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100일 이벤트인 '고마워요 문재인'을 두고 드루킹이 본인의작품인 것처럼 주장한 것이 알려지면서 다음카페 소울드레서(소드) 등 '여초 카페' 측이 반발하고 나섰다.
드루킹이 아닌 본인들이 주도적으로 이끈 이벤트라는 취지에서다.
19일 파워블로거 드루킹 김모(48)씨가 주도하는 블로그 경인선(經人先·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에는 "'고마워요 문재인'은 우리가 선출한 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고 싶은 100일 취임기념 선물"이라는 글귀가 올라와 있다. 이 글은 지난해 8월19일에 작성된 것이다.
글쓴이는 "촛불을 들었던 많은 네티즌들이 '고마워요 문재인'을 실검 1위로 올림으로써 지지율 84%가 허상이 아님을 증명했다"고도 썼다.
이보다 이틀 전인 17일에는 문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맞아 포털사이트에 '고마워요 문재인' 문구가 장시간동안 실시간 검색어(실검)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경인선이 실검 띄우기를 본인들의 '선물'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당초 이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카페 회원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패션·뷰티 카페 '소울드레서' 회원들은 본인들이 이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소드에는 16만2000여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이 카페 회원인 ID '쨍하고해뜰날'은 지난해 8월 16일 오후 7시2분께 실검 이벤트를 제안하는 글을 카페 게시판에 올렸다. 짝수 시간인 오전 10시, 낮 12시, 오후 2시, 4시, 6시에 네이버와 다음에서 실검 1위로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이 네티즌은 지지자들에게 해당 이벤트를 알리기 위해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공유도 당부하면서 "앞으로도 우리 힘내서 열심히 문재인 정부를 지켜요"라고 했다. 이 제안은 '오늘의 유머' 등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들을 통해 퍼졌고 '#고마워요_청와대' '#고마워요_문재인'이라는 문구가 해시태그와 함께 급속도로 확산됐다.
계획대로 문구가 포털사이트에서 상당 시간 동안 1위를 차지하면서 회원들은 성공을 자축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경인선이 검색어 순위 올리기 작업을 주도한 것이 아니냐는 내용을 담은 한 매체의 기사가 나오자 회원들은 분노하고 있다. 특히 자신들을 드루킹과 같은 급의 인물로 취급하는 데에 불쾌하다는 분위기다. "내가 언제부터 드루킹, 혹은 드루킹의 하수인이 됐느냐"는 하소연이 주를 이룬다.
소드에서 닉네임 '아름다운복수'를 쓰는 네티즌은 "이러다 소드도 드루킹 맹신도로 엮을려고 하는 것 아니냐"라고 적었다. 닉네임 '투닥투닥'도 "문재인 지지자 전체를 싸잡아 위축되게 만들 심산인 것 같다"고 썼다.
또 다른 네티즌은 "(드루킹의) 언행을 보면 망상 수준으로 현실검증력이 떨어져 있는 것 같은데 말을 거르지 않고 보도한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일각에선 "본인들도 모르게 드루킹 세력에 물든 것 아니냐"라는 의혹도 나온다. ID 수백개를 돌려쓰는 경공모나 경인선 회원들이 여초 카페에 잠입해 작업 했을 수 있다는 의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