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태교 겸 동요를 들으면 저도 신나고 기분이 좋아지길래 동요를 많이 들어요. 그런데 방금 '피노키오'가 나와 흥얼거리다가 가사에 집중해보니 참 슬픈 노래네요.
가사 적어보아요..
꼭두각시 인형 피노키오 나는 네가 좋구나 파란 머리 천사 만날 때는 나도 데려가 주렴 피아노 치고 미술도 하고 영어도 하면 바쁜데 너는 언제나 놀기만 하니 말썽쟁이 피노키오야 우리 아빠 꿈 속에 오늘밤에 나타나 내 얘기 좀 잘 해줄 수 없겠니 먹고 싶은 것이랑 놀고 싶은 놀이랑 모두 모두 할 수 있게 해줄래
꼭두각시 인형 피노키오 나는 네가 좋구나 장난감의 나라 지날 때는 나도 데려가 주렴 숙제도 많고 시험도 많고 할 일도 많아 바쁜데 너는 어째서 놀기만 하니 청개구리 피노키오야 우리 엄마 꿈 속에 오늘밤에 나타나 내 얘기 좀 잘 해줄 수 없겠니 먹지 마라 살찐다 하지 마라 나쁘다 그런 말 좀 하지 않게 해줄래
꼭두각시 인형 피노키오 나는 네가 좋구나 파란 머리 천사 만날 때는 나도 데려가 주렴 학교 다니고 학원 다니고 독서실 가면 바쁜데 너는 어째서 게으름피니 제페토네 피노키오야 엄마 아빠 꿈 속에 오늘밤에 나타나 내 얘기 좀 잘 해줄 수 없겠니 피노키오 줄타기 꼭두각시 줄타기 그런 아이 되지 않게 해줄래
학원, 공부, 시험, 숙제, 하지 마라, 나쁘다..... 부모님께 말씀드려서 먹고 싶은 것, 놀고 싶은 것 다 할 수 있게 해줄래....
요즘 신랑이랑 아이가 태어나면 어떻게 키우고 싶은지 종종 이야기를 하거든요. 너무 '공부, 공부' 하고 싶지 않다.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게 하고 싶다. 적어도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라도 자연과 함께 많이 뛰놀게 하고 싶다. 아이의 생각을 인정하고, 자기주도적인 아이가 될 수 있도록 지시자가 아닌 조력자가 되고 싶다. 등등.. 하지만 정말 그럴 수 있을지, 욕심부리지 않을 수 있을지 잘은 모르겠어요. 특히 피노키오 가사를 보고는 더욱.
어렸을 때 저 노래를 부를 때에는 한 번도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부모의 눈이 되어 보는 동요 가사는 제게 사뭇 다른 느낌이 드네요.
(+) '멋쟁이 토마토'도 참 신나는 노랜데요... 간혹 '주스가 되는 토마토'의 모습, '케첩이 되는 토마토'의 모습을 생각하면 웃으며 부를 수만은 없는 노래라면서, 지금 4살배기 아가를 둔 친구랑 둘이 '우리 너무 어른이 되었나 보다' 하면서 웃었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