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군생활 경험인데요.
평소 DMZ내 지뢰지대 매복하던 곳에서 빗살무늬 토기가 조각조각 많이 나왔습니다.
지명이나 지역은 혹시 현재에도 비밀인지 모르기 때문에 구체적 언급은 피하겠습니다.
물어보시는 분이 있다면 답해드릴 용의는 있습니다.
아무튼 특정 지역을 불닷저로 평탄화 하면 여러가지 것들이 나왔어요.
그중에는 사람 뼈, 관통 당한 철모, 박격포탄 날개, 용도를 알 수 없는 쇠붙이, 깨진 사기그릇. 부서지기 쉬운 파편형 토기, 지뢰 등...
그중에 제가 눈여겨 보았던 것은 토기였는데요.
기억을 돌려보면, 이 토기에 무늬가 있었어요.
그래서 위에 빗살무늬 토기라고 언급드린 거에요.
우선 토기의 색갈은 갈색빛입니다.
굳은 진흙이고 약간 탁한 그런 색갈이에요.
그 토기에 무늬가 놓여있는데, 사선으로 놓여있었어요.
확실히 기억합니다.
투박한 음각으로 새겨진 것인데, 정교하지는 않았어요.
성냥개비 같은 걸로 그은 듯한 그런 깊이와 모양을 갖췄어요.
그래서 가마에 굽기전에 사람이 새긴 문양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어요.
아무튼 그곳에는 그런 조각들이 꽤 많이 나왔어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주변에 구석기 시대 유적 유물들이 많이 나왔던 곳입니다.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은 상태에서,
제가 그것을 처음 발견했을 때,
그러한 사실을 일지에 적어서 기록했던 것 같습니다.
아울러 이것을 윗선에 보고하니 돌아온 대답은 "쓸데없는데에 정신 팔지 말고 맡겨진 임무에나 충실해라"
이런 대답이었습니다.
임무에 충실했는데도 돌아온 대답은 차가운 냉대.
어디에 하소연 할 데도 없고해서, 지금 여기에다 이야기 합니다.
그때 당시에는 명령 위반이라 뭘 가지고 나올 수도 없고,
빗살무늬 토기 아니냐고 힘 주어서 안타갑게 보고도 했었지만,
너무들 별 관심이 없고,
아무 생각이 없어서,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더라구요.
발목 지뢰가 고개만 돌리면 수십개씩 나오던 그런 위험한 곳이었어요.
본인이 이런글을 올리는 목적은,
근래에 토목 개발의 논리에 경도 돼,
너무 아무렇지 않게 마구잡이로,
그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인,
유물 유적이 쓰레기 처럼 취급되는 현실이 안타까워서입니다.
아무튼, 비록 현실이 그러해도,
이곳 역사게시판에 있는 분들께서는 평소 각별히,
우리의 소중한 문화자산,
유물 유적을 사명감을 가지고,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신경써주시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볼품 없는 글 올렸습니다.
저의 짧은 식견으로는,
선진국은 달래 선진국이 아니라,
그 고풍스러운 전통과 역사를 잘 보존하고 지키면서,
아낄 줄 알고 소중히 하는사람들이 함께 하는 곳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