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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동년배인 김기식 원장은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2013년 4월 15일, 아들이 학교에서 왕따로 자살을 하고 큰 슬픔에 빠졌을 때는 또렷이 기억난다.
왜냐하면 당시 내가 대표로 있는 유기동물구호단체에서 자주 다니던 금호동 현대동물병원 원장님과 김기식 의원이 매우 절친한 대학 선후배 사이로 장례식장에 조문다녀온 이야기를 해줬기 때문이다.
그 원장님은 그동안 많은 조문을 다녀봤지만 이번 조문처럼 상주에게 뭐라고 말을 건네기도 힘든 조문은 처음이었다고 내게 말했다.
원장님은 평소에는 격없이 대화를 나누는 2년 선배였던 김기식 의원이었는데 그날 장례식장에 조문을 가서 뭐라고 말을 하려고 하니 김의원의 얼굴이 완전히 넋이 나간 표정으로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어서 그냥 손만 한 번 꼭 붙잡고 왔다고 한다.
당시 김기식 의원은 내가 딱히 잘 아는 사이도 아니었지만 동년배에 갑작스레 아들을 잃은 그 아픔이 얼마나 클까라는 생각이 들어 가끔씩 그 동물병원 원장님께 요즘 김기식 의원은 좀 어떠냐고 묻기도 했는데, 여전히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웃으며 농담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는데 몇 개월이 지난 지금도 말붙이기가 좀 어렵다고 했다.
이번에 김기식 전 의원이 금감원장 취임하고 해외 출장건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야당놈들을 보면서 “저것들은 인간도 아니다. 당시 김기식 의원이 어떤 상황인지 뻔히 잘 알고 있는 놈들이 저 지랄들인가?” 라는 생각에 무척 화가 많이 났다.
이번에 김기식 전 의원이 금감원장직을 사임했지만 반드시 더 큰 쓰임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니 실망하지 마시기 바란다.
* 그 동물병원 원장님은 2008년 광우병 수입소 파동 때 광우병 대책 국민운동본부 정책실장을 맡기도 했던 박상표 수의사이다. 제가 대표로 있는 단체의 협력동물병원 원장님이어서 평소 참 많은 대화를 나누었는데 안타깝게 그 분도 그해 연말에 자살을 하셨다. 참 좋은 분이셨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