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식시장에서 매우 엽기적인 사건이 하나 발생했었습니다.
삼성증권의 총 발행주식수가 8,930만주인데,
오늘 아침에 총 주식수가 갑자기 약 28억주가 늘어나서
삼성증권 직원들 계좌마다 120여만주씩 입고가 됐고,
직원 몇명이 입고된 주식을 주식시장에 팔아서 3~4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하루 평균 거래량이 2~30만주 정도에 불과했는데 오늘 거래량은 2,080만주를 넘겨
80배 많은 거래가 이루어 졌습니다.
주식 수를 늘리려면(증자하려면)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수량만큼만을 발행해야 합니다.
삼성증권 측은
"우리사주 배당금을 입금하는 과정에서 담장직원의 업무 착오로 배당금 대신 주식이 입고 되었고,
일부 직원이 이를 매도함으로써 당시 주가 급등락이 있었습니다.
이에 회사는 신속한 조치를 통해 정상화하였으나,
고객님께 불편과 불안을 끼쳐드린 점 머리숙여 사과드립니다." 라는 '대고객 공지문'을 올렸습니다만,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를 바닥에서부터 흔들 수 있는 매우 중대한 사건입니다.
일부 직원이 매도한 주식을 언론에서는 실물이 없는 미발행 '유령주식'이라고 표현했는데
문제는 저 '유령주식'이 실제로 매도가 됐고, 매수한 사람은 정당한 방식으로 주식을 거래했기 때문에
그 사람에게는 '정상주식'이라는 거죠.
어떤 언론사에서는 또 '일종의 공매도'라고도 했는데,
한국은 무차입 공매도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실물을 빌려서 갖고 있지 않으면 공매도를 할 수 없고,
게다가 공매도는 시스템적으로 시장가 매도를 못하게 되어 있는데
오늘 '유령주식'의 거래 형태는 '진짜 주식'과 똑같이 낮은 가격으로 주문하는대로 매도가 되었습니다.
일개 증권사의 직원 한명이 시가총액 3.5조원인 회사를
순식간에 110조원의 가치를 가진 회사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고,
그렇게 만들어진 107조원이 실제 주식시장에서 거래되었다는 것이 오늘 사건의 핵심입니다.
주식 거래를 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상관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저런 시스템이 증권사 말고도 보험사나 은행에서도 은밀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돈'은 한국은행만 발행할 수 있는데,
저 방식대로라면 일부 은행에서 수백조원을 숫자 조작만으로 생성해서
시중에 퍼뜨릴 수 있다는 거죠.
삼성증권을 금융당국이 제대로 조사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청와대 청원 주소입니다.
http://www1.president.go.kr/petitions/187633?navigation=peti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