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였을까.
너와 나는 만나는 운명이였나보다.
도둑고양이 치곤 너는 너무 성실하게 대문으로 들어와 나에게 인사했다.
바들바들 떠는 앞다리로 올곶게 몸을 지탱하면서,
그토록 깊고 맑은 눈동자로 나를 주시하면 어찌란 말이더냐.
너도 어렸고 나도 어렸다.
매일 아침 마루방문을 열고 걸터 앉으면,
떨어진 창고 틈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반가움을 참지못해 내품에 달려오는 너였다.
너는 도둑고양이 치곤 음식에 욕심이 없었다.
천하장사 한줄 끊어 먹으며 너 한입 나 한입하며 마루그늘에서 선풍기 바람을 같이 쐬었다.
너는 고양이 치곤 고양이 같지 않았다.
천둥치고 비내리는 시끄러운 새벽밤, 난 네가 걱정되서 마루방문을 열었다.
너도 내가 걱정되던것이였더냐, 왜 어리석게 비맞으면서 마루방문앞에 계속 앉아있던거냐.
너는 죽을 운명이 아니였다.
나는 어릴적의 나에게 뺨을 후려갈기고 싶다.
왜 진정 생각치 못했을까... 산책을 시켜준다며 목줄을 자전거에 연결해둔게 체인에 얽힐 줄을...
손톱이 부셔져라 꼬인 줄을 풀으려 애썻지만 그 짧은 순간, 너는 아무소리 내지못하고 눈을 감았다.
너는.. 나에게 오면 안됬었다.
어리석고 어리석은 나에게 너는 죽임을 당했다.
적어도 너는 그렇게 죽으면 안되었다.
비가오고 눈이오기를 수십번,
너의 눈동자는 내가슴에 남아
얼었다 녹았다 눈물로 흐르길 반복한다.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