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수의견을 시사회에서 봤다
철거민 시위 도중 경찰에게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아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의경을 살해하게 된다
아버지는 과실치사로 구속되고 국선변호사는 정부게 책임을 묻는
100원짜리 국가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
전반적으로 만듬새가 전혀 저예산 영화의 티가 안 날 만큼 매끈한 법, 정영화였다
정의감 넘치는 기자, 열패감으로 삐딱한 애송이 국선변호사, 운동권 출신으로 현실에 안주한 중년
세 남녀의 버디무비 같은 매력도 있고 보다보면 철거민 시위 문제라는 무거운 주제르 잊고
즐겁게 몰입해서 볼 수 있다.
톡까놓고 사회성을 내세운 26년, 또 하나의 가족보다 퀄리티가 매끈하다
감독이 PD출신이라 그런지 무거운 주제를
재미있는 장르 영화로 잘 풀어낸 느낌이다.
주인공 윤계상의 연기는 배우를 다시 보게 만들만큼 어느 때보다 좋았고
검사 역의 김의성씨는 연기도 좋고 캐릭터도
생각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아래는 감독과의 1문 1답이다
Q.이경영,김의성,권해효 등에서 특별출연의 박철민씨까지 이런 진지한 영화에서 보아오던 얼굴인 데 반해
윤계상이 가장 의외의 캐스팅이다. 하게 된 배경은?
원래 윤계상이란 배우를 매력적으로 봐왔고 연기력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었다.
특히 주인공이 변호사라는 엘리트 직업이지만 지방대 출신으로 로펌에도 못 가고 국선변호사를 하는
열패감이 있는 사람인데
윤계상씨 역시 데뷔작부터 주연을 하고 화려한 스타로 살았지만
배우 경력 10년에도 아이돌 출신 딱지를 떼지 못하는 것에 대한 열패감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연기에 아주 만족한다
PD를 오래해서 배우 보는 눈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의경으로 나오는 엄태구 배우도
굉장히 연기를 잘하는 데 오디션을 못한다
그런 배우들이 있다. 오디션에 약하고 현장에서 동물적 감각으로 연기하는...
일례로 류승완 감독이 오디션으로 설경구 선배를 떨어뜨리기도 했었다
이경영씨 역할로는 최백호씨를 꼭 쓰고 싶었다
이경영 선배는 너무 지식인 스타일이어서 좀 고민스러웠는데
본인이 머리까지 자르고 사진을 찍어서 보냈더라
이렇게 하면 철거민처럼 보이냐고
선배가 이렇게 열정적으로 하는데 만류할 이유가 없었다
개봉이 오랜 시간 연기되면서 가장 호재는 유해진씨가 삼시세끼로 떠서 반갑지만
이경영선배는 남영동에서 고문기술자를, 의경 아버지로 나오는 장광씨는 26년에서 전대통령을 연기했다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두 아버지가 다른 영화에서 가장 악랄한 두 사람으로 나와서
좀 걱정됐지만 어쩌겠나? 운이 그렇게 됐다 ㅎㅎ
Q. 영화가 정치적, 사회적으로 읽혀지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웃음)나도 이렇게 될 지 몰랐다. 개봉이 이렇게 연기될 지도 몰랐고(배급사 변경을 의미하는 듯)
나는 재미로 보는 영화가 있고 피켓을 들어야 할 때는 피켓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원작 자체가 재미있어서 꼭 하고 싶었던 거지 그런 피켓을 드는 영화는 아니다.
소수의견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이유
영화 자체의 완성도, 재미, 메시지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고 무엇보다 이 영화가 당한 불이익때문이기도 하다
당초 CJ에서 배급하려다,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포기하고 시네마 서비스가 배급하게 된 영화는
양대 체인인 CGV와 롯데에서 많은 스크린을 확보하지 못했다
(CGV에서 배급하면 악의 연대기같은 영화도 200만 관객을 만들어낸다 ㅎㅎ)
지금 영화계는 변호인을 투자한 NEW가 세무조사를 받고 정부에 잘보이려고 연평해전에 투자했다는 설이 돌고
부산시는 다이빙벨을 상영한 괘씸죄로 부산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해고하려 하고, 지원금을 삭감하는 등
때아닌 좌우논쟁에 고초를 입고 있다고도 한다.
생각해보면 이런 권력의 횡포로 인해 모든 행정이 불합리하고 불투명하게 이뤄지고,
오직 정부의 눈치만 보느라 오늘날 메르스 대란이 일어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물론 확대해석이겠지만 정부의 쉬쉬하고 가리려고만 하는 불투명한 행정이
메르스 환자를 증가시킨 건 명백한 사실이다.
거두절미하고 이 영화만큼은 완성도와 노고에 걸맞는 수확을 거두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