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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코레는 우익 컨텐츠인가?
게시물ID : animation_3384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천연마
추천 : 1
조회수 : 4785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5/06/23 17:19:12
칸코레 관련 글을 쓰려고 자료를 모으던차에 며칠전에 오유 게임토론방에서 제가 생각했던 바와 굉장히 유사한 글이 올라왔다는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좋은 글을 남겨주신 그분께 저도 감사의 의미를 담아 글을 하나 남겨 봅니다. 

           
                   
 

Yunema's Talk

 

칸코레는 우익 컨텐츠인가?


칸코레라는 컨텐츠는 우익이 될 수 없습니다. 칸코레와 우익 애니는 구조상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하지만 일본군 전함을 아이돌처럼 호감의 대상이 되는 컨텐츠 자체로 만든 사실을 가볍게 넘어가서는 안됩니다. 칸코레는 과거사에 대한 성찰을 거부한 작품입니다. 자국의 역사를 외면하는것은 우경화 이상으로 잘못된것입니다.

 

                 
 

우익컨텐츠의 클리셰

 


전형적인 우경화 애니메이션의 클리셰는 찬란했던 과거의 '정신'에 대한 찬양입니다. 이때의 정신이라면 대체적으로 '무사도'를 지칭할때가 많아요. 화랑도마냥 진짜 사무라이가 활약했을때 나온 정신이아니고 태평양전쟁시기 일본의 지배계층인 군벌이 만들어낸 이데올로기입니다.


재미있는점은 우익애니가 번성하였던 6~80년대가 포스트모던이란 시기를 관통하다보니깐 도저히 '군벌정신'을 강조하기가 어려웠던겁니다. 사나이의 뜨거움을 어떻게든 살릴려면 목숨바쳐 적과싸워 이겨야 되는데 존레논과 오노요코는 침대에 누워서 싸움없는 세상을 상상해보라고 외치는겁니다. 그래서 등장하는것이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미지의 적과의 싸움', '세계를 구하고 사라지는 고독한 영웅'이라는 클리셰입니다. 이러한 방법은 통해서 '군국주의', '세계정복을 욕망하는 독재자'의 이미지를 교묘하게 빠져나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계평화'란 말로 순화를 했다고 쳐도, 남자다움 목숨을 걸고 적과 싸워 이기는 것은 빠지지 않는 클리셰입니다. 우리가 카미카제로 부르는 '특공'의 냄새가 물신 살아있습니다. 꼭 피를 흘리지 않더라도 그에 못지 않는 '근성', '정신력'이 강조됩니다.이러한 과정을 통한 사나이의 희생은 숭고합니다. 또한 중요한것은 집단의 협력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하나된 마음으로 단결하면 어떠한 적도 물리칠수 있습니다. 우익물의 목적은 과거의 영광을 보여줌으로서 집단의 단결을 이끌어 내는게 목적이라 할 수 있을것입니다. 





전투미소녀와 미소녀 아이돌이 우익이 될 수 없는 이유


그렇다면 왜 칸코레는 우익이 될 수 없는 것일까요? 여기에는 엄청나게 간단한 이유가 있습니다. 

여자가 주인공인 컨텐츠들은 우익이 될 수 없습니다. 죽었다 깨어나도요. 단순히 남자다움을 강조하는 거라면, 싸우는 미소녀들을 활용해도 되지 않냐 생각하실수 있을겁니다. 아니요, 숭고한 희생을 통한 승리입니다. 하지만 전투미소녀들은 숭고한 희생을하지않기 때문에 우익물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전투미소녀는 수많은 싸움을 하면서도 상처를 입지 않습니다. 남자가 도륙당하면서 잔혹하게 죽는 작품이라도 여자는 먼지나 칼자국 한줄 생기는게 고작입니다 대신 피해를 입은 량에 비례해서 옷이 찢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투를 하는데 피를 흘리지 않고 대신 옷이 찢어진다라고 표현하는것은 철저하게 의식적인 프로세스입니다. 이건 허구적인 연출이라는것을 인정하는 셈이지요. 전투미소녀는 태생부터가 성적 욕망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성적 대상인 전투미소녀가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는것을 바라는 사람은 흔하지 않습니다.


2010년대가 되면서 '미소녀 아이돌' 이라는형태가 각광받게 됩니다. 마치 AKB48과 같은 일본의 아이돌처럼 모에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각각의 취향에 맞는 미소녀들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이러한 형태는 본질적으로 개인과의 상호작용을 중시하는 방식입니다.(이러한 작품들의 인기는 서브컬처의 주류 컨텐츠가 애니메이션에서 게임으로 변하고 있다고 봅니다.)러브라이브, 신데마스등이 대표적이며 칸코레도 또한 전함이라는 대상을 '미소녀 아이돌'의 형태로 바꾸어낸 작품으로 볼 수 있을것입니다. 


여기서 우경화의 클리셰와 좁힐수 없는 괴리가 있습니다. 우경화의 클리셰는 단결을 추구하는 철저한 이데올로기의 산물인데 반해, 전투미소녀와 미소녀 아이돌은 성적욕망의 형태로 나타난 철처한 개인화의 산물이기 때문이지요. 우익입장에서 칸코레는 대일본제국의 상징이라 할수있는 전함을 성적 노리개로 만들어버린 파렴치한이고, 칸코레 소비계층입장에서는 우익의 주장은 실체가 없는 영광을 위해 열정과 목숨을 다해야한다는 말이 안통하는 꼰대일 뿐입니다. 




작품의 우익여부보다 중요한것은 역사인식의 부재


하지만, 아무리 칸코레가 우경화에 자유롭다고 해도, 칸코레를 가볍게 받아들일수는 없습니다.

칸코레는 2차 세계대전의 일본군 전함들을 '아이돌'화 한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대량의 민간인들을 학살했던 전쟁병기에 호감을 가지게 하고 단순한 유흥거리로 바꿔버린것입니다.

물론, 밀리터리의 취향은 존중합니다. 단순히 병기라고 해서 모에화를 시킨것에 대해서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범국가인 일본에서 100년도 지나지 않은 자국의 병기를 아이돌로 만들어 즐기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단언할수 있습니다. 작품이 우익인가 아닌가가 중요한것이 아닙니다. 심각한 역사의식의 부재, 자국이 저질렀던 참상에 대해서 옛날 얘기일 뿐이라고 나몰라라 하는 태도가 문제인것입니다. 


전범국가는 우익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철저한 과거 청산과 반성을 보여야 합니다. 

독일의 나치 청산과 철저한 역사교육은 아직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독일이 홀로코스트를 청산하기 위한 노력이 얼만큼 철저하냐면, 대학교 졸업식이 없습니다. 그냥 학위수여식만 있을뿐이에요. 학사모를 쓰는것조차 제식이고 집단주의가 될 수 있다고 보는것입니다. 그냥 전함 미소녀화 시킨건데 뭐가 문제냐는 주장을 용인할수 없는이유입니다. 아무 의도가 없더라도, 전범국가에서 전범의 병기를 호감형으로 만드는 행위는 과거를 청산하고 반성해야하는 전범국의 의무를 무시하는 행위밖에 되지 않습니다. 


과거사에 나몰라라하고 있는 일본인들을 생각해주세요. 

욱일기를 들고 거리를 행진하는 넷우익들을 방관하고 

다케시마 얘기에 아 그려려니 하고 있습니다.

정치가가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하는것에 관심이 없고

자위권 강화를 빌미로 군비확장을 하는데 또한 관심이 없습니다. 

역사를 외면하는것은 우경화 만큼이나 위험합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Fin.



이 글은 세벌식 390자판으로 입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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