽질을 좀 했어도 그래도 뭔가 하려는 의욕이라도 보였지만...) 물러나는건 단순히 못했다는 표현을 넘어서 심각하게 실망을 안겨줍니다.

참패네요. 어차피 시리즈는 넘어간거 마지막 파이팅이라도 보여서 대구구장까지 끌고 내려와 혈투 끝에 패배하길 바랬는데 오늘 하는 꼴 보니 그것도 물건너 갔네요. 아무리 팀 기둥 선수들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한 엔트리 제외로 전력이 극도로 약해지고 사기가 가라앉았다고 해도, 그래서 우승에 대한 기대를 많이 접었다고는 해도 이런 실망스러운 패배는 아니죠. 대구 시민운동장 마지막 해의 마지막 포스트 시즌인데 지더라도 제대로 야구를 해서 져야지 이건 정말 그간 함께해온 홈구장에 대한, 그리고 그 오래되고 낙후된 구장을 꾸준히 찾아가 응원해준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봅니다.

아직 경기가 끝나진 않았으나 두산의 우승을 미리 축하드립니다. 두산은 우승할만한 자격을 보여줬습니다. 삼성이 풀 전력으로 최선을 다해 맞섰다 하더라도 올해 두산은 우승을 가져갈 충분한 능력을 증명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삼성은 두산의 이러한 훌륭한 파이팅에 비해 창피하고 참담한 수준의 경기를 보여줘 오히려 미안한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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