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칼럼 일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시장에서 감자를 사면서 냄새를 맡는 사진이 화제에 올랐다.
생선이면 몰라도 감자를 살 때는 어느 누구도 냄새를 맡지 않는다.
싹이 나왔는지 썩었는지 햇감자인지 묵은 감자인지를 용도에 따라 살핀다.
감자를 살 때 생선을 살 때 딸기를 살 때 고기를 살 때 점검해야 할 부분이
다 다르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은 대통령으로서의 흠결은 아니다.
시장을 본 적이 없거나 음식을 해본 적이 없구나 웃어넘기면 그만이다.
그러나 사람을 쓸 때는 다르다.
화려한 스펙 뒤에 감춰진 내용을 봐야 하는 것이다.
썩었는지 온갖 비리의 싹이 무성한지 총체적인 검증을 하게 하고 추천한 인사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주지시켰어야 한다. 낙마나 자진사퇴로 끝날 일이 아니라
사후에도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의 첫 인사가 온갖 잡음을 일으키고 국민들을 창피하게 만든 책임은 대통령이 져야 한다.
온갖 종류의 껄렁한 인생을 살아온 것으로 판명된 인사들을 보면서
국민들은 그들을 조롱하기에 앞서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창피하다.
국민들을 부끄럽게 만들어 놓고 그 인사권자인 대통령은 책임이 없을 뿐 아니라 부끄럽지도 않다는 게 말이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