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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에서 백제시대 이전, 3세기 마한시대 유적지가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선지 흙으로 다시 덮고 유적지 아래로 터널을 뚫는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경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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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의 신도시 건설 현장.
작년 봄 도로 공사를 하다가, 마한시대 목지국으로 추정되는 취락 유적지가 최초로 발견됐습니다.
마한과 백제의 주거지가 시기별로 보존돼 있는 데다, 마차 길과 운송시설도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올해 5월 문화재청이 유적지 발굴을 중단하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공사업체에게 더 이상 발굴을 강요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결국 유적지는 발굴이 시작된 지 1년 만에 다시 흙으로 덮어버렸습니다.
◀INT▶ 안재호 청동기학회 회장
"다시 복토를 하게 되면 원래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는 게 아니고 압착이 되어서 밑에 집자리의 형태들이 변형이 일어납니다."
흙으로 덮어버린 유적지의 화학적, 물리적인 훼손도 걱정이지만 내포 신도시 도로를 연결하겠다며 유적지 바로 아래로 150미터짜리 대형 터널을 뚫는 것도 유례없는 일입니다.
◀SYN▶ 박태신
"일본이나 이탈리아의 예는 그만두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유적지 밑에 터널이 지나간 데가 어디 있습니까?"
그러나 충남도청은 이미 문화재청과 협의를 마쳤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
◀INT▶ 송길상 학예사/충청남도 도청
"현재 주변지역에도 유적이 많기 때문에 (도로를) 우회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봤고요, 터널 방식과 함께 원형 보존하는 것이..."
충남도청 이전과 함께 인구 10만 명 규모로 조성되는 내포 신도시.
전문가들은 대규모 마한 유적지야말로 내포 신도시의 격을 높일 문화적 자산이라고 지적합니다.
MBC뉴스 이경미입니다.
공사를 하다가 유물, 유적이 나오면 공사는 바로 중단이 된다고 합니다.. 심지어 중단에 따른 손해에 대한 보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건설업자 입장에선, 발견이 된다고 하더라도 신고를 쉬쉬여긴다고 합니다. 오히려 이게 손익계산을 따지는 기업가의 마인드에서는 옳을지도 모르지요.
인문학이 죽어가는 현 상황에서, 힘 없는 고고학계의 목소리를 누가 들어줄지 의문이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대한민국 정부가 나서서 조속한 해결이 이루어줬으면 합니다..(입법부가 도와줘야할텐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