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문에 힘껏 몸을 내던진 다음, 나를 막기 위해 있던 꺼진 냉장고를 뛰어 넘었다. 내 다리가 방 안으로 걸어갔고, 복도 끝으로 향했다. 며칠동안 굶었음에도 나는 냉장고 안의 상한 음식들을 먹기 위해 설 수는 없었다. 내 주위의 비명들이 나를 계속 움직일 수 있게 만들었다.
우리는 전쟁중이다.
나는 한 화장실 앞에 멈춰 섰다.
샤워 커튼 뒤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내 공포는 점점 더해가고, 적의 모습이 내 머릿속에 떠오른다. 인간의 가죽을 뒤집어 쓴 짐승. 보는 모든 것을 먹어버리고 애원과 간청이 통하지 않는, 좀비들.
그 모든 것은 모두의 예상대로 한 바이러스에 의해 시작되었다. 첫 감염자들에겐 인간의 모습이란 추호도 볼 수 없었다. 몸은 비틀어지고, 무의식 적인 분노로 가득 차있었다. 원시적인 본능으로 사람을 잡아먹으려 했다. 다행히도, 이 세대는 바로 이 상황에 대처할 방법을 만들었다. 처음 공격은 웃고 넘길 수 있을 정도로 우리들의 압승이었다.
우리는 진화에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우리들은 한번에 알아볼 수 있는 좀비만을 사살했다. 그리고 이건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이어졌다. 지능을 가진 개체들이다.
대부분의 좀비들은 근거리에서 사살당했다. 원거리 공격은 위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좀비들이 나타나기 전부터 훈련을 받았고, 우리들에게 '감염'이란 '죽음'과 같다고 배웠다. 사람은 머리가 총알로 관통 되었을 때 죽는게 아니라, 시야가 흐려지고 사람들을 물기 시작했을 때 '죽는다'.
진화한 바이러스는 여전히 숙주의 몸을 지배한다. 하지만, 다른 것들은 숙주에게서 빼앗지 않는다.
아마도 당신들은 당신의 가족이나 친구들의 일그러진 모습에 총을 겨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몸들에 영혼이 아직 남아있다면? 그 몸들이 공격하면서, 원래 자신의 목소리로 울고 있다면? 바이러스가 필요했던 것은 그 찰나의 망설임이다.
나는 당신이 망설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내가 내 팔이 샤워 커튼을 열고 숨어있는 아이에게 다가가고 있는 것을 지켜만 봐야하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내 입이 물기 전에 그 아이에게 용서를 비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이유도. 내 허기가 사람의 피로 채워지는데 토해낼 수도 없는 이유도.
우리는 전쟁중이다. 그리고 나는 적이다.