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도시에서 사과키우는 부부입니다. 종교는 없구요. 연애결혼하고 잘 살고 있는데, 사과가 아직 어려서 2년정도 수입이 없는데다 지방이라 취업자리도 잘 없어서 생활비 벌이 할데가 잘 없어요.
그런데 때마침 최저생계복지사업보조인력 모집이 있어서 와이프가 성균관대에서 한국어5급까지 이수한터라 왠만한 듣기읽기는 되어서 신청지원했는데 정확하게 필요한 인원수대로 신청이 들어와서 운좋게 지방 면사무소에 일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3개월 기간만료 계약이구요. 주 업무는 최저생계비지원희망자.가 찾아오면 서류안내해주는 업무에요. 군민이 1만7천명 정도이고 6개면이 있으니 2~3만명이 각 면에 거주중이라고 보면 실질적으로 개인토지나 주택 그리고 혈연관계때문에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는 편이고 지방에서는 그런거 신청하면 동네소문나고 쪽팔린다고 일부러 신청이나 해볼까? 하는 분들도 잘 없으시지요. 그래서 한달 반동안 5~6명 정도 찾아왔다고 하네요.
문제는 오늘 할머니 한분이 신청하러 왔는데 도장을 없어서 도장가게에 맡겨두고 일단 서류만 쓰러 왔다가 할머니께서 나중에 도장가게 가서 도장을 대신 찾아서 찍어주세요. 라고 사투리로 말씀하셨나봐요. 일본인 와이프는 사투리라 잘 못알아들은 것도 있겠고 그런 사적인 서류는 남이 아무렇게나 가서 도장 대신 받아 찍고 그럴거라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할머니가 다시 오실줄 알고 하루종일 기다렸답니다.
퇴근시간이 되어 나갈무렵 할머니가 찾아오셔서 도장 찍었냐고 묻고 와이프는 도장 가져오셨냐고 묻고... 할머니가 내가 대신가서 받아서 찍어달라고 했잖느냐~라고 말하니 옆자리에 앉아있던 복지과 계장이 와이프보고 할머니가 그래달라고 했는데 하루종일 뭐했냐고, 한국말 잘 알아들었으면 오늘 끝낼일을....그러면서 뭔가 궁시렁대드래요. 그러자 할머니가 어차피 내일 다른서류 내야하니 내일 처리하자며 넘어갔는데 집에와서 날 보더니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자기는 아무것도 할수없는 사람인것 같다며 우네요.
아마, 한달반동안 말은 안해도 사투리 못알아들어서 계장이라는 사람이 되게 투덜거렸던가봐요.
하루에 한명 왔는데 서류접수일은 보조인력이 하는 일이라고 손도 안대고 있다가 할머니가 뭐라하니까 편들어주면서 왜 말못알아듣냐는 계장의 태도에 외국사람이라고 무시하는건지 원래 성격이 그런건지...
다음에 혹시나 인격적으로 기분나쁘게 뭐라고 말하면 바로 연락하라고 와이프 다독여주긴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