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이이이이잉~
경찰의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지며 락큰롤 베이비 시작화면과 함께,
산타 할아버지의 후손이신 마이클씨의 정신과 상담영상을 시청하며
“맞아요. 꿈속에서 살고 있어요! 그 꿈마저도 삐---- 됐다고요! 삐삐- 삐---- 됐다고요!”
라는 대목에서,
마치 고딩때 수업시간에 국화꽃 향기와 남자의 향기를 연달아 읽고 눈물샘이 폭발한 김에
내가 암환자가 된 양 충실하게 감정연기를 하여 갑자기 배가 너무 아프다며 조퇴를 했었던
그때, 그 기분으로
“나도 열심히 강도질해서 비행중년이 될 거야!”
라는 거대한 꿈과 포부를 안고 게임을 시작한지 만 나흘
이 이야기는 그 나흘째 이야기입니다.
여느날과 다름이 없었죠.
하루의 피곤에 쩔어 퇴근해서 꾸역꾸역 혼자 밥을 먹고,
아직 주문해놓은 게임패드가 도착하지 않아 운전 할 맛도 안 나고 해서,
퀘스트나 해볼까? 하고 습격 방을 만들었다가
외국인들에게 삐삐- 삐— 소리나는 온갖 갈굼을 얻어먹고 멍청하게 천장을 바라보다가...
“이러면 안돼! 영원히 고통받는 트레버도 있는데 내가 이러면 안돼!”
라며, 심금을 울리는 감동적인 강도 탄생의 비화를 마음속으로 새기며 시작부터 온 동네 차들을 털고,
각종 중장비들을 훔쳐 타고, 커브돌기 귀찮으면 고속으로 달리다가 차에서 뛰어내려 한 대만 맞으면 죽기직전의 빈사상태로
다시 차를 뺏어 타던 평화로운 라이프를 즐기고 있었죠.
그러던 중... 문득...
모 아재 분께서 베오베로 날려버린 이야기 속에 나오던 ‘은밀한 춤’ 이란게 떠올랐습니다.
핫 챠!
지도를 펼쳐놓고 위에서부터 무슨 아이콘이 날 그곳으로 데려다 줄 것인가!
라는 신성한 기분으로 마을 곳곳을 살펴 보던 중!!!
드디어!!!
드디어!!!
그곳을 찾아내고 말았습니다!!!
하이힐 모양의 아이콘은
한명의 비행중년으로서 꼭 한번 가봐야 할 성지임을 뽐내며,
다른 아이콘 보다 큼지막한 크기를 자랑하였으며,
차고로 달려가 제가 제일 사랑하는 무광검빨의 구루마를 탑승하여,
여태껏 내가 이렇게 게임을 잘 했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초인적으로 활강하듯 날아간 그곳은
“워우!!! 삐삐- 삐----!!! 삐삐- 삐----!!! 삐비삐- 삐!!”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었고
술 한잔에 10달러,
댄스한번에 40달러(그것도 무려 그룹댄스)라는
저렴한 금액으로 신세계를 맛보게 해준다고 하였으며,
마침 한국 분들이 많이 계셔서,
이런 아름다운 성소를 혼자서 비행 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마치 내일 자살특공대가 되어 모 항공전단을 박살 낼 파일럿을 모집하듯 비장하게 외쳤습니다.
“여기요! 여기!!! 여기에요!!! 여기가 거기에요!!! 거가 거임!!! 거가 가가 말한 거임!!!”
그렇게 10원짜리 술을 넉잔이나 들이키고,
고주망태가 되어서 비틀비틀 밀실로 들어가 댄스타임을 즐기려던 그 신나는 순간!!!
- 취이이이이이이익!!!!
불길한 소리가 귀에 들려 왔습니다.!!
“왓 더!! 삐-----!!!”
연기는 춤추려는 아가씨들을 가렸고, 무슨 일인가 상황파악을 위해 일어나
비틀비틀 흔들리는 시야로 밖으로 나가는 순간
-자살하였습니다.
메시지와 함께 저의 아름답고 고상한 성지방문은 지옥이 되었고
저와 함께 댄스타임을 즐기려던 아가씨들은 어디론가 사라졌으며,
하... 참혹해서 더는 쓸 수가 없는 그런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볼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핵프로그램 사용 유저에게 한마디 남기네요.
너 지금 뭔 짓 한줄 알아??? 니가 한짓이 도데체 어떤 짓인지 말이야!
앞으로도 안 생길 미래의 꿈과 희망이 가득한 미 중년이 야밤에 몰래 티비 켜놓고
비디오 테잎 상하지 않게 액정 클리너 먼저 돌리고,
두근반 세근반 하는 마음으로 본편 감상을 시작 하려고 비디오를 넣고 플레이 버튼을 눌렀는데!!!
- 옛날 어린이들은 호환, 마마, 전쟁 등이 가장 무서운 재앙이었으나~
라는 대목에서 연로하신 모친이 슬금슬금 다가와
밤에 안자고 비디오 본다고 등짝 스매싱 날린 것 보다 열배는 나쁜 짓이야.
알어? 알어먹어? 이 삐-----! 같은 삐- 삐- 가.
살색 나오는 부분 보다가 걸리면 보기라도 봤지,
이거는 계약서에 약관만 미친 듯이 읽고 ‘동의’는 눌러 보지도 못한
인생일대의 불행이다. 이 삐-삐- 야!
그렇게 패시브 모드에서도 사망이 가능케 하는 핵을 파헤친 것인지
연거푸 나를 세 번을 달아 죽이던 삐- 삐-
호출 받고 오셨으니, 한국분 이신거 압니다.
뭐. 게임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라는 마음으로 한번은 용서하기로 했구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 호스트가 없어서 락큰롤 베이비의 성차별에 반발하는 어떤 유저인가...
뭐 그래서 한번은 용서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두번은 없습니다.
저에게 소중한 시간을 방해한다면, 남들에게도 소중한 시간을 방해 할 사람이니까요.
전쟁. 결코 다시 전쟁.
성소에서는 총질하는거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